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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6일에는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는 망국의 길"이라며 "지금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을 해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세종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한나라당 집권 이후  세종시 건설 현장은 전체적으로 침체된 분위기다. 원래 2010년에 첫마을 송원리 아파트 입주가 시작돼야 하지만, 이제 겨우 기반공사만 마친상태다.

 

특히 세종시 건설 발표 이후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던 주변의 땅값도 반토막 나고, 행정도시 건설을 바라보고 지은 조치원 주변 아파트들은 미분양된 상태로 빈집만 늘고 있다.

 

일례로 조치원읍 신안리 E- 편안세상 아파트는 분양이 거의 안 돼 마무리 공사만 남겨둔 상태에서 건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언제 공사가 마무리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미분양된 빈집만 늘고...술렁이는 충청권  

 

참여정부 시절 수도권 과밀화를 해결하고, 지방분권을 이루기 위해 추진했던 행정도시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권에서는 계속 회의적인 이야기들이 들려오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차명진 의원, 임동규 의원 등이 이어서 세종시 중단을 암시하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속내를 들어내고 있다. 충청권이 술렁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예정지역 사람들은 이젠 거의 다 삶의 터전을 떠난 상태다. 집이 헐리고 논밭이 파헤쳐졌고, 마을이 사라졌다.  반곡리에서 떠난 진모(53)씨는 조상 땅을 다 팔고 지금껏 살아온 터전과는 전혀 다른 경상도 상주에 땅을 사 두었다.  조치원읍 모 아파트에는 예정지 수용된 사람들이 한 동에 몰려 살고  인근 주변지역에도 예정지에 살던 사람들이 흘러 들어와 정착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어떤 사람은 보상받은 것 다 정리해 덤프트럭을 사 세종시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사람은 조상 땅 팔아 인근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데 세종시 건설이 중단된다면 이들은 떠돌이가 될 판이다.

 

부동산을 하는 조치원읍 죽림리 김모씨는 "정부가 행정도시 건설 추진을 계속 미루니까 지역 부동산 매물도 거래가 안 되고, 아파트도 분양이 안 된다"면서 "지금 조치원은 공황상태"라고 말했다.

 

조치원에 아피트들이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밤이 되면 아파트는 불이 꺼진 집이 대부분이라 암흑같다.  조치원읍 신안리에 있는 E-편안세상 아파트는 분양이 되지 않아 건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공사가 마무리 중인데 중단절차를 밟고 있다"며 "현재 골조공사만 하고 미관상 보기 좋게 마무리를 한 다음 외관상으로만 정리하고 공사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언제 공사가 이어질 거냐고 묻자  "본사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기업도시 하라고? 이건 사기여"

 

예정지역을 떠나 인근 지역에 터전을 마련해 살고 있는 최모(55)씨는 "덤프트럭을 사서 일을 하고 있는 중인데, 일거리가 시원치 않다"면서 "그동안 보상 받은 돈 까먹어 세종시에 못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남면에서 만난 덤프트럭 운전자는 "세종시를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아닌 기업도시로 육성해야 한다"는 차명진 의원의 발언을 의식한 듯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가 기업도시 하라구 땅 내놨어? 행정도시 하라구 땅 내놨지. 이건 사기여, 사기… 무식한 우리덜 속이는 거여. 기업도시가 뭐여!"

 

송원리 첫마을 아파트 공사현장. 한신공영이 토목 기반공사를 진행중으로 2011년까지 공사가 마무리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파트 공사가 착공한 상태인데 건물은 주택공사가 시행해 2011년이면 2242호가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5월부터는 구조물이 올라가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국가가 결정한 일인데... 미아가 된 세종시

 

 

세종시는 충남 연기지역에 들어서게 되는 행정중심복합도시이다.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약으로 '행정도시' 카드를 꺼냈다가 탄핵 이후 여야 합의에 의해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을 만들어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22조의 국책 사업이다.

 

행정도시건설 특별법이  2005년 3월에 제정되어 행정도시가  2030년까지 7291만㎡에 조성된다. 이전 대상인 정부 청사는 2012년부터 12부 4처 2청이 이곳에 들어오기로 되어 있다. 그러나 1-5구역인 중심행정타운은 2008년 7월에 착공을 시작해 공정율이 10% 수준이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4월 10일 국회 답변에서  "현재 정부로부터 계획 축소나 변경에 대해 어떤 지침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국회에서는 세종시 설치법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적지위를 놓고 설왕설래 하고 있다.

 

국가가 결정하고 국회에서 특별법까지 만들어 놓은 국책 사업이 미아처럼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비슷한 기사가 세종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세종시 ,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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