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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광고, 경향·한겨레로 돌려라" 욕설·협박도

 

참 얄궂다. 누리꾼들의 조·중·동 광고주 불매 운동 등을 다룬 <조선일보> 기사 제목만 보면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 때문에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마치 반사 이익이라도 얻는 것처럼 돼 있다.

 

<조선일보>의 이런 기사 제목은 한 중견 건설업체 홍보팀 김아무개(29) 대리가 "'광고효과가 높은 신문에 광고를 계속하자 일부 세력들이 경영기획실, 총무부, 인사부 등 일반 부서의 연락처까지 올려놓고 전화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경향·한겨레 신문에 광고하라고 강요까지 한다'고 말했다"는 기사 내용에서 뽑은 것이다.

 

기사 내용처럼 일부 누리꾼들이 조·중·동에 광고를 한 기업에 항의 전화 등을 하면서 <경향신문>이나 <한겨레>를 언급했을 수는 있겠다. 실제 조·중·동에 광고를 실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오늘의 숙제'(누리꾼들 사이에서 조·중·동 광고주들에 대한 항의 전화 등 불매운동을 실천하는 것을 뜻함)를 한 누리꾼들이 올린 글을 보면 조·중·동에 광고를 실은 기업들에 전화해 "'왜 경향이나 한겨레에는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이미 다른 광고가 잡혀있다고 해서 싣지 못했다'"거나 "다음에 할 계획"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는 내용들도 있다.

 

<경향신문> "<조선>에 손해배상 청구라도 해야할 판"

 

하지만, <경향신문>이나 <한겨레>야말로 사실은 조·중·동 때문에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누리꾼들의 조·중·동 광고주 불매 운동 때문에 조·중·동에 광고를 싣지 않고 있는 기업들이 덩달아 <경향신문>과 <한겨레>에도 광고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들이 <경향신문>이나 <한겨레>에 광고를 하더라도 누리꾼들의 반발을 살 염려는 없다. 하지만 주요 대기업들의 광고가 뚝 끊기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광고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조·중·동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는 딱한 처지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 데도 <조선일보>가 마치 누리꾼들의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이 <경향>, <한겨레>의 이익을 위한 것처럼 제목을 뽑은 데 대해 <경향>과 <한겨레> 관계자들은 "손해배상청구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경향신문>의 한 관계자는 "조·중·동이 왜곡 보도 등으로 누리꾼들의 화를 돋아 결과적으로 신문 전체의 신뢰를 실추시킨 것도 모자라 그나마 어려운 광고 영업까지 더 어렵게 만들어놓은 장본인들이 지금 누구 탓을 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리꾼들의 광고주 불매운동 등으로 광고 수주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조선일보>의 대응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82쿡닷컴 등에 광고주 불매운동 등의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경고 공문'을 보낸 <조선일보>가 18일 아예 한 면을 털어 이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타격 입은 <조선>, 갈수록 날카로워지는 대응

 

그러나 엉뚱하게 <경향신문>과 <한겨레>를 물고 늘어진 것처럼 <조선일보>의 기사를 보면 정작 '핵심'이 빠져 있다. 일부 누리꾼들이 조·중·동 광고주들에 대해 '전화공세'나 '루머퍼트리기'를 통해 영업 방해를 하고 있는 실태 등을 자세히 전한 기사에서 정작 누리꾼들이 왜 그런 '영업방해' 행위를 그렇게 적극적으로 하고 나서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의 이 기사는 주요 제목의 하나로 "신문보도 마음에 안 든다고…일부 네티즌 '광고주 공격'"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하지만 누리꾼들이 그저 '신문보도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광고주불매운동을 나선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기사 내용에도 이런 기사 제목을 뒷받침해줄 만한 근거도 제시돼 있지 않다.

