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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4일 오후 수원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수도권규제철폐촉구 비상결의대회'에서 김문수 경기지사, 진종설 경기도의회 의장,원유철,이화수 국회의원등 참석자들이 규제철폐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7월 24일 오후 수원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수도권규제철폐촉구 비상결의대회'에서 김문수 경기지사, 진종설 경기도의회 의장,원유철,이화수 국회의원등 참석자들이 규제철폐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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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도 지사님, 이명박 대통령의 '선지방 발전, 후수도권 규제완화' 방침에 직격탄을 날리셨더군요. 김 지사께서는 이명박 정부 정책에 대해서 '배은망덕'하다고 하셨습니다.

김 지사의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들립니다. 저는 두 분의 다툼에 끼어들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게 그저 구경이나 할 '남의 싸움'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 마디 거듭니다.

저는 이 문제에 관한한 배은망덕한 쪽은 김 지사라고 생각합니다. 김문수 지사께서는 자기를 낳아 길러준  고향땅 '지방'의 은혜를 저버리고 있습니다.

경북에서 자라고 대구에서 학교를 다닌 김 지사께서는 자신의 고향땅 지방이 지금 어떤 처지에 있는지 모를 리 없을 것입니다. 돈, 사람, 권력, 정보 모두 수도권을 향해서 떠나고 비수도권 지방은 야위어 죽기 직전에 있습니다. 매년 다녀간다는 성묫길에 김 지사도 보셨겠지요.

올해도 김 지사의 고향땅 '지방' 청년들은 교문 나서기가 두려워 떨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지중지 기른 제자들이 풀 죽어 있는 모습을 보면 선생 노릇하는 저로서는 마음이 찢어집니다. 선생이 뭘 제대로 가르치질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닌가라는 자격지심이 들기도 합니다.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지방의 사정은 특별히 심각합니다. '지방' 청년들이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려면 수도권으로 가야 하는데 그곳에서는 지방 출신이라는 이유로 괄시까지 받는다고 합니다.

이런 사정을 뻔히 알고 계실 김 지사께서 그러시니 더 억장이 무너집니다. 만약 김 지사의 말씀이 다음 선거를 겨냥한 정치공학적 발언이었다고 해도 문제가 됩니다. 그렇지 않고 신념에 따라 한 것이었다면 더더욱 크고 심각한 문제입니다. "수도권 규제정책을 계속한다면 자유민주주의 국가라 할 수 없다. 우리나라처럼 수도권을 규제하고 있는 나라도 없다"는 말씀은 정말 귀를 의심케 합니다.

지역균형발전은 김 지사 인식처럼 지방이 떼를 써서 하는 정책이 아닙니다. 나라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초집중 체제를 해결하여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을 기르자는 전략입니다.

이 때문에 알만한 선진국가들은 일찍이 이런 과제들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해온 것입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그것을 '조용한 혁명'이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은 혁명이라고 할만 한 일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그것을 '세기적 전환' 사업이라고 했습니다. '메이지유신'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이른바 '전후개혁'에 버금가는 중요한 일이라는 얘깁니다.

김 지사의 주장은 수도권이 우선 잘 살고 그 '국물효과'로 지방이 잘 살자는 말씀인데 그런 입 발린 얘기는 우리가 지난 수 십 년 간 지겹도록 들어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시장친화적 균형발전'이라는 묘한 말씀을 하셨을 때, 그리고 최상철 교수를 국가균형발전위원장으로 임명하셨을 때 놀란 가슴이 이제 '선지방 발전, 후수도권 규제완화'라는 입장 정리로 겨우 가라앉고 있습니다.

한숨을 돌리나 했더니 이번에는 김 지사께서 우리 지방 사람들을 놀라게 하시는 군요. 김지사님, 경기도만 생각하지 말고 고향땅 지방의 앞날도 생각하는 지도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김태일 기자는 영남대학교 정치행정대학 학장으로 있습니다.



태그:#김문수지사, #수도권규제, #지역균형발전, #선 지방발전, #대구 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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