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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제갈비에서 당뇨병환자를 위해 내놓은 순면(100%메밀), 지금은 냉면마니아들이 더 찾고있다
 벽제갈비에서 당뇨병환자를 위해 내놓은 순면(100%메밀), 지금은 냉면마니아들이 더 찾고있다
ⓒ 맛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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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냉면을 그냥저냥 시원한 맛으로 찾는다. 아니면 국숫발의 쫄깃함이던가. 하지만 냉면이 그렇게 단순한 맛, 간단한 음식은 아니다. 백반이나 다른 음식은 반찬도 있고 국도 있는데 반해, 냉면은 오로지 대접 안에서만 모든 맛을 표현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섬세한 맛의 극치를 보여주는 냉면은 일본의 초밥에 견줘도 손색없는 작품이다.

초밥에도 장인의 초밥이 있고 100엔짜리 회전초밥이 있듯, 냉면역시 본류의 맛을 내기 위해 정진하는 업소가 있는가 하면 대중성을 좇아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업소도 있다. 그만큼 맛 또한 업소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남다른 미각의 소유자가 일반냉면에 입대기를 꺼려하지만, 반대로 평양냉면에서 맛을 찾지 못하고 일반냉면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사람의 기호는 식성에 따라 제각각 갈린다. 그러니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 정답은 없다. 모든 냉면집들이 평양냉면만을 만들 필요는 없다는 얘기이다.

어정쩡하게 본류를 흉내 내는 건 개성 있게 나가는 것보다 미련한 짓이기도 하고 말이다. 맛객은 취향과 별개로 업소의 선택을 존중한다.

새롭게 떠오르는 최고의 냉면집

 벽제 순면, 콩나물처럼 보이는 건 메밀순이다
 벽제 순면, 콩나물처럼 보이는 건 메밀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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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한 언론사에서 최고의 냉면집을 선정해 발표했다. 헌데 놀랍게도 장안의 내로라하는 냉면명가를 제치고 신흥업소가 최고의 냉면집으로 선정되었다. 바로 '봉피양(본평양)'이다. 봉피양이 어떤 업소이고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잠시 살펴보자.

그는(김영환 벽제외식산업회장) 고급한우전문음식점인 벽제갈비를 브랜드화 하는데 총력을 쏟으면서도 평양냉면과 설렁탕을 꾸준히 미래의 상품으로 키워나간다. 그 부산물이 바로 1995년에 설립된 벽제설농탕, 평양냉면전문화개발연구소다. 그리고 여기서 나온 브랜드가 바로 ‘봉피양’이다. 평양냉면과 한우설농탕을 주메뉴 컨셉트로 하는 제 2브랜드인 셈이다. (<월간외식경영>5월호)

봉피양만 들어서는 최고의 냉면집으로 선정된데 대해 의아한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벽제갈비 작품이라면 수긍이 간다. 벽제갈비 김영환회장의 일류를 추구하는 집념을 아는 이라면 특히 더, "그러면 그렇지!"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한사람, 김태원할아버지를 빼놓고 봉피양을 얘기할 수는 없다. 김태원 할아버지라고 장난삼아 말했지만 실은 현존하는 최고의 냉면 장인이다. 올해로 연세가 78세나 되었지만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다.

 벽제갈비 조리부 실장으로 있는 김태원(78세) 장인
 벽제갈비 조리부 실장으로 있는 김태원(78세)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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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김태원 장인의 후계자들이 나가서 봉피양을 냉면명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장인과 또 장인을 인정하고 키워내는 김영환 회장의 혜안으로 인해, 봉피양은 짧은 이력에도 불구하고 냉면명가 반열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김영환회장과 <벽제갈비>에 대해서는 추후 기회가 있으면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김태원 장인의 이력과 냉면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로 하자.

그보다 먼저 살펴볼 곳이 있다. 바로 <우래옥>이다. 우래옥이 어떤 곳인가? 언론사에서 최고의 냉면집으로 <봉피양>을 선정했다지만 아직도 많은 대중들은 우래옥의 냉면을 최고로 손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바로 그곳의 초기 주방장이 바로 김태원 장인이었다. 우래옥 초기라 하면 휴전도 되기 전으로 현재 우래옥 사장의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때이다.

