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윈나잉우씨는 올해 38살의 버마 사람입니다. 열심히 일해도 한 가족 먹고 살기 힘든 고향을 떠나 한국에 왔고, 두고온 가족들을 생각하며 밤낮 없이 일해온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한국에서 일하며 번 돈으로 가족들을 부양하고 얼마간은 저축도 하면서, 귀향 후 새롭게 시작할 장미빛 미래를 꿈꾸었던 평범한 이주노동자였습니다.

 

하지만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하던 윈나잉우씨는 믿었던 친구의 배신으로 어렵사리 마련한 버마의 집과 재산을 모두 잃고 차마 돌아갈 수도 없는 처지가 되어 고단한 한국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산산이 부서진 꿈의 조각들에 힘겨운 날들이었지만, 윈나잉우씨는 주저앉을 수도 없었습니다. 빚 독촉에 시달릴 가족들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더욱 열심히 일했습니다. 컴퓨터 메인보드나 기계류에 들어가는 파이버(fiber) 자르는 일을 하는 윈나우씨. 그의 작업은 보통은 30~40㎏, 무거운 경우 100㎏에 달하는 파이버를 다루는 일의 반복이었습니다.

 

힘겨운 한국 생활 십 년이 남겨준 무서운 병마

 

2007년 7월 허리에 크게 무리를 느껴 병원을 찾은 이후에도 통증은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아픈 몸을 돌볼 겨를도 없이 윈나우씨는 공장일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 3월 말, 윈나잉우씨는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고단한 노동과 열악한 생활 끝에 얻게 된 윈나잉우씨의 병명은 '척추결핵'입니다. 어찌될 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시간 속에 놓인 윈나잉우씨를 만난 것은 지난 해 5월, 국립의료원에서였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이미 내려앉은 3개의 척추뼈가 신경을 건드릴 수도 있는 위험한 상태이며 신경외과와 흉부외과의 협진이 필요한 크고 복잡한 수술이 요구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윈나잉우씨의 수술을 맡아줄 병원을 찾는 일에만도 다시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오랜 세월 편지와 전화로만 소식을 전하며 그저 잘 있으니 걱정 말라던 남편의 투병 소식에, 심장병을 앓는 아내는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어렵사리 빚을 내 한국에 왔습니다. 십년 전 이별의 순간에 간직된 건장하고 믿음직스러운 모습은 간 데 없이, 머나먼 땅에서 가족을 책임지다 큰 병을 얻은 남편의 부서질 듯 쇠잔한 모습에 아내는 눈물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서울아산병원의 도움으로 윈나잉우씨는 7월에 두 차례의 큰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건강을 회복하는 일보다 3천만 원에 이르는 병원비를 마련해야 하는 걱정에 밤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엄청난 진료비 부담은 회복을 위한 앞으로의 시간들보다 더욱 큰 짐이고 고통입니다. 지병이 있는 아내는 남편 곁을 지키며 막막히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고향의 아이마저 물론 심상찮다는 소식을 듣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가족에게 닥친 현실이 믿기지 않아 자주 눈물바람하는 아내에게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던 윈나잉우씨는 차라리 홀로 견디는 시간이 나을 것 같은 심정입니다. 수술 후 쇠약해진 몸의 회복에만 쏟아도 모자랄 신경을, 엄청난 병원비 걱정에다 자신을 돌보느라 아내마저 쓰러질까 노심초사했던 까닭입니다.

 

 

십년지기 버마 친구, 윈나잉우씨를 도와주세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찾은 윈나잉우씨에게 한국은 희망이 간직된 땅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윈나잉우씨에게 닥친 불행은 너무나 힘겹고 가혹하기만 합니다. 희망을 안고 찾은 한국땅이, 그에게 마지막 삶의 희망을 선사해줄 수 있는 따스한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의 오랜 피땀에 빚지고 있는 우리, 한국인들의 관심과 사랑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건강을 회복해 고향으로 돌아간 훗날의 윈나잉우씨에게, 2008년의 여름이 새로운 삶을 선사한 추억의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십년지기 버마 친구 윈나잉우씨를 도와주세요. 두루두루 어려운 시절이지만, 어렵사리 목숨을 살린 버마 이주노동자를 위해 함께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의 따스한 관심과 도움을 청합니다.

덧붙이는 글 | 부천의 이주노동자 상담소 아시아인권문화연대와 버마행동한국이 함께 윈나잉우씨를 돕고 있습니다. 도움을 주실 분은 032-684-0244 (아시아인권문화연대 http://happylog.naver.com/asiansori.do)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태그:#버마, #이주노동자, #척추결핵, #후원 , #모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