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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보고 있으면 꿈에라도 한번 나타나서 말해. 알았지? 좋은 데 가서 편안히 있어. 나중에 가면 우리 가족끼리 이승에서 못한 거 저승에서는 우리 행복하게 살자." (고 윤용헌씨 부인 권명숙씨)

 

"너무 살기가 힘드니까 내가 못해줬던 행동들, 지금은 너무너무 가슴이 아파요." (고 양혜성씨 부인 김영덕씨)

 

28일 저녁 7시부터 열린 용산 철거민 추모 촛불집회에서는 그동안 좀처럼 언론에 나오지 않았던 유가족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직접 촛불을 들고 거리에 선 것은 아니지만, 집회에서 상영된 영상을 통해 망루에 오르기까지의 과정과 지금의 심경을 시민들에게 밝힌 것이다.

 

윤용헌씨 가족은 중구 순화동에서 장사를 하다가 새벽 6시에 집달관에게 쫓겨났다고 한다. 권명숙씨는 망루에 올라간 이유에 대해서 "우리 작은애는 장애가 있다, 그러면(쫓겨나면) 애들은 학교를 어디로 가야 하냐, 배상도 못 받고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냐"면서 "이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혜성씨 가족도 억울하긴 마찬가지다. 부인 김영덕씨는 "돈을 요구한 적도 없고 벌어먹고 살아야 하니까 가수용 상가라도 해주십사 올라갔다, 그게 잘못된 거냐"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해요, 안 그러면 이명박이 옷 벗어야 합니다"라면서 흥분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용산을 중심으로 하는 촛불연대의 가능성도 엿보였다. 기륭전자노조와 공무원노조 활동가도 참석해 마이크를 잡았다. 김소연 기륭전자 노조분회장은 "우리는 직장에서 계속 일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했을 뿐인데, 경찰은 우리 편이 아닌 용역깡패 편이더라, 현장에 온 경찰은 오히려 촛불을 탄압했다"면서 "용산에서 생긴 죽음은 기륭전자와 현대 미포조선에서 발생한 죽음"이라고 했다.

 

이날 영상에서 권명숙씨는 시민들에게도 "이렇게 많은 힘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면서 카메라를 향해 연신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사실 이날 집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한 것은 아니다. 참가자는 200여 명. 취재진과 대책위·시민단체 활동가들을 제외한 '일반 시민'은 절반 정도였다.

 

이날 집회에서 연설을 했던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서울에 뉴타운 개발지역이 30곳이 넘는다, 집값·전셋값이 올라 대란이 일어날 것이다, 세입자는 물론이고 이젠 가옥주까지 뉴타운 해제를 요구할 지경"이라고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직 뉴타운 문제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건 당해보지 않고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들의 바람대로 촛불은 번져나갈 수 있을까. 이상규 위원장은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국민들에게 직접 전달하겠다, 공동조사단을 통해 진상을 밝히겠다"면서 "경찰버스로 도로가 막혀버려서 시민들이 참여하기 어려운데 공간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 참사현장 앞 좁은 도로를 벗어나 광장으로 시민들을 불러내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성공할 수 있을지, 가장 가까운 시험대는 오는 토요일(31일) 범국민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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