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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회장 이연택)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25억원의 마케팅 수입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베이징 코리아하우스 공식후원과 공식후원사 명칭 사용, 광고 노출 등의 명목으로 삼성전자(10억)·SKT(10억)·현대자동차(3억)·맥도날드(2억) 등 국내외 4개 기업으로부터 받은 수입이다. 

대한체육회는 이렇게 얻은 마케팅 수입 25억원 중 16억600만원을 선수 포상금 지급 등으로 사용했다.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선수 포상금 지급과 관련 대한체육회가 부담한 금액은 14억7600만원에 불과했다. 

대학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시한 금액의 차액 1억4584만원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대한체육회가 최문순 민주당 의원실에 보낸 선수 포상급 지급내역 등과 관련된 자료. 애초 마케팅 수입 25억원을 모두 선수 포상금으로 지급했다고 했다가 나중에 16억600만원으로 수정했다. 하지만 이 금액 역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밝힌 금액(14억7600만원)과 차이를 보였다.
 대한체육회가 최문순 민주당 의원실에 보낸 선수 포상급 지급내역 등과 관련된 자료. 애초 마케팅 수입 25억원을 모두 선수 포상금으로 지급했다고 했다가 나중에 16억600만원으로 수정했다. 하지만 이 금액 역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밝힌 금액(14억7600만원)과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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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짜깁기 회계' 의혹... 마케팅 수입 1억4584만원 증발

이와 관련,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마케팅 수입금 전용 의혹'을 제기했다.

애초 대한체육회는 최문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마케팅 수입 25억원 전부를 선수 포상금 지급 등으로 썼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 의원실에서 상세내역을 요구하자 금액은 16억6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선수 포상금 지급 등과 관련,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시한 금액이 서로 달랐던 것.

문화체육관광부 국제체육과에서 제출한 '포상금 소요액 세부내역'에 따르면, 정부는 선수 포상금 등의 명목으로 32억2200만원을 지원했고, 대한체육회는 이 지원액을 포함 최종적으로 46억9800만원을 포상금 등으로 지급했다.

그렇다면 대한체육회가 선수 포상금 등으로 부담한 금액은 14억7600만원(46억9800만원-32억22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대한체육회가 밝힌 금액과는 1억4584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이와 관련, 대한체육회는 최 의원실에 다시 제출한 세부내역 자료를 통해 선수 포상금 등으로 나간 금액은 총 14억7600만원이라고 수정했다. 이는 태릉선수촌 격려금 명목으로 지급된 2억3600만원과 올림픽 종료 후 지급된 포상금 12억4000만원을 합친 금액이다. 이제서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밝힌 금액과 일치한 셈이다.

최 의원은 "대한체육회의 포상금 회계는 의문투성이"라며 "대표선수 포상금 14억7600만원의 지불방식과 관련, 대한체육회는 태릉격려금 2억3600만원에 마케팅수입금 12억4000만 원을 더하는 등 굳이 다른 회계에서 끌어다 쓰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마케팅 수입에서 나간 선수 포상금은 12억4000만원에 불과한데, 포상금 전체금액(14억7600만원)을 맞추기 위해 재계 등으로부터 받은 태릉선수촌 격려금(2억3600만원)을 끼워넣었다는 것이다. 

또한 최 의원은 "대한체육회가 보내온 자료를 보면 마케팅 수입금으로는 12억4000만원을 충당할 수 없다"며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표선수에게 격려금을 지급한 9월 12일 전까지 들어온 마케팅 수입금은 15억인데 이미 코리아하우스 운영에 4억7330만원을 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포상금으로 지급해야 할 마케팅 수입은 10억2670만원만 남았고, 12억4000만원을 맞추기 위해 태릉선수촌 격려금에서 2억1330만원(12억4000만원-10억2670만원)을 끌어다 썼다는 주장이다.

대한체육회는 마케팅 수입 25억원 중 3억여원을 내부직원들 격려금 등으로 사용했다. 이 자료에는 '올림픽대회 지원요원 격려금'으로 3억6600만원을 지급했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실제 지급한 액수는 3억4630만원이었다.
 대한체육회는 마케팅 수입 25억원 중 3억여원을 내부직원들 격려금 등으로 사용했다. 이 자료에는 '올림픽대회 지원요원 격려금'으로 3억6600만원을 지급했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실제 지급한 액수는 3억463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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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발된 마케팅 수입은 내부직원 격려금으로 사용?

대한체육회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밝힌 금액(14억7600만원)과 일치하도록 금액을 수정했지만 1억4584만원(16억600만원-14억7600만원)의 차액은 여전히 증발한 상태다.

