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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중국 상하이에서도 푸시(황포강서쪽이라는 말.즉 본 상하이 시내)중심에 해당하는
화하이쭝루(淮海中路)이다. 내가 사는 곳은 단재선생님이 신문을 만드시던 곳과 사시던 곳
그 중간에 위치한다. 이곳은 한국교민이 별로 거주하지 않는 곳이다.

교민이 많이 사는 곳은 롱바이, 우중루, 구베이, 찐후이 난루등이며 이곳은 대개 가깝게 붙어 있는 지역이다. 교민들의 생활이라는것이 단조롭다. 일하고 남는 시간은 쇼핑과 단골집에서의 발안마정도? 휴일이면 골프치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는 동호회 활동도 한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우리의 전통문화를 구경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해외생활을 하는 모든 교민의 공통된 고민이겠지만 이곳 상하이에서도 일을 하는 성인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있지만 자국의 문화를 배우거나 체험할 기회는 거의 없다. 해외교민의 문화복지를 도와줄 책임이 있는 정부는 별관심이 없는듯하다.

2년전 이곳 상하이에서도 상해문화원이 생겼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교민들의 주거지와는 상관없는 지역에 그것도 남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일반 빌딩안에 문을 연 것이다. 당시 한국문광부에 조회해보니 회신이 오기를 상해문화원은 자국 교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중국인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 설립한 것이니 이해해달라는 요지의 회신이었다.

상하이에서 우리소리를 하는 젊은 소리꾼 김나영씨와 김지현씨. 그리고 우리춤을 보여준 분들과 기념사진을 찍고있는 참가자들...
▲ 상하이 한인식당에서 소리를 하는 김나영 김지현씨와 기념사진을 상하이에서 우리소리를 하는 젊은 소리꾼 김나영씨와 김지현씨. 그리고 우리춤을 보여준 분들과 기념사진을 찍고있는 참가자들...
ⓒ 이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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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의문이 있다. 상해문화원이 위치한 곳은 쉬자후이라는 곳으로 단순히 교민과 무관한 것만이 아닌 중국인조차도 그다지 접근성이 없는 곳이라 볼수 있는 곳이다. 쉬자후이는 많은 유동인구가 있지만 대부분 메로청(컴퓨터조립및전자제품판매하는 우리나라의 용산전자상가와 비슷한)을 중심으로 한 전자상가지역이라 예술문화와는 거리가 꽤 먼 곳이다. 이러한 점등을 지적했지만 결국 문을 연지 얼마되지 않아 중국인에게도 잘 찾지 않는 곳이 되어  최근에는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는 교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만들고 홍보하지만 실제 거기까지 가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아까운 국세가 낭비된 것은 둘째치고 교민들이 자국의 문화를 경험하고 배우기는 너무도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뜻을 함께 하는 교민들과 상해문화회를 만들고
매월 사랑방공연을 만들기로 했다. 정부는 도와주지 않을 것이고 결국은 우리 스스로가 힘을 모아 문화경험을 하자. 이것이 우리들의 생각이었다.

그 결실로 지난 3월20일 우리는 상하이 우중루에 있는 차사랑(찻집)에서 첫사랑방 공연을 열수 있었고 문화회원은 상하이에서 감격적인 우리소리와 춤을 감상할 수 있었다. 비록 거창한 무대는 아니지만 한국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전문소리꾼과 춤꾼들이 기꺼이 상하이까지 찾아와 우리소리와 춤을 공연해준 점은 상하이에 사는 모든 교민이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남도민요회의 기획실장을 겸하고 있는 소리꾼 김나영씨와 김지현씨 그리고 마산무용단의 김안나씨등은 상하이 문화사랑방공연의 첫 출연자이며 남도민요와 단가등 구성진 우리가락을 들려주었고 고 김수악선생님의 문하생이었던 김안나씨의 소고춤및 양반춤으로 함께 했던 교민들은 찬사와 감동을 함께 보냈다.

매월 적지만 꾸준히 회비를 내시는 문화회원들의 힘으로 앞으로 매월 우리나라의 좋은 예술가들의 항공료 정도만 보태드리는 방식으로 꾸준히 사랑방 공연을 이어가고자 한다. 해외 살면서 자국의 문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는 조금만 생각하게 되면 알 수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좋은 예술가들이 상하이에 자주 찾아주기를 희망한다. 또한 정부도 부디 해외교민의 문화생활증진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당부한다.


태그:#사랑방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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