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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언론인의 기업 사외이사 겸직을 어떻게 봐야 할까.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최문순(민주당) 의원실이 이 논란에 다시 불을 당겼다.

최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9월 현재 기업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현직 언론인은 모두 12명, 전직 언론인은 모두 18명이다. 이 중 유가증권시장 등록기업에 사외이사로 등재된 전·현직 언론인은 모두 12명, 코스닥 등록기업 사외이사 가운데 전·현직 언론인은 모두 18명이었다.

언론인 사외이사 겸직은 1999년 55명으로 가장 많았다가 2000년 22명, 2003년 13명, 2004년 11명으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2005년 17명, 2006년 22명, 2007년 13명이었던 것이 올해의 경우 모두 30명로 증가세다.((사)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 통계)



사외이사직을 가장 오랫동안 지낸 사람은 박시룡 <서울경제> 논설실장이다. 현재 한솔인티큐브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박 실장은 하이닉스반도체 사외이사를 1998년 3월부터 2007년 3월까지 무려 9년 동안 지냈고, 그 기간에 한솔텔레컴·이랜텍·인티큐브(나중에 한솔텔레컴이 인수) 3개 회사의 사외이사도 겸직하는 등 '최장수, 최다' 타이틀을 갖고 있다.

정구종 현 동아닷컴 대표이사는 2001년 3월부터 현재까지 금호산업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으며, 민병문 헤럴드미디어 주필은 2002년 3월 중소기업은행 사외이사를 거쳐 현재 한네트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그 밖에 백인호 리빙TV 회장은 광주일보 사장이던 2003년 6월부터 금호종합금융의 사외이사를 계속 겸직하고 있다.

권순직 아주일보 논설주간(이사)은 특이하게도 현직 언론인이면서 광고회사인 (주)MPC21 회장 자격으로 시공테크의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최 의원실은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언론인들은 겸직 문제가 불거질 때면 매번 '언론인도 전문가 입장에서 사외이사로 참여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사외이사를 한다고 해서 해당 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일은 없다'고 항변하지만 이는 애당초 객관적이고 공정해야할 언론인 본연의 임무와 이해가 상충되기 때문에 양립하기 어렵다는 게 대다수 언론계의 시각"이라고 밝혔다.

"실제 현직 언론인 사외이사 가운데 많은 수는 경제부 기자 출신이거나 해당 언론사 논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간부직인 경우가 많다. 전직인 경우에도 이들 언론인 출신 사외이사들이 대언론 로비의 창구로 활용될 소지 또한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간단치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인 사외이사들의 이사회 참석률이 저조한 것도 겸직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언론인 사외이사들의 이사회 참석률은 지난 2005년을 제외하고 내리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문순 의원실은 "결국 기업과 주주 모두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실은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의 규정을 참고할 만한 사례로 들었다.

"일반기업 사외이사와 더불어 언론인들이 공공기관 사외이사나 정부 산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것도 이해상충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되돌아봐야할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전문언론인협회는 윤리강령에서 정치 간여와 공직을 피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워싱턴포스트>는 '언론의 관심과 조사대상이 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들과의 친밀한 교제나 사회적 결합을 경계해야 한다'라고 적시하고 있다. 또, <뉴욕타임스>는 '기자들은 대가에 관계없이 정부위원회에서 일해서는 안된다'라고 못박고 있는 점을 참고할 만 하다."


태그:#최문순, #언론인, #사외이사, #겸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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