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기사 보강: 29일 오후 3시 10분]

어청수 경찰청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며 눈가에 고이는 눈물을 닦고 있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며 눈가에 고이는 눈물을 닦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어청수 경찰청장이 퇴임식을 마친뒤 경찰 직원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아 들고 있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퇴임식을 마친뒤 경찰 직원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아 들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한 마디로, 끝내주는 퇴임식이었다. 시 3편이 떠나가는 어청수 경찰청장을 위해 낭송됐고, 그의 성장기와 경찰생활 30년은 10여 분의 동영상으로 제작돼 상영됐다. 동영상 배경음악으로는 팝송 '나의 길(My way)'가 울려 퍼졌고, 그가 퇴임식장을 떠날 땐 웅장한 <선구자> 선율이 그를 배웅했다.

어청수. 그가 경찰 옷을 벗었다. 이제 그는 '전' 경찰청장이 됐다. 29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지하 대강당에서 열린 그의 퇴임식은 현직 경찰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현장의 분위기를 한용운의 시 한 구절을 빌어 표현하면 이렇다.

"아, 님은 떠났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어청수,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경찰 간부들이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어청수 경찰청장 퇴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경찰 간부들이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어청수 경찰청장 퇴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용산 철거민 참사가 벌어진 지 채 열흘이 채 되지 않았지만 퇴임식의 분위기는 더없이 밝았다. 어 청장은 퇴임식에서 종종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그의 기분은 더 없이 흡족해 보였다. 부하 경찰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그의 목소리는 힘찼다. 퇴임식이 열린 현장에는 이런 현수막도 걸렸다.

"어청수 청장님, 당신이 있어 대한민국 경찰은 행복했습니다. 청장님, 사랑합니다."
- 경찰청 직원일동

이런 분위기에 ‘업’ 된 것일까. 어 청장은 마지막 퇴임사를 통해 30년 경찰 생활을 "모든 열정과 정성을 쏟아 최선을 다해 왔기에, 그 어떤 망설임이나 아쉬움도 없다"며 "뼈를 깎는 정성으로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했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평소 '소신'대로 2008년 촛불집회를 "과격 불법시위"라고 평가했고, 김석기 새 경찰청장 내정자를 "적임자"라고 밝혔다.

"촛불은 과격시위... 하나님의 은총 받았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준비한 동영상을 보며 눈물을 닦고 있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준비한 동영상을 보며 눈물을 닦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어 청장은 "지난해 봄부터 늦여름까지 우리 경찰은 100여 일 넘게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는데, 모두가 처음 겪는 혹독한 경험이었다"며 "그 길고 지루한 촛불 시위 기간 동안에 15만 경찰은 땀과 강한 의지로 법질서를 바로 세웠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과격한 불법시위, 점거 농성 등으로 법질서가 유린되고 고귀한 인명이 손실되는 불행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경찰이 한마음 한 뜻으로 정성과 역량을 모으자"며 "그렇게 하면 머지않아 우리 경찰의 꿈도 실현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어 청장은 지난해 자신에게 가해진 사퇴 압력을 정면 돌파한 것과 관련 "일부 정치권과 여러 단체, 심지어는 다른 부처의 반발이나 항의도 많았지만, 경찰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그 어떤 이유로도 양보할 수 없는 업무의 기준이었다"고 평가했다.

현재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김석기 새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해서는 "우리 경찰 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생각한다"며 "그래서 떠나는 마음이 훨씬 편하게 느껴진다, 후임 청장과 함께 경찰의 밝은 미래를 위해 지혜를 모으자"고 말했다.

종교 편향 논란으로 불교계를 비롯해 많은 반발을 불러온 어 청장은 이날도 '하나님'을 거론했다. 그는 "쉬운 결심은 아니었지만, 남들이 좀 아쉬워 할 때 떠날 수 있어 제겐 축복이고 하나님의 은총을 받은 행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어청수 동영상, 원더걸스까지 등장 "감격"

어청수 경찰청장이 경찰간부들과 악수하며 경찰청을 나서고 있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경찰간부들과 악수하며 경찰청을 나서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그의 부하직원들이 제작한 동영상에는 그의 학창시절을 비롯한 성장기의 모습이 나오고, 경찰 생활의 다양한 모습도 등장했다. 그리고 전두환·노태우·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받은 표창장과 더불어 이명박 대통령에게 받은 상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어 청장이 가수 '원더걸스'와 찍은 사진과 전경 대원들이 여자가수 '위문공연'에서 열광하는 사진도 볼 수 있다.

동영상에는 일부 촛불집회 참석자들의 폭력적인 모습도 등장하는데 이 순간 내레이션은 "어 청장은 촛불집회와 같은 과격 폭력 시위에 맞서 끝까지 법과 원칙을 지켰다"고 나왔다.

이밖에 "어 청장 취임 후 경찰은 가장 공정하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 청장은 몸소 변화를 실천했다" "봉사활동을 하는 경찰의 모습을 보였다" "따뜻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어청수 당신이 실천한 사랑과 나눔을 잊지 않겠다" 등등의 내레이션이 끝없이 이어졌다.

또 동영상에는 도종환의 시 <단풍 드는 날>, 정용철의 <내 등의 짐>이 유장하게 낭송되기도 했다. 그리고 후배 경찰관은 현장에서 함석헌의 시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를 비장하게 낭송했다. 이 시들은 모두 어 청장의 행적을 칭송하기 위해 사용됐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이날 퇴임식과 관련 "이전 퇴임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절차대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어 청장은 낮 12시가 넘어 기념촬영을 마친 뒤 승용차를 타고 경찰청을 떠났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퇴임식을 마친뒤 경찰간부들과 현관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퇴임식을 마친뒤 경찰간부들과 현관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태그:#어청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