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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경영대 신문 광고
 고려대학교 경영대 신문 광고
ⓒ 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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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경영이 서울대보다 더 좋아요."

이 한 줄짜리 광고 카피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문구는 고려대 경영대학 신문광고 내용. 고3수험생 여학생이 "선배님, 정말로 하나 빼고 다 좋아요?"라고 묻자, 고대 경영대 재학생 남학생이 "당연히 고대 경영이 서울대보다 더 좋아요!"라고 대답하는 내용의 지면광고다. 광고 하단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외교환학생프로그램, 국제인턴십프로그램, 전임교수 및 외국인 교수, 장학금, 영어강의 비율 등이 적혀있다.

지난 22일 <한국일보> 기사 '고려대 광고에 서울대 부글부글'에 따르면 서울대 측은 "광고라도 지켜야할 기본 예의가 있다"며 고대 측에 불편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소식은 검색 포털 주요뉴스 1위로 랭크돼, 관련 기사에 수많은 댓글이 달리는 등 누리꾼들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고려대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도 서울대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광고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지난 21일 고려대학교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 실린 '이 광고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임팩트 있고 좋다" vs "창피하다"

일부 학생들은 이 광고가 고려대 경영대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고파스에서 아이디 'BK the MAX'는 "뭐가 어떻든 간에 장점만 늘어놓는 거보다 광고 효과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디 '스트리밍'은 "광고가 많이 회자되는 만큼, 그렇게라도 해서 고대 경영대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는 장하성 학장님의 고도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아이디 '잠룡등천' 역시 "현재 따라가는 입장에서 체면 차려봐야 발전 없다"며 "임팩트 있고 좋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서울대와 직접적으로 비교한 광고에 대해 "창피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제학과 4학년 김아무개(23)씨는 "원래 (서울대보다) 떨어지는데, 좋다고 억지로 말하는 느낌이 들어 창피하다"고 했다. 아이디 '인문학도' 역시 "고대인으로서 보기 별로다. 남과 비교하고 이기려 드는 게 자신이 없다는 반증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특정 학교와 비교하는 광고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경제학과 4학년 이아무개(23)씨는 "특정학교 이름을 거론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며 "제대로 된 기준이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자극적인 멘트로 이목만 집중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고려대학교 정문 사이로 본관이 보인다.
 고려대학교 정문 사이로 본관이 보인다.
ⓒ 김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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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서열화 부추기는 고려대 경영대 광고

고려대 경영대의 광고가 대학서열화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회학과 2학년 홍성훈(20)씨는 "단과대 입장에서는 비전을 드러낸 것이지만 학교서열에 따른 경쟁 심리를 조장하는 등 전사회적으로 볼 때는 좋은 모습이 아닌 것 같다"고 우려했다. 경영학과 3학년 배만호(24)씨 역시 "고려대 스스로가 학교서열화 체제에 동의하고, 그런 인식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외교학과 4학년 권경원(24)씨도 "대학 광고가 항상 그래왔지만 이번 광고는 너무 노골적"이라며 "학교 순위라는 원래 이미지를 그대로 활용함으로써 학교서열화를 재생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대 경영대가 서울대보다 좋다고 말하는 기준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경영학과 2학년 박성철(21)씨는 "경영대 순위를 매긴 기준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취업자 수, 해외 교환학생 프로그램, 영어강의비율, 좋은 시설 등이 명문임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게시판에서는 광고에서 여학생이 말하는 '하나 빼고'에 대한 풍자 의견도 찾아볼 수 있었다. '등록금 하나' 빼고, '이명박 대통령' 하나 빼고 다 좋다는 의견에 많은 학생들이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학교측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홍보실에 연락했지만 "고려대 경영대에서 진행한 일이기 때문에 그쪽에  연락해 보라"는 설명을 들었다. 기자가 고려대 경영대측에 연락처를 남기고 수차례 전화를 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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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고려대, #경영대,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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