이와 관련, '올림픽대회 지원요원 격려금' 회계항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한체육회는 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마케팅 수입 중 3억6600만원을 '올림픽대회 지원요원 격려금'으로 썼다고 실토했다.

대한체육회 측은 "이연택 회장의 지시로 54개 소속 단체 직원, 시·도체육회지회 직원, 태릉용역개발 소속 직원 등 모두 925명에게 성공적인 올림픽을 기념하는 뜻에서 직급에 관계없이 1인당 각각 30만원씩을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최 의원은 "대한체육회가 '자체 마케팅수입을 통해 얻은 재원 가운데 일부를 올림픽 동안 고생한 직원들에게 나눠준 것이 문제가 되느냐'고 따질지 모르겠지만 대한체육회 보수규정집을 뒤져봐도 전 직원에게 일괄적으로 30만원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대표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 더 돌아갈 수 있었던 돈이 대한체육회 내부의 '포상잔치'가 돼 버린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런데 문제점은 더 발견됐다. 대한체육회는 925명에게 각각 30만원씩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를 계산해보면 2억7750만원이다. 3억6600만원과는 8850만원의 차이가 생긴다. 이러한 차이를 해명하기 위해 대한체육회는 좀더 상세한 내역을 최 의원실에 보내왔다.

- 올림픽대회 준비 장려금(7월 9일 지급)
대한체육회 20만원×159명 = 3180만원

- 올림픽대회 성공개최 격려(9월 10일 지급)
대한체육회(계약직 포함) 50만원×185명 = 9250만 원
16개 시·도체육회 30만원×263명 = 7890만 원
56개 중앙경기단체 30만원×358명 = 1억740만 원
삼구개발(선수촌용역) 30만원×119명 = 3570만 원

'직급에 관계없이 각각 30만원씩 지급했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대한체육회 직원들만 40만원을 더 챙긴 셈이 됐다. 결국 마케팅 수입금을 가지고 내부잔치를 벌였다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또다시 증발된 금액이 생겼다. 대한체육회는 애초에 '올림픽 지원요원 격려금'으로 3억6600만 원을 썼다고 했지만, 최 의원실에 보내온 상세내역을 보면 3억4630만원만 쓴 것으로 나온다. 또다시 1970만원의 차액이 발생한 셈이다.

최 의원은 "일부 금액에서 전용 의혹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 발견되는 등 수입과 지출항목을 교묘히 짜맞춘 흔적이 여러 군데에서 발견됐다"며 "대한체육회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특별감사와 더불어 필요하다면 감사원이 나서 대대적인 전면감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대한체육회의 재정운영 감사를 촉구했다.

삼성전자 10억원은 마케팅 수입금? 후원금?

대한체육회는 삼성전자로부터 10억원의 마케팅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지난 9월 12일 입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대한체육회와 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는 4개 기업 중 삼성전자의 계약서만 없다. 대한체육회는 현대자동차·SKT·맥도날드 3개사와 맺은 계약서 사본을 최문순 의원실에 제출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계약서만 제출하지 않아 계약내용과 관련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최 의원실에서 이를 추궁하는 추가질의가 이어지자, 결국 대한체육회측은 "삼성과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후원금을 받았다"고 실토했다. 최 의원실에 따르면,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대한체육회를 계속 도와왔고, 또 대한올림픽위원회(KOC) 공식후원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계약서를 쓰지 않고 그냥 주었다." 

최 의원은 "대한체육회는 10억 원이 마케팅 수입이라고 주장하지만 계약서를 체결하지 않아 마케팅 수입금도 기부금도 아니다"라며 "결국 대한체육회 직원들의 쌈짓돈이자 이연택 회장이 편하게 집행할 수 있는 돈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다른 마케팅 계약업체인 맥도날드도 수상한 점이 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3월 맥도날드와 '챔피언 키즈' 프로그램 공동마케팅 협약서를 체결했다. 협약서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공동마케팅 파트너비로 1억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1억원은 '한국스포츠발전지금'으로 지급하기도 돼 있었다.

그런데 '한국스포츠발전기금'이라는 '목적성 기금'은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마케팅 수입은 2억원이 아니라 1억인 셈이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통상 그런 식으로 계약을 맺는 것일 뿐 기부금이나 찬조금이라고 볼 수 없다"며 "한국스포츠발전이란 대한체육회 직원들의 복리후생 증진에 쓰라는 말"이라고 해명했다.

최 의원실은 "이는 나머지 1억원이 대한체육회나 이연택 회장의 쌈짓돈이라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고 꼬집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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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한체육회, #최문순, #이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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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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