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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뉴타운·재개발·재건축 비상대책위 연합 강성윤(55, 오른쪽) 대표와 정근수(47) 총무.
 전국 뉴타운·재개발·재건축 비상대책위 연합 강성윤(55, 오른쪽) 대표와 정근수(47) 총무.
ⓒ 오마이뉴스 김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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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발생 하루 뒤인 지난 21일 서울시가 개최하려던 주거환경개선정책 공청회는 '성난' 재개발 지역 주민들의 저항에 부딪혀 끝내 무산됐다. 그날 서울시청으로 몰려간 500여 명의 주민들은 "길거리로 나앉게 생겼다"며 울부짖었다.

'용산 참사'와 '서울시 공청회 무산' 두 사건은 개발지상주의에 삶터를 빼앗기는 대한민국 서민들의 저항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저항의 결집체가 바로 '전국 뉴타운·재개발·재건축 비대위연합(이하 비대위연합)'이다.

이 단체 대표를 맡고 있는 강성윤(55) 대표는 지난 23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을 "민란이 일어날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건설업자와 재개발 조합의 '사기극'에 전국 각지의 주민들이 쫓겨나고 있다는 강 대표는 "뉴타운과 재개발을 당장 중단하고, 현 조합을 해산한 뒤 투명한 조합을 재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뉴타운·재개발로 인한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실거래가 보상"을 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상황은 일부 정치가들 사리사욕 때문"

인터뷰에는 이 단체의 정근수(47) 총무도 함께 했다. 정 총무는 지난 20일 벌어진 '용산 참사'에 대해 "용산만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대한민국은 화약고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노후 대책으로 평생 모은 집 한 채를 뺏기고 '아파트 가진 거지'로 몰리는 집주인들과 몇 푼 되지 않는 보상금에 영업 터전을 잃는 상가세입자들을 구제하지 않는다면 더 큰 혼란이 벌어지리라는 경고다.

두 사람의 화살은 결국 이명박 정부와 정치권으로 향했다. 강 대표는 "(지금 상황은) 일부 정치가들의 사리사욕에 의해서 벌어지는 일"이라며 "자기 정권을 유지하려거나, 자기가 '난 놈'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한 것이 지금 세계 경제 상황에서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라고 이 대통령을 거침없이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결성된 '비대위연합'은 서울과 부산, 충주, 춘천 등 전국의 재개발지역 비상대책위 150여 곳이 모인 단체다. 전체 회원수는 어림잡아 3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결성된 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았지만, 지난 21일 서울역에서 1000명이 넘는 인원을 동원해 집회를 열 만큼 강한 결속력도 보이고 있다.

다음은 강성윤 대표·정근수 총무와의 일문일답.     

- 지난 21일 서울시 주거환경개선정책 공청회가 무산됐다. 주민들이 몰려와 "뉴타운, 재개발 중단하라"고 항의했는데, 왜 이런 사태가 왔나.
강성윤 대표: "공청회는 어디까지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거다. 하지만 현실이 너무 절박하다. 지금 모든 재개발 지역은 전쟁터다. 현장 가 봐라. 집 부수고, 다 쫓겨나고 있는데. 현실 무시한 채 청사진만 보여주는 공청회가 무슨 소용인가."

- 서울시는 공청회를 각계 전문가와 함께 획기적인 방향으로 준비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얘긴가.
정근수 총무: "주민들의 재산권과 관련한 핵심적 내용은 다 빠졌다. 보상을 제대로 한다든가, 기반시설 분담금을 서울시나 정부에서 낸다든가 하는 해결책은 다 빠지고, 아파트형 말고 다른 형태로 건물을 짓는다는 둥, 원룸 많이 짓겠다는 둥... '수박 겉 핡기'식 대안만 갖고 공청회를 열려고 하니까 무산될 수밖에 없지 않나."

강 대표: "일부 (주민들이 요구하는) 핵심적인 내용 들어간 부분도 있다. 하지만 재산권 박탈이나 철거 과정에서 폭력단(용역업체) 개입과 같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

- 비대위연합은 공청회에서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을 전면 중단하라고 했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을 중단할 경우 사회적 손실이 크지 않나.
강 대표: "우선 당장 중단하고, 전문가 집단과 주민들, 각 지역 비대위 대표들이 낀 연합체를 구성해서 현재 재개발 조합 전체를 다 감사해야 한다.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곳은 개발해도 된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지역이 모순투성이다. 잘못을 명명백백 밝혀 하자가 없으면 가도 되고, 아니면 브레이크를 걸고 조합을 해산시켜야 한다. 투명한 조합을 다시 만들어서 끌고가야 한다. 그래야 문제가 없어진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민란이 일어날 수준이다."

