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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의 책임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29일 '용산참사, 새로운 주거정책으로 해결해야'라는 주제로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진보신당> 주최로 이날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진보신당 당사에서 열린 긴급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용산참사의 근본 원인 분석과 함께 뉴타운 재개발 정책의 대안을 내놓았다. 참가자들은 건설재벌 주도의 무분별한 뉴타운 재개발 정책이 용산 참사를 일으킨 주요 원인이며 서울 시내에 산재한 뉴타운 재개발 지역 어디에서든 제2의 용산참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전반적인 부동산 정책 변화와 뉴타운 관련 정책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에 시각을 같이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부동산 계급사회> 저자인 손낙구씨, 이주원 '나눔과 미래' 지역사회국장, 박학룡 '삼선4구역 대안개발 연구팀' 연구팀장이 참여해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참석자들의 발언을 정리해보았다.

 

[발언 ①] 손낙구 "용산참사의 근본 원인은 건설재벌의 잇속 챙기기"

 

"용산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은 철거를 앞둔 5층 건물 옥상 농성장에 투입된 경찰 특공대의 과잉진압이었지만, 참사 현장은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건설재벌들이 천문학적인 개발이익을 노리고 총출동한 초대형 개발사업의 한복판이었다."

 

손낙구씨는 건설재벌의 무분별한 이익추구를 용산참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막대한 이윤에 눈이 멀어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대규모 주상복합상가를 지으려는 개발업체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용산 4구역 재개발은 사업비만 28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사업이다. 건설업체들이 이 사업에 투자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순이익은 총 6000억에 이른다. 반면 원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총 보상액은 38억에 불과하다. 결국 건설재벌의 지나친 개발의욕과 정부의 방관 속에 저소득층 무주택자들만 죽어나간다는 주장이다.

 

그 내면에는 정부의 수수방관에 가까운 태도가 존재한다. 1973년 재개발 관련 법·제도가 정비된 후 이뤄진 재개발 사업 중 97.2%, 969건을 민간이 시행했다. 정부가 건설업계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결국 정부는 저소득층 무주택자를 위한 주택보급정책을 내놓지 않고 오히려 건설재벌들이 잇속만 챙기도록 도와준 꼴이다.

 

손씨는 잘못된 부동산 시장 구조도 용산참사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아파트가 지어지기 전에 선금을 내야하는 선분양 제도 때문에 저소득층 무주택자가 주택을 가질 기회마저 갖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분양 제도는 국민의 주거 걱정을 해결하는 데 비용 부담 등 책임을 다하지 않고 민간 건설업체에 아파트 공급을 맡겨 주택 공급 목적을 달성하려는 정부의 얄팍한 의도에서 시작됐다"라며 "짓지도 않은 거액의 아파트 값을 계약금, 중도금, 입주금 날짜에 맞춰낼 수 없고 심지어는 청약저축부금조차 마련할 수 없는 저소득층은 사실상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어야 했다"라고 주장했다.

 

한국식 분양 제도가 발전할수록 무주택 부동산 빈곤층은 내 집 마련은커녕 날이 갈수록 오르는 전세 보증금, 월세 등으로 인해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는 등 악순환이 지속된다. 문제는 용산 철거민과 똑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서울 외곽 전 지역에 분포해 있고 또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손씨는 "한국에는 부동산에 따라 사람들의 경제적 능력이나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고 심지어는 평균수명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라며 "한국은 부동산 계급사회이며 정점에는 건설재벌, 부동산 관벌, 정치인, 보수언론, 일부 학자 등 이른바 부동산 5적이 투기 동맹을 형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발언 ②] 이주원 "뉴타운 재개발 사업 정책 및 제도가 전적으로 개선돼야"

 

"현금보상은 대한민국만 하는 제도다. 다른 나라는 대체주거지가 없으면 강제퇴거를 못하게 하는데 우리는 주거이전비를 주고 있다. 문제는 현금보상이 아니라 주거를 확보하는 것, 주거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주원 국장은 "재개발은 공익사업의 가면을 쓴 도적들의 잔치다"라며 건설업체들의 무분별한 개발이익 추구를 비판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당시 뉴타운을 의욕적으로 추진한 것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똥을 싸놓고 간 것에 철거민들이 질식사한 것"이라며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이어 뉴타운 재개발 지역에서 주민들의 주거안정성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면서 이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공공임대주택 건립비율을 30%로 확대하고 대체주거를 마련하기 힘든 철거민을 위한 임시주택제공을 의무화해야 한다"라며 "특히 상가 세입자들의 상황이 매우 열악하므로 적절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영업손실보상 체계와 절차를 다시 마련하고 권리금, 상권 등 그동안 감정평가에서 제외된 유무형의 자산까지 평가하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사업 과정에서 주민들의 민주적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사업시행과정에서 조합임원 및 시공사, 용역업체와 관할 공무원의 비민주적 행위에 대해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시정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는 분쟁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이해당사자와 주민들이 모두 참여하는 '뉴타운 재개발 사업 종합 개선 추진위원회'를 정부 차원에서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언 ③] 박학룡 "대안은 주민과 소통하는 재개발 사업"

 

"주거지 정비 사업의 목적은 경제적 생활환경 개선까지 포함하여 종합적인 주거환경 개선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보존하고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의 재구성이어야 한다."

 

삼선4구역 대안연구개발팀은 2008년 하반기부터 기존 뉴타운 재개발 사업의 폐해에 대한 문제제기를 넘어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연구를 시작했다. 서울 성북구의 삼선4구역은 주택 노후화 등으로 인해 주거지 정비 사업이 시급한 지역이나, 사업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연구개발팀은 기존 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자본의 이익 논리에 입각한다는 점이 문제임을 인식, 주민의 활발한 참여를 통한 재개발 사업 연구를 진행해왔다.

 

연구개발팀은 주민참여 정도를 3단계로 나누어 진행했다. 1단계에서 워크숍을 통한 주민의견 반영, 2단계에서 주민들의 구체적인 재개발 방안 수렴, 마지막 3단계에서 종합 계획을 수립했다. 박학룡 팀장은 "주민참여형 재개발 사업 연구를 통해 주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연구를 진행하면서 재개발 이후에도 주민들이 공존하는 마을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사회적 가능성이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안개발계획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박 팀장은 "대안개발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 주민, 민간의 지원세력, 공공(지자체) 등의 추진주체와 기술·제도적 측면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라며 "그러나 문제는 삼선4구역과 같이 자력 정비가 어려운 지역의 정비사업은 마땅히 공공이 책임져야 함에도 지자체에서는 사업 추진에 대한 모든 권한을 민간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공공기관이 주거지 정비사업을 단순한 주택 교체 사업이 아닌 도심재생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철거민을 망루로 내몬 재개발 정책을 폐기하고 헌법에 보장된 주거권이 실현될 수 있는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며 "건설사들과 지주들을 위한 싹쓸이 철거는 중단돼야 하며 건설사를 위한 재개발이 아니라 거주자와 주민을 위한 정책이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100% 공영개발로 재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김효성 기자는 <오마이뉴스> 9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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