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현시국은 사제단이 처음 창설된 74년도를 연상케한다. 공권력을 앞세운 교만한 독재이다. 독재는 글자 그대로 타도의 대상이자 저항의 대상이다. 독재와 무슨 협상과 대화가 가능하겠는가. 힘든 시기다."

 

전종훈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신부의 시국인식은 심각했다. 그는 또 "국민의 목소리를 짓누르고 억압하고 때론 국민 손발을 묶는 게 공권력은 아니다"라면서 "공권력이 공권력답지 못하면 그건 폭력"이라고 단정했다.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 미사일을 하루 앞두고서다.

 

그는 1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일 저녁 7시 청계광장에서 열릴 시국미사는 용산참사에서 희생된 넋을 위해서만 기도하는 게 아니라 MB정권의 실체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MB정부, 분열과 불통만 키우는 독재의 전형"

 

전 신부는 현 정부를 "국민통합은커녕 분열과 불통만 키우는 교만한 정권이고 반민족 반민주 반서민경제 정권"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작년 촛불 정국 이후부터 무소불위로 행해온 정치력에 대해 전혀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정권이지만 이 정권의 행태는 과거 독재와 다를 바 없다"면서 "공권력이 권력에만 충성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기능을 상실했다면 그야말로 독재의 전형"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정권타도를 요구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현 정국을 절망적이라고 표현했다.

 

"대통령은 토론에 나와서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다. 국민들이 모르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나. 계몽가처럼 행세하면서 내가 옳으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식의 발상이다. 절망적이다."

 

이번 참사에 대해 침묵하는 종교계를 향해서도 거침없이 쓴소리를 했다.

 

"교회는 약자의 생명권을 대변할 의무가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약한 자의 인권, 사회적 불의에 대해서 대변해야 하는 게 교회의 의무라고 선언하고 있다. 그런데 생존권을 주장하다가 참사를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종교인은 아무 말이 없다. 어이없는 일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참사의 진정한 해결책은 "대통령이 사죄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한다"면서 "무지막지한 공권력을 동원해서 진압하라고 지시한 책임자는 철거민들의 죽음에 대해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하고 서민을 변두리로 내모는 뉴타운 정책은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약이다.  

 

"시국미사, MB정권 실체 밝히는 데 중점 둘 것"

 

- 시국미사 일정은?

"2일 저녁 7시에 청계광장에서 열린다. 총체적으로 전혀 국민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자기 길로 가고 있는 정권이기 때문에 이후 일정은 좀 더 논의해야 한다. 우선 한달에 한번씩 전국적으로, 그리고 각 교구별로 시국기도회를 개최하고 한편으로는 전국적으로 시국기도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정의구현사제단 차원의 시국미사는 지난해 촛불 정국이 끝난 뒤에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시국미사를 개최한 취지는?

"직접적인 발단은 용산참사이다. 그러나 시국미사가 단순히 용산참사에서 희생되신 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만은 아니다. 용산참사는 지난 1년 동안 MB정권이 보여준 악행의 결과다. 따라서 MB정권의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희생된 영혼과 시국에 대한 기도를 할 것이다."

 

- 이번 시국미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담을 것인가?

"메시지라기 보다는 MB정권의 실체를 밝히는 데 초점을 둘 것이다. 작년 촛불 정국 이후부터 무소불위로 행해온 정치력에 대해 전혀 동의할 수 없다. 국민통합은커녕 분열과 불통만 키우는 교만한 정권이다. 그래서 모두가 힘들어진 것이 아닌가. 이 정부를 규정한다면 '반민족 반민주 반서민경제 정권'이라고 볼 수 있다."

 

- 지난 1974년에 정의구현사제단이 만들어졌다. 당시 상황과 지금을 비교한다면.

"현시국은 사제단이 처음 창설된 74년도를 연상케한다. 공권력을 앞세운 교만한 독재이다. 독재는 글자 그대로 타도의 대상이자 저항의 대상이다. 독재와 무슨 협상과 대화가 가능하겠는가. 힘든 시기다. 사제들은 사제단이 결성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정도로 현 시국 상황이 중차대하다."

 

"대통령 시국인식 절망적... 종교계는 왜 침묵하나"

 

- 현 정권을 독재로 규정하는 것인가. 

"그렇다.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정권이지만 이 정권의 행태는 과거 독재와 다를 바 없다. 대통령은 얼마 전 한 방송 토론에 나와서 '결과로만 얘기하자'고 말하는데 민주주의 과정이 무시된 결과가 어디 있나. 대통령 생각 자체가 독선적이다. 또 용산참사로 양민이 참혹한 죽음을 당했다. 사람이 살기 위해 집을 짓는 데, 사람 죽이고 집을 짓는다면 어떻게 동의하나. 더군다나 공권력이 권력에만 충성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 지키는 기능을 상실했다면 그야말로 독재의 전형이다."