"자기 재산 싸게 내주고 다시 비싸게 사라?... 사기 행위"

강 대표는 재개발 등으로 대한민국이 "민란이 일어날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재개발 등으로 대한민국이 "민란이 일어날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김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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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란이 일어날 수준이라는데,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뭔가.
정 총무: "중요한 것은 재산권이다. 그런데 지금은 가장 싼 값(공시지가)에 주민의 재산을 사서 가장 비싸게(분양가) 되파는 구조다. 자기 재산 싸게 내주고, 그걸 다시 비싸게 사야 되니까 재정착률이 형편없는 거다."

강 대표: "재개발 조합과 건설사가 벌이는 사기 행위도 있다. 조합과 건설사가 조합원들 설득할 때는 장밋빛 청사진만 갖고 온다. 그림 멋있게 그려서 '당신 저 집에 들어가 살 수 있다'고 하는 게 대표적인 사기다. 또 '당신 땅이 34평이면 34평짜리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다' 이런 사기도 있다. 공사기간 동안 무이자로 이주비 준다는 것도 대부분 재개발 하는 곳에서 진행되는 사기고."

- 재산권과 건설사와 재개발 조합의 사기 행위가 문제다? 그럼 이를 해결할 방안은.
강 대표: "우선 법에 명시된 대로 재개발, 재건축 관련 자료는 모두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사기 행위가 근절될 수 있다. 관리처분총회 같은 경우를 봐라. 서면결의서로 다 처리한다. 앞문에는 깡패들 깔아놓고, 건설업자와 조합 간부들은 뒷문으로 들어와서 대부분 위조된 서면결의서로 처리해놓고 빠져나가지 않나. 자료를 공개하라면 공개하지도 않고."

정 총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보상 기준을 현행 공시지가에서 '실거래가'로 올리는 거다. 주민들이 재산을 잃는다는 불만이 없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 뉴타운이나 재개발로 재산을 잃는다는 얘기를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재개발로 재산 가치가 상승한다는게 통념 아닌가.
강 대표: "예를 들어 연세 많은 분들 중에는 세를 주고, 월세 받아서 생활하는 분들이 있다. 노후 대책인 셈이다. 근데 재개발한다고 집과 땅을 뺏어서 월세를 끊고 달랑 아파트 한 채 준다. 그러면 아파트를 세를 줘서 먹고 살 거냐. 상가 소유주들도 최대 피해자다."

정 총무: "건물이 시가로는 한 10억 정도 되는데, 보상은 5억밖에 안 나온다고 보자. 그러면 (세입자들) 임대보증금 다 돌려주고 얼마 남나? 졸지에 재산 다 뺏기고 세입자 될 판이다. 아니면 아파트 한 채 가진 '거지'가 되거나."

- 그럼 실거래가로 보상만 하면 지금과 같은 갈등이 사라지고 원주민 재정착률도 높아지는 등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나.
강 대표: "물론이다. 정착하기 싫은 분들은 (보상이 정당하게 나오니까) 딴 데 가서 살아도 된다. 불만이 없어지는 거다. 억울하다는 사람도 없을 테고."

정 총무: "분양가도 조정해야 한다. 도로나 기타 기반시설 분담금을 왜 원주민들에게 부담시키나. 은평뉴타운 같은 경우, 도로 건설비용을 원주민들에게 부담시킨 게 잘못됐다는 판결도 벌써 나왔다. 그걸 분양가에 포함시키니까, 원주민들이 (추가 분담금 때문에) 재정착 안되는 것 아닌가. 공사비도 거품이 엄청 많다. 다 줄여야 한다." 

"상가세입자들 권리금 보상해 줘야"

- 재개발을 거의 민간건설업자들이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는 견해가 있다. 차라리 공영개발로 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강 대표: "서울시에서 (뉴타운이든 재개발이든) 전부 관리 하겠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공영개발도 은평뉴타운 같은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 은평뉴타운은 기부채납 형식으로 짓지 않았나. 또 땅을 수용하는데 시가로 보상한 게 아니고 완전 헐값으로 사서 고가로 분양했다."

