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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이 열연 중인 바람의 화원 포스터.
 문근영이 열연 중인 바람의 화원 포스터.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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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오마이뉴스에 글이라는 걸 올립니다. 그간 생업을 이유로 오마이뉴스용 기사를 생성해낼 여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짧은 글을 통해서라도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어이없는 세상 일들에 대해 개인적인 주장을 내놓고 자성을 촉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지 못하고 몇자 끄적이고 말았습니다.

다름이 아닌 '국민여동생' 문근영양과 관련된 일 때문입니다.

최근 배우 문근영양이 지만원이라는 극우주의자의 악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씨는 문양의 외조부가 빨치산 활동을 했던 과거사를 들추며, 그녀는 빨갱이 집안의 자손이니 선행을 했다고 해서 문양의 가문까지 미화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수억 원씩이나 기부한 선행을 두고 칭찬은 못할망정 웬 '좌빨타령'이냐며 비난하거나, 반대로 지씨의 의견에 동조하고 나서는 등 때 아닌 이념논쟁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누구 말이 맞든 문제는 해방전후사를 통해 끝없이 한반도를 갈라놓은 '분열의 바이러스, 이데올로기'가 아직도 소멸되지 않고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분단의 원흉' 김일성이가 죽고, 김정일이 마저 쓰러져 있는 이 통일목전의 상황에서 좀 더 냉철하게 통일한국의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이미 역사상 종언을 알린 이데올로기에 발목 잡혀 있는 우리 꼴은 자못 한심하기까지 합니다.

미국 현대사에도 <매카시즘>이라 불리는 비슷한 색깔논쟁이 있었습니다. 1950년 미국 상원의원 조셉 매카시는 "정부 안에 빨갱이가 205명이나 있으며 내가 그 명단을 갖고 있다"고 폭탄선언을 했습니다. 이 발언은 즉각 모든 언론매체의 톱기사를 장식했고 미국 정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의회는 그 말을 믿고 '반미활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대대적인 빨갱이 사냥에 나섰습니다. 일단 지목된 이는 아무리 변명해도 이성을 잃은 언론의 공세 앞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혐의를 인정하고 다른 혐의자의 이름을 대는 것뿐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소련 등 공산권의 빠른 확장에 극도의 위기감을 느끼던 상태였습니다. 이런 이념적 사회적 불안감이 중세식 마녀사냥 바람을 일으킨 것입니다.

결국 알코올 중독자였던 매카시가 명단이 들어 있다며 들고 다니던 가방에는 '버번 위스키병 밖에 없었다'는 희대의 사기극으로 끝났지만, 이미 피해자들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은 뒤였습니다.

분단 후 60년이 흐른 지금. 이제 색깔논쟁이란 끔찍한 저주의 굿판을 걷어치워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또한, 어떻게 하면 굶어 죽어가는 불쌍한 저 북한 땅의 동포들을 전쟁없이 독재자의 손아귀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 생각됩니다.

선행을 선행으로 보지 못하고 미담을 미담으로 받아 들이지 못하며 아직도 빨갱이를 찾아 처단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지만원씨의 붉게 물든 혈안이 너무도 불쌍하게 느껴집니다.


태그:#문근영, #매카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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