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돌문화공원에는 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여행 삼일째(10.10). 08:20분 숙소를 출발하여 제주도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돌문화공원으로 갔다. 햇빛이 따가울 정도로 맑고 푸른 날씨다. 제주도에서 보는 모든 물상은 순수한 자연의 얼굴 그대로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고치호 문화관광해설사가 우리 일행을 맞는다. 해설이 있는 관광은 여행의 맛과 깊이를 더해준다. 그는 제주도 사랑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해박한 지식으로 2시간 동안 우리 일행들에게 상세한 해설과 안내로 돌문화공원에 대한 이해를 한껏 높여주었다.

 

 

고치호 해설사는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을 기리는 9개의 위령탑 앞에서 돌문화공원이 갖는 의미와 조성 경위부터 설명했다. 그는 “제주도 돌문화공원은 제주의 형상과정과 제주민의 삶 속에 녹아있는 돌문화를 종합적이고 쳬계적으로 보여주는 박물관이자 생태공원이다. 그리고 한라산 영실에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전설을 중심 주제로 삼아 꾸며진 설화의 공간이다 "라고 말했다.

 

이어 "돌문화공원 조성사업은 원래 탐라목석원 백운철 원장이 1999년 30여년간 수집한 제주 자연석과 민속·민예품 1만 5000여점을 무상기증하겠다고 북제주군에 제안하면서 비롯됐다. 여기에 군이 현 부지를 제공함으로써 민·관이 힘을 합쳐 향토문화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백 원장은 직접 조성사업에 참여, 각종 돌 조형물 배치부터 길내기 등 그의 손길과 땀방울이 서리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정성을 들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먼 옛날 설문대할망은 어느 날 망망대해 가운데 섬을 만들기로 마음을 먹고, 치마폭 가득 흙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제주섬이 만들어지고, 산봉우리는 하늘에 닿을 듯 높아졌다. 산이 너무 높아 봉우리를 꺾어 던졌더니, 안덕면 사계리로 떨어져 산방산이 되었다. 은하수를 만질 수 있을 만큼 높다는 뜻에서 한라산(漢拏山)이라는 이름도 지어졌다. 흙을 계속 나르다 터진 치마 구멍으로 흘린 흙들이 여기저기에 쌓여 360여 개의 오름들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설문대할망의 아들인 오백장군에 대해서도 말을 이어갔다. 그는 "한라산 서남쪽 산 중턱에 '영실'이라는 경승지가 있다. 여기에 기암절벽들이 하늘높이 솟아 있는데, 이 바위들을 가리켜 오백나한(五百羅漢) 또는 오백장군(五百將軍)이라 부른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옛날에 설문대할망이 아들 오백형제를 거느리고 살았다.

 

어느 해 몹시 흉년이 들었다. 하루는 먹을 것이 없어서 오백형제가 모두 양식을 구하러 나갔다. 어머니는 아들들이 돌아와 먹을 죽을 끓이다가 그만 발을 잘못 디디어 죽솥에 빠져 죽어 버렸다. 아들들은 그런 줄도 모르고 돌아오자마자 죽을 퍼먹기 시작했다. 여느 때보다 정말 죽 맛이 좋았다. 그런데 나중에 돌아온 막내 동생이 죽을 먹으려고 솥을 젓다가 큰 뼈다귀를 발견하고 어머니가 빠져 죽은 것을 알게 됐다.

 

 

 

막내는 어머니가 죽은 줄도 모르고 죽을 먹어치운 형제들과는 못살겠다면서 애타게 어머니를 부르며 멀리 한경면 고산리 차귀섬으로 달려가서 바위가 되어 버렸다. 이것을 본 형들도 여기저기 늘어서서 날이면 날마다 어머니를 그리며 한없이 통탄하다가 모두 바위로 굳어져 버렸다. 이것이 오백장군이다.”라고 말했다.

 

19계단, 설문대할망과오백장군을 주제로 한 전설의 통로를 지나 숲길 따라 내려가니, 주변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제주돌박물관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돌 박물관 옥상에 설치된 지름 40m, 원둘레 125m에 이르는 대형 ‘하름연못’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한라산 백록담을 형상화하였다고 한다.  정겹고 포근한  부드러움이 돌 속에 면면히 흐르는 느낌을 안겨준다.

 

 

실내에 들어서니, 제주도의 형성과정을 담은 영상물과 지층을 구성한 자료와 사진들이 가득하다. 특히 화산활동 시 1300도의 마그마가 지상으로 분출하면서 생겨난 기기묘묘한 형상의 자연석과 용암이 만들어낸 ‘관세음보살상’ 이 관객들의 눈길을 끈다.

 

야외 전시실에도 고즈넉한 농촌 풍경 그리고 각종 생활 도구 유품들이 즐비하다. , 위령탑, 연못, 모자상, 선사주거유적, 지석묘, 석축, 방사탑 등의 유적, 장묘, 가마, 옹기, 흙과 새(억새와 비슷)로 혼합하여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흙담 제주전통 초가 등 다양한 조형물 과 옛날 제주인들의 돌을 이용한 의식주 생활도구들도 특별한 볼거리이다.

 

제주 돌문화공원에 대해 프랑스 문화재청의 공식 잡지 ‘모뉴멘탈호’는 2006년 돌문화공원 조성사업을 특집으로 소개하면서 “제주 자연석을 이용해 과거와 현재가 살아숨쉬는 ‘아름다운 추억의 정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직원 김현진씨는 "제주 돌문화공원은 민·관 공동작업으로 , 100만평의 대지 위에 2020년까지 조성되며, 1단계사업이 7년만에 완료되어 2006년 6월 3일 문을 열었다"며 "1단계사업으로 이미 제주돌박물관, 제주돌문화전시관, 제주의 전통초가의 구성을 마쳤으며, 2단계사업으로 특별전시관, 설문대할망미술관, 제주형자연휴양림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곳은 관람 동선이 2.3㎞나 돼 제대로 둘러보려면 3시간 정도는 족히 걸린다"며 “공사과정에서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 손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계를 이용한 운송공법을 최대한 줄이고 현장까지 인력과 전통방법에 의한 운송방법으로 자연훼손을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돌문화공원을 나와 민속자연사박물관으로 이동했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도내 고유의 민속유물과 자연사적 자료를 조사, 연구, 수집하고 전시하는 종합박물관으로써 제주의 민속문화와 자연을 한눈에 볼수 있는 박물관이었다.

 

자연사박물관을 견학하고, 해변가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하고, 마상 쇼를 구경한 후 해녀촌 식당에서 비싼 저녁식사(가격과 질이 우리 남도음식에 비하면, 턱없이 비쌌다)를 했다. 20:40분 아시아나항공편으로 귀가했다.

 


태그:#제주, #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인 공무원으로서, 또 문학을 사랑하는 시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또 다른 삶의 즐거움으로 알고 사는 청소년선도위원으로서 지역발전과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과 아름다운 일들을 찾아 알리고 싶어 기자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한 일, 시정소식, 미담사례, 자원봉사 활동, 체험사례 등 밝고 가치있는 기사들을 취재하여 올리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