 

- 독재로 규정하는 좀 더 구체적인 이유는?

"소외된 자와 못가진 자에게 희망을 만드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가진 자와 1%만을 위한 정책을 쓰고 있다. 또 지난 1년간 정부의 행태는 어떠했나. MB악법의 경우도 어떤 절차나 논의 없이 그저 숫자로 밀어붙이려는 것이다. 모든 것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더군다나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서 언론, 교육, 방송, 인터넷, 그리고 집회시위에 관한 기본적인 권리조차 자신의 취향대로 만들려고 한다."

 

- 일부에선 정권퇴진을 외치고 있다. 정권이 퇴진할 만한 상황이라고 보나. 그래도 민주적인 투표로 선출된 정부 아닌가. 

"아직은 정권 퇴진을 요구할 만한 때는 아니다. 아직도 그들에게 기회가 있다. 용산 참사는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일 수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고 국민을 억압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용납할 수 없다. 하지만 불행히도 상황은 점점 그런 쪽으로 가고 있다.

 

대통령의 시국인식이 절망적이다. 토론에 나와서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다. 국민들이 모르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나. 계몽가처럼 행세하면서 내가 옳으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식의 발상이다. 국민들의 입에서 독재타도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 지금까지 종교계가 이번 사건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 것이 없는 것같다. 시국 인식이 그만큼 심각하다면 침묵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

"참담하다. 왜냐면, 교회는 약자의 생명권을 대변할 의무가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약한 자의 인권, 사회적 불의에 대해서 대변해야하는 게 교회의 의무라고 선언하고 있다. 그런데 생존권을 주장하다가 참사를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종교인은 아무 말이 없다. 어이없는 일이다. 이 정부와 다른 게 뭘까? 종교인은 많은데 종교는 있는가. 종교가 없는 종교인들은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종교가 갖는 본연의 사회적 기능을 망각하면 종교는 부패하는 것이다. 이 나라의 종교는 이미 그런 상태에 와있다."

 

- 그 이유는?

"이미 종교가 너무 기득권화 되어 있다. 종교가 너무 가진 게 많다."

 

"용산참사, 대통령 사과로부터 풀어가야"

 

- 일부에선 용산참사가 경찰의 과잉충성에서 비롯됐고, 이 대통령의 강압적인 법치가 그 뒤에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철거민들의 과격시위가 참극을 낳았다는 주장도 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진단한다면.

"원인보다 큰 결과는 없다. 철거민의 폭력이 생긴 원인이 무엇인가. 결국 못 가진 사람들의 생존권적 주장이 어디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다. 왜 대화를 못하나. 왜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지 않았나. 왜 그들의 아픔에 다가가지 못하나. 법이 그렇다고 하는데, 법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사람을 재단하라는 것이 아니다. 법 집행 이전에 법의 정신이 있는 것이다.

 

그들은 살기 위해 망루에 올라간 것이다. 그런데 죽음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에 대한 과잉과 강경진압은 법치가 아니다. 법대로 한 것이 아니다. 게다가 약자를 제압하려고 테러를 진압하는 데 동원되어야 할 최고의 훈련된 공권력을 동원했다. 그럴 상황이었나. 그 정도로 그 사람들이 무서운 폭력집단이었나. 공권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국민의 목소리를 짓누르고 억압하고 때론 국민 손발을 묶는 게 공권력은 아니다. 그게 원인이다."

 

- 이명박 대통령은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 문제에 대해 '수사 결과를 보고 결정해도 된다'고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무고한 사람들이 죽었다. 그러면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대통령이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 올바른 진상규명의 시작은 대통령의 사죄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게 없는데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나. 그런 시국인식이 절망적이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공권력이 공권력답지 못하면 그건 폭력이다."

 

- 그렇다면 이번 사건의 해결을 위해서 어떤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보나.

"대통령이 사죄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그 이후에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다. 더군다나 무지막지한 공권력을 동원해서 진압하라고 지시한 책임자는 철거민들의 죽음에 대해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 보다 근본적인 처방은 뉴타운 재개발 정책을 그만두게 하는 것이다. 이거 웃기는 정책이다. 서민을 변두리로 내모는 정책이다. 원주민이 그 자리에서,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도록 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인다면. 

"사회정의의 기준은 가난한 사람들의 선택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것은 교회의 사회정의 정신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는 지금 약자들을 구석으로 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정의는 서지 않는다. 없는 사람들이 용기와 희망을 갖고 성실하게 열심히 살면 나도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 이런 사회가 행복한 사회다."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시민기자들과 함께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고 싶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