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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일 방송된 1박2일은 제주도 여행으로 예정되었지만, 강풍으로 인한 결항으로 서울에서 가까운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으로 여행을 떠났다. 1박2일 팀은 급작스럽게 변경된 일정으로 소품, 촬영장비 등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즉석에서 게임을 만들고, 복불복 방식을 정하는 등 멤버들의 관록을 보였다. 용돈내기 3대3 코끼리코 3종 게임을 해 바닷물에 넘어지는 등의 몸개그를 선사해 큰 웃음을 줬다. 게임 결과로 오늘내일 팀(이수근, MC몽, 은지원. 이하 이수근 팀)은 10만원의 용돈을 받았고, 1박2일 팀(강호동, 김C, 이승기. 이하 강호동 팀)은 1만원의 용돈을 받았다.

사건은 발단은 여기서 부터다. 용돈으로 민박비와 저녁식사비를 내야 되는데, 민박비는 1인당 1만원인 상황. 강호동 팀이 가지고 있는 용돈은 1만원뿐이니, 민박비도 제대로 못내는 상황이다. 다행히도 이수근 팀은 강호동 팀이 그동안 숨겨진 죄를 고해성사한다면 돈을 빌려주기로 약속하고, 강호동팀은 차례로 자신의 잘못을 말하는데...

강호동은 이수근에게 전남해남편 촬영 때 병풍 뒤에서 때리는 척만 하면 되는데, 실제 때려서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김C는 MC몽에게 전남해남편 촬영에서 MC몽이 김C가 송혜교와 같이 와인을 마신 것처럼 이야기해 김C를 곤란하게 만든 상황이 모두 자신의 부족함이라며 용서를 구했다. 이승기는 처음에는 죄 지은 것이 없다고 했지만, 돈을 빌리기 위해 모든 것을 잘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수근팀에게 돈을 빌려 민박비를 낼 수 있었다.

강호동, 이승기, 김C가 자신들의 죄를 고행성사를 하고있다.
▲ 1박2일 화면캡쳐 강호동, 이승기, 김C가 자신들의 죄를 고행성사를 하고있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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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은 진짜 잘못한 것일까?

강호동은 이수근에게 잘못한 일을 용서를 구해 돈을 받았지만, 이승기는 죄도 없는데,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해 돈을 받을 수 있었다. 무전유죄인 것이다. 돈 없는 이승기에게 갑자기 죄가 생긴 것이다. 이승기에게 죄가 있다면 돈 없는 죄이지 않을까?

김C 역시 마찬가지이다. MC몽은 김C가 송혜교와 와인을 함께 마신 것처럼 이야기해 김C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잘못을 비는 것은 김C. 돈 없다는 이유로 MC몽의 잘못이 김C의 잘못이 된 것이다. 김C 역시 돈 없는 죄를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죄도 없고, 심지어 자신의 죄도 아닌 데도 돈이 없어서 죄를 인정하고, 잘못을 빈다.

무전유죄 유전무죄인 셈이다.

돈이면 무엇이든 된다? NO!

시청자들의 재미를 위해서라고 하기에는 도가 지나친다. 1박 2일의 주시청자가 청소년인 것을 감안하면, 이런 처사는 청소년에게 '돈이면 무엇이든 된다.'라는 식의 잘못된 가치관을 형성시킬 수 있다. 우리사회에서 돈은 어떤 상황에서도 만능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비춰진다.

KBS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원빈은 "얼마면 돼?" 라는 대사만 봐도 그러하다. 하지만 돈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살 수도 없고, 죄를 없애주지도 못한다. 돈이 아무리 대단한 존재라고 하여도 사람보다는 하찮은 존재이고, 죄를 지은 사람은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사람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났나?

만약 강호동 팀이 이수근 팀에게 합당한 노동을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았으면 어땠을까? 지난 벌교편 방송에서 이수근이 20만원용돈의 대가로 꼬막2000개를 캤던 것처럼. 그랬다면 1박2일은 재미와 함께 돈은 노동의 대가로 받고, 소중하게 써야한다는 교훈까지  줄 수 있었을 텐데말이다.


태그:#1박2일, #유전무죄 무전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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