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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17일 국회 본회의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정부가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철도 민간지분 매입 방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에 대한 사퇴론이 제기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정종환 장관은 지난 2001년 3월 인천국제공항철도 사업 시행 당시 철도청장으로서 주무책임자였다.

 

경실련은 지난 4월1일 "자신들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시민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꼼수를 넘어 속임수"라며 정 장관에 대해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정부의 지시로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인천공항철도의 손실을 떠맡게 되자, 전국철도노동조합도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적자 상태의 코레일이 빚더미 인천공항철도를 인수하는 것은 철도산업 전체의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정부가 재벌건설사의 배만 불리는 모든 민자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부풀려 지출된 혈세를 환수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총체적 부실 사업 시행한 정종환 장관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정부는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철도 합리화 대책'을 발표했다. 인천공항철도의 사업 손실이 커지면서 민간건설 사업자의 운영수입을 90%까지 보장해 주기로 한 협약서에 따라 30년간 운영수입 보전 비용을 지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차라리 건설사 출자지분을 매입해 국가의 재정 부담을 크게 완화하겠다는 것이 정부 발표의 골자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철도 사업 실패의 주책임자인 국토해양부가 코레일에게 이를 떠맡기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지난 2001년 3월 인천국제공항철도주식회사를 사업시행사로 하는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에 도장을 찍은 당사자가 바로 정종환 국토부 장관이라는 것이다. 정 장관은 당시 사업의 주무책임자인 철도청장이었다.

 

인천공항철도 건설 사업비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개발 등 민간 3조110억 원, 정부 재정지원 1조 885억 원(민간투자비의 36%) 등 총 4조995억 원이었다. 당시 최초출자자 지분은 건설회사가 88.8%이고, 재무적 투자자는 단지 1.3%에 불과했다. 당시 철도청은 9.9%의 출자지분까지 확보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007년 1단계인 인천공항~김포공항 구간(40.3㎞)을 개통해 운영하고 있고, 2단계인 김포공항~서울역 구간(20.7㎞)은 현재 공사 중이다. 그러나 2단계 공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정부의 주먹구구식 계산으로 개통된 1단계 구간에서 이미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1단계 구간 운영 결과 실제 수요가 예측수요의 7%에 불과했던 것.

 

결국 정부는 2007년 1040억 원에 이어 지난해 1666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민간사업자에게 운영기간(30년) 동안 예측수요의 기준에 미달하면 운영수입의 90%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협약서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약 2조 원 이상의 재정을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인천공항철도는 처음부터 총체적 부실 덩어리였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공항철도는 정부가 수립·확정해야 하는 사업계획을 민자사업자에게 수립·확정하도록 했다. 시설사업기본계획을 변경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고시 내용에 없었던 사업을 추가하거나 고시 내용과 다르게 협약하기도 했다.

 

또한 설계도서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시계획이 승인되고, 확정된 실시설계 도서나 공사비 산출근거는 물론 사업비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협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시행했다. 공항 외 지역의 수송수요를 주로 처리하는 것으로 열차운행계획을 수립해 국고보조금 지원규모가 정부에서 계획한 금액보다 3배 이상 많게 실시협약이 체결된 것도 부실의 주요한 근거였다.

 

이러한 사업을 추진한 주무책임자가 바로 정종환 장관인 셈이다. 경실련은 "민간건설사와 협약을 체결했던 당사자인 정종환 장관이 사업을 총체적으로 부실하고 엉터리로 추진해 놓고 국가 혈세를 민간사업자에게 퍼주려 하고 있다"며 "적반하장 격으로 자신의 잘못은 감추면서 '국가 재정부담을 완화한다'는 이유로 아예 공항철도를 매입하려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어 "정종환 장관은 시민의 혈세를 이중 삼중으로 낭비하고, 잘못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장관직을 수행해서는 안 되며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도노조 "빚을 내 빚 떠안다니... 전체 파산" 반발

 

 지난 2001년 3월 인천국제공항철도주식회사를 사업시행사로 하는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의 도장을 찍은 당사자는 현 국토해양부 정종환 장관(당시 철도청장)이었다. 사진은 당시 실시협약서 사본.

정부가 발표한 '인천공항철도 합리화 대책'의 또 다른 문제점은 인천공항철도를 매입해야 하는 코레일이 현재도 적자 상태라는 것이다. 앞으로도 장기간 적자가 예상되는 인천공항철도를 떠안게 됨으로써 지속적으로 운영비 등 세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코레일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6조7000억 원대의 빚을 지고 있으며, 한 해 이자만 28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3조6314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7374억 원의 영업 손실을 보는 등 만성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코레일이 인천공항철도 민간지분을 인수하려면 당장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현금 8000억 원을 마련해야 한다. 게다가 민자사업자가 갖고 있는 3조2000억 원대의 차입금을 넘겨받아야 하는 것도 문제다. 잘못하면 코레일의 부채가 순식간에 10조 원을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

 

코레일 노조와 직원들이 정부의 조치에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국철도노조는 성명에서 "그렇지 않아도 매년 수천억 원의 운영적자에 허덕이는 코레일이 대규모 회사채까지 발행, 인천공항철도의 부채와 부실을 떠안는 것은 '빚을 내어 빚을 떠안는 격'으로 결국 철도산업 전체의 파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작 사업 실패의 책임자는 가만히 있으면서 모든 짐을 코레일에게 떠넘기는 것은 물론, 종국적으로 코레일의 구조조정 압박까지 하고 있는 셈이다.

 

"또 건설사 살리기 위해 혈세 투입?... 민자사업 전면 재검토해야"

 

일각에서는 국토부의 이번 조치가 인천공항철도로 인해 자금난을 겪고 있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건설사들을 배려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각각 2514억 원과 1629억 원의 인천공항철도 주식을 보유 중인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최근 금융권을 상대로 지분 매각에 나섰지만, 경기 불황으로 사려는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편 최근 국토부는 아직 준공하지 않은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건설사 부도에 따른 투자 위험을 덜어주기 위해 대한주택보증이 공사 완공과 분양을 보증하고, 팔리지 않은 아파트는 대한주택공사를 통해 사기로 하는 등 '미분양 아파트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역시 수조 원의 혈세 낭비를 예고하고 있다. 주택공사가 매입해야 하는 주택은 서민용이 아니라, 건설사들이 '떼돈'을 벌어보려다 실패한 중대형 아파트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정책 시행으로 주택공사마저 총체적 부실에 빠질 경우 서민들을 위한 주택서비스가 위험에 처할 것은 자명하다.

 

경실련은 "국토부는 올해 약 8조 원의 민자사업 추진계획을 밝히면서 아예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마저 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였고, 법률을 개정 중"이라며 "이미 엉터리 사업으로 인해 수조 원의 혈세를 낭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예 타당성이나 사업성 검토도 생략한 채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이어 "정부는 지금이라도 모든 민자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부풀려 지출된 혈세를 환수함과 동시에 적자보전 특혜 협약내용을 즉각 수정해야 한다"며 "모든 공공사업에 '사후평가서'를 작성하고, 국민에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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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좋아합니다. 술을 더 좋아합니다. 근데, 밥이나 술 없이는 살아도 사람 없이는 못 살겠습니다. 그래서 기자 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