 

또 극단적인 사례들을 잔뜩 적시하고 있지만, 상당수 기업들이 왜 조·중·동에 광고 게재를 중단하거나 주저하고 있는지 하는 점에 대해서도 별다른 설명이 없다. 더구나 광고주에 대한 '무차별 전화공세'나 '사적인 개인 정보의 공개와 유포' 등이 위법적이라고 몰아가면서 관련 법률 조항들을 잔뜩 예시하면서도 정작 소비자운동의 대표적인 모델로서 광고주압박 운동의 측면은 아예 무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조선일보>의 이 기사는 <조선일보>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왜'라는 질문에 대한 궁금증을 전혀 해소해주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 등의 극단적 과격성·위법성을 부각시키고,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독자와 광고주들에게는 자신들이 '피해자'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면서 광고주 불매운동 등에 나서고 있는 누리꾼들에게는 민사상 손해배상은 물론 형사상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 내지 '위협'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광고주들에게는 누리꾼들의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말고 '광고를 내달라'는 무언의 요청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이런 계산이 그대로 먹혀들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조선일보>의 독자들이 <조선일보>의 이런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어줄지 의문이다. 촛불의 민심을 체감하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왜 누리꾼들이 조·중·동 광고주들에 대한 불매운동 등을 펴고 있는지 익히 알고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주요 광고주들도 "같이 맞서 싸우자"는 <조선일보>의 요청에 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업들이야말로 '촛불민심'과 '불매운동'의 함수 관계에 누구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조·중·동 이외에 KBS·YTN 문제 등 언론 이슈가 촛불 정국의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광고주들의 운신의 폭은 극히 좁을 수밖에 없다.

 

자사 보도 외면한 <다음>과 <네이버>에도 분통

 

<조선일보>는 오늘 '조선일보 문제'를 다룬 전면 기획에서 포털 사이트인 <다음>과 <네이버>가 <조선>의 17일자 '단독보도'를 초기화면에 띄우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트렸다.

 

미국에서 광우병 유사 증세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고 아레사 빈슨씨의 사망원인이 '인간 광우병'이 아니라는 미 보건당국의 최종 판명 소식을 17일자 신문에 단독 보도했지만, 포털인 <다음>과 <네이버>가 오전 내내 이를 뉴스 초기 화면에 노출시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뒤늦게 기사를 올리면서도 첫 보도를 한 조선일보가 아닌 다른 매체의 기사를 선택했다"며 의도적 누락가능성을 제기했다.

 

네이버 등 포털의 뉴스 편집에 있어서의 공정성 등에 대한 의문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던 것이다. <조선일보>도 이번에 직접 당해보니까 그 심각성을 체감한 듯하다. 어쨌든 <조선일보>로서는 이래저래 곤혹스럽고, 이리저리 치이는 5월이고 6월이다.

 

그래서일까? <조선일보>는 관련 기사에 대한 문의에 지극히 폐쇄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선>은 오늘 광고주들에 대한 공격이나 선동적인 글을 삭제해달라는 공문을 82쿡닷컴을 비롯해 포털 등 주요 사이트에 보냈다고 밝혔다. 요리·생활 사이트인 82쿡닷컴에 이 같은 '경고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보도한 <오마이뉴스>의 기사 등에 대해 "조선일보가 다수의 인터넷 사이트에 협조공문을 보냈음에도 불구, 주부들이 주로 이용하는 '82쿡닷컴'에만 공문을 보내 압박을 보낸 것처럼 보도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선일보> AD 본부 관계자에게 물었다.

 

기사 문의에도 너무나 폐쇄적인 <조선>의 반응

 

- 82쿡닷컴 이외에 어디 어디에 공문을 보낸 것인가?

"우리가 말할 수 없다. 회사 경영기획실에 물어보라."

 

- <조선일보> 기사에도 AD 본부 관계자가 그 경위를 설명한 것으로 돼 있는데, 또 단순한 사실을 확인하자는 것인데 굳이 경영기획실을 거칠 필요가 있는가?

"우리로서는 말할 수 없다."

 

그래서 경영기획실에 물었다.

 

- 경영기획실에 물어보라고 하는데….

"문서로 보내 달라."

 

- 어디 어디 보냈는가를 확인하자는 것인데 꼭 문서로 해야 하나?

"절차가 그렇게 돼 있다. 처음 해 보는 것도 아닐 텐데…."

 

경영기획실 담당자는 기자 출신이다. 앞으로도 기자를 할 사람이다. 새로운 사실을 하나 배웠다. <조선일보> 기자들은 취재할 때는 항상 '문서'로 먼저 물어보는 모양이다. 간단한 사실 확인까지도.

 

어찌 됐든 그 공문을 구체적으로 어떤 사이트들에 보냈는지 기사에 적시했다면 이런 불편함을 덜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역시 자신의 처지를 변호하는 기사치고는 독자들의 궁금증에 답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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