- 공영개발만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된다는 게 아니라는 얘긴가.
강 대표: "그렇다. 공영개발이든 민영개발이든 실거래가로 보상한다면 전혀 문제 안 된다. 주민들이 반대하고 싶으면 나가면 된다."

정 총무: "공영개발이라고 해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SH공사는 공무원들이 주민들 땅 사서 개발하고 이득 남기고도 자기들끼리 포상금을 가져간다. 공공의 이름으로 해서 자기들이 이득을 남긴다. 그러니까 시민감사제도를 도입해 시민단체가 나서서 공정하게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공영개발을 하려는 이유 중 하나가 이번 용산 참사에서 보듯 나타나는 철거 폭력 문제다. 아무래도 민간건설업자보다 자치단체가 주도하는 공영개발이 폭력 발생 요소가 적지 않겠나.
정 총무: "싸게 (토지나 건물을) 사고, 강제로 하려는 현 상황에서는 SH공사도 깡패들 동원할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재산권이 핵심이다. (보상을) 올바로 주면 생명 걸고 (농성) 하겠나. 억울하게 뺏기니까, 혹은 자기 집을 갖고 있다가 (개발 뒤에) 세입자들로 전락하게 됐으니까, 평생을 쌓아올린 재산을 안 뺏기려 하니까 구조적으로 그렇게 되는 거다. 지금 용산 하나만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화약고를 안고 있는 거다. 언제 어디서 또 터질 줄 모른다."

- 용산의 경우 상가세입자들이 큰 피해를 봤다고 하는데, 어떤 문제 때문에 그런가.
강 대표: "권리금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 처음 들어갈 때 권리금 많이 내고 들어갔는데, 회수할 수가 없다.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없으니 불만이 높아지고, 결국에는 극렬 투쟁까지 가는 것 아닌가."

- 개발주체들이 권리금까지 보상해야 한다고 보나.
강 대표: "용산 같은 경우는 앞으로 프리미엄이 굉장히 증가하지 않겠나. 보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시 상가로라도 줘야 한다."

정 총무: "보상의 형태도 여러 가지 있다. 그 곳에 상가를 짓는다면 들어갈 권리를 줘야지. 아니면 상가 소유자는 재개발한 상가를 또 받을 것 아닌가. 그러면 그 상가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임대하도록 해야 한다. 또 당장 영업이 중단되고 생계가 끊기니까 가건물이라도 지어 임시로 영업하게 해줘야 하지 않나."

비대위연합 소속 회원들이 지난 21일 서울시청 앞에서 "뉴타운 재개발을 중단하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비대위연합 소속 회원들이 지난 21일 서울시청 앞에서 "뉴타운 재개발을 중단하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김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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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 다 뉴타운 팔아 당선... 비용을 주민 부담시키려니 문제 생겨"

- 뉴타운 개발, 대규모 개발 방식은 어떻게 생각하나.
정 총무: "개발할 때는 대규모로 한꺼번에 하는 게 안 좋다. 한꺼번에 하면 주택난, 전세난도 많이 발생하고, 건설비용도 당연히 높아지는 것 아니냐. 그러니까 순차적으로 해야 한다."

- 지금과 같은 개발을 계속하면 용산과 같은 문제가 또 생긴다는 얘긴가.
강 대표: "그렇다. 응암 7, 8구역 같은 경우도 22일 강제철거를 했다. 굉장히 위험한 일촉즉발의 위기가 있었다. 이런 일이 많은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정 총무: "아직 관리처분 당한 곳이 몇 군데 없어 문제가 크게 안 되고 있다. 관리처분 당하게 되면 불 보듯이 뻔하다. 여러 군데서 동시에 사건이 터진다."

- 뉴타운이나 재개발은 지난 정부에서도 진행됐다. 왜 하필 '이명박 정부' 아래서 이 문제가 터졌다고 보나.
정 총무: "정치하는 사람들이 다 뉴타운 팔아서 당선됐다. 일단 (뉴타운 하려면) 정부가 돈이 있어야 할 거 아닌가. 그것도 없이 그 많은 비용을 다 주민들에게 부담시키려고 하니까 문제가 생기는 거다."

강 대표: "내가 볼 때는 일부 정치가들의 사리사욕에 의해서 벌어지는 일인 것 같다. 자기 정권을 유지하려거나 자기가 '난 놈'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한 것이 지금 세계 경제 상황에서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사실은 그 이전에 문제점이 터지고 있었던 것을 이 사람들이 모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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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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