김태원장인의 전언에 따르면 당시에 가마솥에다 장작불을 때가며 냉면을 335그릇이나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우래옥의 명성이 초창기부터 이어져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래옥의 냉면육수는 육향 풍부하기로 이름났다.

 평양냉면의 육수는 맹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평양냉면의 육수는 맹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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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의 주방장출신답게 <봉피양>의 냉면역시 고기육수가 주 베이스다. 하지만 우래옥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우래옥이 진하고 묵직하다면 봉피양은 보다 맑고 깔끔하다. 평양냉면의 국수물맛을 두고서 흔히 하는 얘기로 밍밍하다는 표현을 쓴다.

평양에서는 맑은 물과 같이 깨끗하기 때문에 ‘맹물’이라는 별명까지 붙어있다. 실제 옥류관의 냉면을 보면 맹물이라는 별명이 실감날 정도이다. 육수에 잠긴 국수가 바닥까지 보인다. 바로 그 맛과 느낌에 딱 들어맞는 게 바로 봉피양의 육수다. 육수의 색상을 보면 맹물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평양냉면 육수는 소고기가 아니다

평양냉면이 이름난 데에는 다양한 특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수감, 국수물, 꾸미와 고명, 양념, 국수 담는 그릇과 국수말기 등이 그것이다. 그중에 특히 중요한 게 메밀로 만든 국수와 국수물이다. 평양냉면의 주되는 재료는 메밀이다.

메밀은 사람 몸에 좋은 성분이 있어 예로부터 장수식품으로 알려져 왔다. 이 메밀로 만든 국수오리는 지나치게 질기지 않고 먹기에 맞춤하다. 최근에는 툭툭 끊기는 것에 집착하는 나머지 100프로메밀로 만든 순면을 즐기는 층도 생겨났다.

다음으로 국수를 마는 국물맛이 특별한데 있다. 보통 김치국물이나 고기국물에 말았다. 냉면매니아들 사이에서 정통평양냉면의 국수물은 고기국물이냐? 동치미국물이냐? 말도 많지만 둘 다 정답이다. 그러나 가장 일반적으로는 동치미국물에 말았다. 음식궁합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무는 메밀과 궁합이 잘 맞는다. 남한에서는 둘을 혼합해 쓰기도 한다.

그런데 평양냉면 육수는 일반적인 상식과 다른 부분이 있다. 때문에 고기국물은 정통이기도 하지만 아니기도 하다. 뭔 말인가? 그동안은 보통 양짓살이나 사태로 육수를 낸다고 알려져 왔다. 때문에 메뉴에 소 수육이 있으면 냉면육수를 직접 뽑는 집이라는 인식도 퍼져있다. 하지만 정통적으로 따지면 평양냉면의 국물은 소고기를 끓인 것이 아니다.

소뼈와 힘줄, 허파, 지라, 콩팥, 천엽등을 푹 고와 만든 것이다. 소 내장으로 만든 우리네 곰탕과 비슷한 셈이다. 육수에 뜬 기름과 거품찌꺼기를 제거한 다음 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다시 뚜껑을 열어놓은 채로 더 끓여서 간장냄새를 날려 서늘한 곳에서 식힌 게 평양냉면의 육수인 것이다.

하지만 이름난 냉면명가들이 실제 그런 식으로 만들진 않는다. 대부분 고기와 채소를 끓여서 만든다. 봉피양도 고기를 쓰는 건 확실하다. 다만 내장도 들어가는지는 확인해보지 못했다. 한가지 분명한 건 평양냉면을 즐길만한 집이 늘어서 기쁘다는 사실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맛객이 9월2일부터 3일까지 <블로그맛집투어>를 떠납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면서 충청권과 전라권 별미맛집을 두루 탐방할 예정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참가문의: <월간외식경영>기획마케팅팀 02-518-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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