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물대포의 차가운 섬광이 화살로 날아든

무저항 도시

그대 쓰러진 닭장차 위에

젊음이 낙엽보다 가벼운 십자가로 떨어져도

우린 다시 일어서리

낡은 자판을 눈물로 두드리는

낡은 나도 일어서리

 

같은 밥 먹고 같은 말하던 형제여

내 딸과 내 아들과 내부모와 아내를

방패와 군화로 찢어

신성한 국토를 선혈로 물들게 하는

너희는 누구냐.

 

33개월 군대 생활로 국가에 충성을 바쳤던 내가

부끄럽구나, 할 말이 없구나

그대 선혈로 물든 이 땅

참여할 수 없는 변방의 산골에서

눈물과 한숨의 변명밖에 널어놓을 수 없는

아픔이여

 

난 바다 위의 폭풍으로

갈 길 잃은 등대여

저 피 끓는 함성을 낡은 대포로 막으려 하지 말라

수 십 만 촛불 아래

아직 불 지피지 않은 수백만 양초도

이 가슴에 살아있다네


태그:#산골짜기에 핀 노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