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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추락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주 구제금융안의 의회 통과로 한숨 돌릴 것으로 예상되었던 뉴욕 증시는 그 이후 연일 급락을 거듭, 급기야는 지난 월요일 다운존스 10000포인트 밑으로 추락하였다. 게다가 화요일 뉴욕증시 역시 금융주 하락을 중심으로 다우지수가 500포인트 이상 하락하였고 S&P 500 지수 역시 5년만에 1000포인트 이하로 장을 마쳤다. 

 

700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구제금융 법안이 통과되고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기업의 단기채무를 직접 매입하면서 이자율 하락까지 예고하는 있는 상황에서도 시장의 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계속적인 단기대책... 과연 효과적인가

 

이러한 시장의 혼란은 계속되는 단기대책에도 불구하고 계속되고 있다. 버냉키 연준 의장이 7일 마지막 남은 대책인 이자율 인하 카드까지 쓸 것을 강력히 시사했지만, 이자율 인하가 이번 사태의 해결을 가져올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자율 인하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급격한 이자율 인하는 쉽지 않으며, 이번 사태의 시작이 경기부양을 위한 이자율 인하에서 시작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이런 이유로, 시장은 단기적 대책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점이 시장참여자의 위기의식을 고조시켜 증시를 급락시키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기관의 신용위기가 가중되고 있으며, 이는 개인의 신용위기로 전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한국과는 달리 개인의 신용이 바로 국내소비와 직결되고 있어서 미국내 경기침체의 커다란 원인이 되는 등, 월가의 위기는 경제전반의 위기로 확장되는 형국이다. 거기다가 부시 정부의 리더십 역시 한달도 남지않은 대통령선거의 영향으로 크게 위축되어 있어 시장의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혹은 매케인?

 

이번 금융위기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당초 공화당 페일린 부통령 후보의 돌풍으로 오바마 열풍이 꺾인 듯하였으나,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선거의 화두로 등장하면서 오바마 후보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후보가 매케인 후보에 비해 경제에 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은 경제문제가 선거의 중요 이슈가 된 지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재미있는 점은 많은 미국인들이 이번 사태의 원인을 과도한 규제완화에서 찾고 있다는 것이다. 

 

레이건 시대 이후 줄기차게 시도되었던 경제 전반의 규제완화는 시장의 효율화와 경제성장에 일정부분 기여했으나, 동시에 감독되지 않은 시장의 위험성을 그대로 노출하였다. 부시 대통령 조차 21세기 금융환경에 적합한 적절한 규제감독을 약속할 정도이다. 따라서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매케인 진영에게 이번 위기가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규제완화 = 경제성장' 환상 버려야

 

이번 위기에 대처하는 한국정부의 태도를 보면서 특히 우려되는 바는 이번 위기에 대한 원인분석이 미시적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이명박 정부의 근본태도는 이번 금융위기를 극복한 후 감세와 규제완화를 통해 7% 가까운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 위기의 원인 중 하나가 과도한 규제완화라는 점이고, 시장에 대한 감시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은 한국의 경우 더욱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한국시장이 미국에 비하여 주택부분의 파생상품 거래가 적어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형태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수 있으나, 다른 부문의 파생시장은 세계 최고의 투기 시장이라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실물부분에 대한 감시 역시 느슨한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규제완화는 안 그래도 세계화의 물결과 함께 찾아온 양극화와 같은 신자유주의적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규제완화가 경제성장과 등치되는 환상은 이제 버려야 한다. 경제 전반에 대한 철저한 감독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임을 주지해야 한다.


태그:#금융위기, #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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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소재 Augsburg University 경영학과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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