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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 송문환
 제주특별자치도 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 송문환
ⓒ 정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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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주도에서 비행기타고 올라온 송문환이라고 합니다. 사회복지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첫 소개부터 관심을 끌었다. 오마이뉴스에서 주최하여 11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제 26기 ‘오연호의 기자만들기 캠프’에는 24명의 다양한 이들이 참가하였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었지만 사회복지사란 직업은 유달리 눈에 띄었다.

왜 사회복지사가 기사를 쓰려고 하는 걸까? 22일 저녁, 결국 궁금증을 견디지 못하고 술자리를 빌어 그에게 넌지시 말을 건네 보았다.

“사람사는 냄새를 느꼈어요”

제주특별자치도 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 송문환. 서른 세살인 그는 알고보니 특전사 출신이었다. 힘들기로 유명한 ○○특수부대에서 5년을 군복무 했다는 그. 언뜻 보기에도 단단해 보이는 그가 어떻게 사회복지사가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원래는 경찰특공대를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 대학에서 우연히 사회복지를 알게 되었죠. 우리네 삶 속에서 사람사는 냄새와 정을 느꼈죠. 그래서 주저 없이 투신했습니다.”

그는 사회복지사 일을 하면서 자신의 감동뿐 만 아니라, “타인의 감동을 위해 더 많이 노력하고 싶다”고 했다. 

송문환씨는 다른 사회복지기관에서 5년간 근무하고, 현재 근무처에서는 2년 째 근무 중이라고 한다. 장애인의 재활·치료·직업을 담당하는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그가 맡은 업무는 ‘홍보’. 홍보업무를 맡은 지는 1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50명 중 저 혼자예요. 저 혼자 업무를 전담하고 있지요. 홍보를 통해 인식을 바꾸고 관심을 모아야 하는 건 모두 다 알지만, 인력보충이 쉽지가 않아요.”

그는 전국 160여개 사회복지기관 중에서 소수의 기관만이 전담 홍보팀을 운영하는 현실에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친분이 있는 기자를 통해 ‘오기만’을 알게 된 후 매일매일 사이트에 접속하여 공지나기만을 기다렸다는 그. 휴일을 반납하고 자비를 들여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왔다는 그의 말에 진득한 열정이 묻어나왔다.  

바뀐 정부복지정책, 곤란한 복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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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더 깊어가는 술자리. 다음 날 일찍 비행기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 그는 술을 일절 입에 대지 않았다. 소란스런 분위기 속에 홀로 조용한 그에게 복지사로서의 애로사항을 물어보았다. 이 질문에 그는 “실적이 중요하고 보조금 지원이 쉽지 않아 홍보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차분하게 운을 띄웠다.

송문환씨는 직업교육을 강조한 김대중 정부의 ‘생산복지’, 지역사회공동체를 강조한 노무현 정부의 ‘참여복지’를 언급하며, 이명박 정부의 복지를 ‘능동적 복지’로 표현했다.

“정부가 기준표를 만들어 놓고 실적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지급합니다. 경쟁을 통한 능률상승이라는데, 결국 약육강식의 논리입니다.”

그는 당장 보조금이 나올지 안 나올지 몰라, 행사를 집행할 수 없고, 그 사이에 장애인들이 방치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조직력과 자금력이 갖춰진 일부 사회복지기관만이 실적을 내어 다른 사회복지기관이 소외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진정한 복지는 대상자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대상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복지’가 이루어지는 겁니다.”

송문환씨는 상품권 형태로 저소득층에게 한달에 10만원 씩 지급되는 지원금을 예로 들었다. 상품권 형태로 지급되는 지원금은 대상자가 알콜중독자일 경우 술로 탕진할 수 있고, 문맹일 경우 사기나 횡령의 위험이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사회복지사들이 대상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대상자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쌀, 의복, 교육서비스 등)을 지원하였다고 한다. 그는 서글픈 눈빛으로 정부의 ‘이해 없는 정책’이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을 방치할 수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오기만에서 배운 걸 갈고 닦아 사회복지의 메카를...”

‘오기만’에서 배운 것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송문환씨는 미소지으며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기자교육 받은 걸 철저히 연마할겁니다. 그리고 나중에 제주도에서 사회복지사들에게 기자교육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제주도를 지역사회복지의 메카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는 “아직 블로그 등 구체적인 계획을 좀 더 고민해 봐야겠지만, 지금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조용하지만 확고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그의 모습이 멋있어서 슬며시 사회복지사로서의 신념을 물어보았다. 

“꿈과 열정으로, 땀과 눈물로, 오늘도 복지인의 길을 간다.”

이 한 문장을 남긴 채 그는 다음날 제주도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태그:#사회복지사, #복지정책, #능동적 복지, #오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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