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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소환장을 발부받은 김모씨는 이 초등학생에게 장난감 물총을 쏘게 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지난달 29일 한나라당 광주시당 앞에서 먹물이 든 장난감 물총을 들고 있는 어린이)
 경찰에 따르면 소환장을 발부받은 김모씨는 이 초등학생에게 장난감 물총을 쏘게 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지난달 29일 한나라당 광주시당 앞에서 먹물이 든 장난감 물총을 들고 있는 어린이)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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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물이 든 장난감 물총을 초등학생을 시켜 전경과 의경에게 쏘게 했다는 등의 혐의로 경찰이 전 한총련 의장에게 소환장을 발부해 파장이 일고 있다.

그동안 다른 지역과는 달리 평화집회를 이어오던 광주에서 발부된 첫 소환장이라 촛불집회를 주도해오던 광주전남 비상시국회의는 물론 시민들조차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과 함께 "광주에서조차 공안탄압이 시작된 것 아니냐"며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평화집회 해오던 광주마저 탄압하나... 시민들 "광주를 아직도 모른다"

경찰과 광주전남비상시국회의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30일 대학원생인 전 한총련 의장 김 아무개(30)씨의 집으로 경찰관 두 명을 보내 김씨 부모에게 소환장을 전달했다.

경찰이 소환장에서 밝힌 김씨의 혐의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경찰은 김씨가 전날인 6월 29일 한나라당 광주시당 앞에서 집회를 주도했고, 특히 10명 안팎의 초등학생들로 하여금 당사 앞을 지키고 있던 경찰관과 전·의경에게 장난감 물총으로 먹물을 쏘도록 해 공무집행 방해 혐의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소환장에서 3일까지 출두할 것을 김씨에게 요구했지만 김씨는 출두를 거부했다. 경찰은 김씨가 소환을 거부하자 다음 주에 다시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비상시국회의 한 관계자는 "경찰 스스로 인정하듯 광주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평화집회를 계속해오고 있었다"고 상기시키며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난감 물총으로 퍼포먼스를 벌인 별 것 아닌 일로 소환장을 발부한 것을 보면 광주에서도 촛불을 진압하기 위한 신 공안탄압이 시작된 것 같다"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또 "정권의 지시에 따라 경찰이 광주의 평화집회를 억압하는 것은 광주에 대한 도발로 간주하고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비상시국회의 측은 "오는 5일 광주 금남로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가진 뒤 광주지방 검찰청을 촛불로 포위하는 인간 띠잇기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달이 넘는 촛불집회를 이어오는 동안 광주에서는 경찰과 촛불집회 참가자 간에 단 한 번의 물리적 충돌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평화집회를 보장하는 광주경찰은 다르다"는 칭찬 글이 광주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넘쳐나기도 했다.

경찰이 장난감 먹물총을 쏘게 했다는 이유로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하자 시민 김동길(36)씨는 "지나가는 미국 미친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웃었다. 김씨는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경찰이 그만한 일로 소환장을 발부했다면 광주를 아직도 모른다고 할 수밖에 없다"면서 "1980년 5월처럼 끝장보고 싶으면 더 해보라고 해라"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두 달 넘게 평화스런 분위기를 이어오던 광주가 느닷없는 경찰의 소환장 발부로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먹물이 공무집행을 방해할 정도로 위협적이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사진은 지난달 29일 한나라당 광주시당 앞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장난감 물총을 도로에 쏘는 시민들의 모습)
▲ 바닥을 향한 먹물 든 장난감 물총 경찰은 이들의 먹물이 공무집행을 방해할 정도로 위협적이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사진은 지난달 29일 한나라당 광주시당 앞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장난감 물총을 도로에 쏘는 시민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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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장난감 물총, #소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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