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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말 양쯔강 상류인 진사강을 막는 샹자바댐 물막이 공사가 거행됐다.
 지난 12월 말 양쯔강 상류인 진사강을 막는 샹자바댐 물막이 공사가 거행됐다.
ⓒ 이빈시인민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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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자바(向家壩)댐은 싼샤(三峽)댐 사업을 계승하여 서전동송(西電東送) 프로젝트의 주력 발전소로 제몫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 12월 28일 중국 쓰촨(四川)성 이빈(宜賓)현과 윈난(雲南)성 수이푸(水富)현이 교차하는 진사(金沙)강 하류의 샹자바댐 건설 현장. 중국 각지에서 온 수백 명의 하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사강 양안이 제방으로 완전히 이어졌다. 리융안 싼샤공정개발총공사 사장은 샹자바댐의 의의를 소개하며 물막이 공사의 성공을 대내외에 알렸다.

샹자바댐 물막이 공사는 양쯔강(長江) 상류인 진사강 양안을 총길이 896m의 제방 2개로 연결하는 대공사였다. 샹자바댐 건설은 2006년 11월 시공하여 2015년 완공되는 대규모 수력발전소 사업이다.

샹자바댐은 중국 제11차 5개년 계획의 중점 사업 중 하나로, 총 발전용량이 600만㎾에 달한다. 이는 올해 말 완공 예정인 1820만㎾의 싼샤댐, 2005년 12월에 기공한 시뤄두(溪洛渡)댐에 이은 중국 3번째이자 세계 4번째 규모의 대형 댐이다.

샹자바댐 건설구상은 지난 1957년에 처음 나왔다. 양쯔강의 고질적인 홍수 예방과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전력 생산이 주목적이었다. 오랫동안 탁상공론에 그쳤던 샹자바댐은 싼샤댐 건설과 더불어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1985년 중국전력공사의 기초 조사가 시작됐고, 1996년 실측 조사 보고서가 완성됐다. 2002년 10월 중국정부로부터 정식 사업계획이 추인되면서 샹자바댐 건설은 현실로 나타났다.

샹자바댐은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서전동송 사업의 일환이다. 서전동송은 서부대개발 프로젝트 중 하나로, 서부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동부지역으로 송전하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샹자바댐 건설에 적어도 289억 위안(한화 약 5조6355억원)이 투입되고 완공 후 연간 307.5억㎾의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샹자바댐의 제방 높이는 162m, 저수량은 51.6억 톤에 달한다. 댐 건설로 인해 쓰촨과 윈난 2개 성의 9개 시현이 수몰되고, 주민 8만9800여 명에 대한 강제 이주가 진행 중이다.

양쯔강 유역 수력발전소 분포
 양쯔강 유역 수력발전소 분포
ⓒ 중국수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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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샤댐 2배 규모 달하는 진사강 대형 댐공사

현재 진사강에는 4개의 대형 댐이 건설되고 있다. 싼샤댐에 이어 중국 제2의 규모인 시뤄두댐과 이번에 물막이 공사가 끝난 샹자바댐, 시공이 예정된 우둥더(烏東德)댐과 바이허탄(白鶴灘)이 그것이다.

총 길이 2290㎞의 진사강은 칭하이(靑海)성 탕굴라(唐古拉)산맥에서 발원한다. 진사강은 티베트와 윈난을 거쳐 쓰촨으로 유입되고 이빈부터 이름이 양쯔강으로 바뀐다. 진사강 4개 대형 댐의 총 발전용량은 무려 3850만㎾. 세계 최대 규모인 싼샤댐의 2배에 달하는 대역사다.

진사강에서 가장 큰 시뤄두댐은 총 설비용량이 1260만㎾, 댐 높이가 278m에 달한다. 시뤄두댐의 건설 공사비에는 최소 459억 위안(약 8조9505억원)이 투입된다. 완공 후 연간 571.2억㎾의 전력을 생산하고, 저수량은 115.7억 톤에 달한다.

작년 사업 타당성 조사가 완료된 우둥더댐과 바이허탄댐은 2010년 공사가 시작된다. 우둥더댐과 바이허탄댐 건설에는 최대 567억 위안(약 11조565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공사비가 투입되고 수몰 지역 6만9000여 명의 주민이 강제 이주될 예정이다.

진사강에 대형 댐이 잇따라 건설되는 이유는 독특한 자연환경 때문이다. 진사강 하류가 위치한 쓰촨성과 윈난성은 하천이 많아 유량이 풍부하다. 쓰촨에는 수력 발전 잠재량이 10만㎾ 이상인 하류가 781개에 달한다. 경제성 있는 수력 발전 잠재량은 1.03억㎾에 달해 중국 전체의 1/4을 차지한다. 많은 하천이 있어 대형 댐을 건설할 수 있는 좋은 자연조건이 있고 종합적인 조절 능력도 우수하다.

큰 산이 많고 지대의 낙차가 커서 댐 건설에 유리하다. 산지가 많아 다른 지역에 비해 수몰로 인한 경작지나 주민의 피해가 적은 것도 잇점이다.

실제로 쓰촨성은 2007년 총 발전용량 1182.55억㎾ 가운데 734.79억㎾를 수력 발전으로 생산했다. 이는 중국 전체 수력 발전 생산량 중 2위로, 화력 발전의 비중이 큰 다른 성시와 차별된다. 만성적인 전력난으로 공장 조업 중단이 일상화 된 연해 지역과 달리 쓰촨은 생산된 전력 일부를 타 성시에 판매하고 있다.

쓰촨성 수력발전 설비 및 송전목표
 쓰촨성 수력발전 설비 및 송전목표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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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층 깨뜨리는 막대한 수압, 지질 구조까지 변화시켜

진사강의 대형 댐 건설은 홍수 예방과 전력 생산 이외에 또 다른 목적이 있다. 싼샤댐에 쌓여지는 막대한 진흙과 모래를 줄이기 위해서다.

진사강은 이름 그대로 진흙과 모래를 안고 흐르는 강이다. 진사강의 진흙과 모래 량은 1톤당 1.7㎏에 이를 정도로 엄청나다. 진사강의 진흙과 모래는 이름이 양쯔강으로 바뀐 강물을 타고 동중국해까지 흘러간다. 진흙과 모래에 함유된 미생물은 강물을 정화하고 바다 속 식물 플랑크톤의 자양분 역할도 한다.

이런 진사강의 진흙과 모래는 싼샤댐으로 인해 막혀 쌓이고 있다. 거대한 싼샤댐에 퇴적하는 진흙과 모래는 댐의 수력 발전을 위협하고 수위 조절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정부는 진흙과 모래를 처리할 시설을 갖춘 시뤄두댐과 샹자바댐을 지어 싼샤댐의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컴퓨터 모의실험 결과에 따르면, 두 댐의 완공 이후 싼샤댐으로 흘러들어가는 진흙과 모래의 양은 34%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2의 싼샤댐 프로젝트라 불리는 진사강 대형 댐 공사가 고삐를 당기고 있지만, 이에 대한 환경재해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20만㎥의 콘크리트와 46만3000톤의 철근이 들어가는 대형 댐은 강한 수압으로 암석층을 깨뜨려 지표층에 물이 스며들어간다. 지표층 틈새로 흘러들어간 물은 지각 단층활동을 일으켜 지층 균열이나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 싼샤댐의 재앙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저수량 400억 톤인 싼샤댐은 건설 이후 수없이 많은 지진과 산사태를 일으켰다.

2007년 4월 중국 수리부와 세계야생생물기금(WWF)이 공동 조사하여 작성한 <양쯔강 보호 및 발전 보고서>는 "2003년 싼샤댐이 저수를 시작한 이래 싼샤 일대에서 지진 활동은 현저히 증가했다"면서 "2006년 말까지 싼샤댐으로 인해 지반이 붕괴되거나 산사태가 일어나는 곳은 627곳에 달한다"고 밝혔다.

작년 4월 후베이(湖北)성 가오양(高陽)진에서는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나 35명이 사망했다. 11월에는 싼샤댐에서 30㎞ 떨어진 쯔구이(秭歸)현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일어나 수십 채의 가옥이 무너지고 10여명이 부상당했다.

인류 최대의 인공 구조물 싼샤댐. 장밋빛 환상과 달리 각종 환경파괴와 자연재해를 낳고 있다.
 인류 최대의 인공 구조물 싼샤댐. 장밋빛 환상과 달리 각종 환경파괴와 자연재해를 낳고 있다.
ⓒ 모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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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지진 발원지와 가까워... 안전 책임질 수 있나

대형 댐으로 인한 지층 구조의 변화는 과학적으로 차츰 입증되고 있다.

작년 3월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인공 구조물인 댐과 댐 내부에 담긴 물의 무게로 인해 지반은 엄청난 하중을 받게 되어 지진이나 해일 등 자연 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잡지는 "1968년 미국 최대 규모의 캘리포니아 오로빌댐이 건설된 뒤 주변 지역은 10여 년에 걸쳐 10차례가 넘는 지진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1960년대부터 6개의 대형 댐 건설이 규모 6.0 이상의 강진을 일으켰다고 열거했다.

중국 언론과 정부도 싼샤댐으로 인한 지진 피해를 일정 부분 인정하고 있다. 지난 12월 18일 관영 <신화통신>은 "싼샤댐 수위가 175m까지 상승하면서 강변 지역에 산사태가 잇따라 발생하여 수많은 가옥과 토지, 기반시설이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원톈핑 충칭(重慶)시 대변인은 "싼샤댐 건설 후 수몰지 12개 지역에서 93곳의 지반 붕괴가 확인됐다"며 "이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만 3억6000만 위안(약 702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진사강 대형 댐이 건설되는 지역의 지각 운동이 활발한 것도 논란거리다.

시뤄두댐과 샹자바댐은 작년 5월 12일 규모 8의 강진이 일어나 9만 명의 희생자를 낸 원촨(汶川)에서 200여㎞밖에 안 떨어져 있다. 우둥더댐과 바이허탄댐은 8월 30일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해 수십 명이 죽은 판즈화(攀枝花)에서 불과 100㎞ 안팎거리이다. 원촨대지진 발생 후 쓰촨성 내에서만 69개 댐이 무너지거나 붕괴 위험에 처해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낳은 바 있다.

오랫동안 대형 댐 건설을 비판해 온 레이헝순 충칭대 명예교수는 "진사강 대형 댐이 새로운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레이 교수는 "쓰촨은 예부터 지층 구조의 변화가 지속되어 수 세기 동안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꾸준히 일어났다"면서 "쓰촨의 지형은 구조 자체가 부서지고 깨지기 쉬워서 대형 댐이 담을 막대한 수압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거대주의의 환상과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자만심으로 건설되는 대형 댐. 잇따른 대지진의 발생과 그로 인한 엄청난 피해는 대형 댐의 안전에 큰 회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양쯔강 상류를 지나는 골재 채취선. 양쯔강 상류는 부서지고 깨지기 쉬운 지층 구조로 강한 수압을 견디기 힘들다.
 양쯔강 상류를 지나는 골재 채취선. 양쯔강 상류는 부서지고 깨지기 쉬운 지층 구조로 강한 수압을 견디기 힘들다.
ⓒ 모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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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샹자바댐, #싼샤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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