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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방위훈련

 

 달마다 한 차례씩 민방위훈련이 벌어집니다(1,2,7,12월은 하지 않으니 모두 여덟 번). 민방위훈련이 벌어지면, 집에 들어앉아 있어도 귀가 따가울 만큼 앵앵거리는 소리가 온 거리에 울려퍼집니다. 시골에서 지낼 때에는 민방위훈련이란 있지도 않았습니다만, 도시로 삶터를 옮기고 나서 다시금 민방위훈련 앵앵 소리로 달마다 귀가 따갑습니다.

 

 앵앵 소리가 길거리에 울려퍼지면, 제복을 갖춰 입은 사람들이 호루라기도 불고 막대기도 휘두르면서 자동차가 다니지 못하게 막고, 사람들도 움직이지 말라고 막습니다. ‘훈련을 실전처럼’이라는 말이 있듯이, 관청에서 나와 감독하는 이들은 ‘통제에 따르지 않는 사람’들한테 삼십 분, 또는 한 시간만 참고 기다리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분들 말마따나, 전쟁이나 재난이 터질 때를 미리 헤아리며 이와 같은 훈련을 받는 일이란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처럼 남과 북이 갈라져 있고, 서로서로 군대힘을 키우는 가운데 나라밖 군인을 잔뜩 제 나라 한복판에 모시고 있는 형편에서는.

 

 바깥 나들이를 하면서 민방위훈련과 겹치는 일은 드뭅니다. 그래도 더러더러 겹치기도 해서, 길을 걷다가 막아서는 제복 입은 아저씨와 부대낍니다. 이때 저는 막거나 말거나 그냥 제 갈 길을 갑니다. 그러면 제 차림새를 보고 ‘관광 온 외국사람인가?’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고무신을 보며 ‘시골에서 온 어리숙한 놈인가?’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며, ‘외국사람이든 시골사람이든 도시에 머무는 동안에는 도시법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열 해쯤 지난 일입니다만, 서울 이문동에서 신문배달을 하며 먹고살던 때, 신문 달삯을 거두려고 부지런히 자전거를 몰며 골목길을 누비는 동안에 민방위훈련 앵앵 소리가 울려퍼진 적이 있습니다. 이때에도 관청에서 나온 제복 입은 아저씨가 막아서기에, “신문배달해야 해요!” 하고 빽 소리를 지르니, “그럼 가 봐” 하며 보내 주었습니다.

 

서너 해쯤 앞서, 충주에서 살면서 자전거를 타고 서울까지 나들이를 왔을 때, 예닐곱 시간을 달려 온몸에 힘이 거의 다 빠진 채로 아현동에서 이대 앞을 넘어갈 무렵, 민방위훈련 앵앵 소리를 만났습니다. 이때에도 제복 입은 아저씨가 “어이, 멈춰, 거기 뭐야!” 하고 소리치기에, “자전거다! 오르막에서 길 막지 마, 힘들어 죽겠는데!” 하고 꽥 소리를 지르고 지나갔습니다.

 

 서울 홍제동 선배네에 들러서 하루밤 묵고 인천으로 돌아가려던 길, 때마침 민방위훈련 앵앵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코앞이 전철역인데, 전철역으로 가는 길을 다 막아서고 있는 제복 입은 아저씨들. ‘젠장, 뭐야?’ 하고 속으로 생각하다가는, 발걸음을 골목 안쪽으로 바꾸어, ‘하는 수 없군. 헌책방 나들이라도 하며 시간을 보내야겠네’ 하고 생각합니다.

 

 

 저와 옆지기가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인원 통제에 묶이지 않고 움직이니’ 뒤에서 호루라기 소리가 들립니다만, 아랑곳하지 않고 헌책방 〈대양서점〉 2매장으로 들어갑니다. 우리를 잡고 싶으면 아저씨도 헌책방으로 따라 들어오거나 말거나.

 

 (2) 인천을 말하는 책을 서울에서

 

 가방을 걸상 옆에 내려놓습니다. 사진기를 꺼내고, 빈 종이잔을 얻어 물 두 잔을 마십니다. 속을 비우고 기지개를 켭니다. 책방 아저씨와 안부 인사를 주고받습니다. “요즘 어떠세요?” “늘 그렇지요.” 늘 되풀이되는 똑같은 인사입니다.

 

골마루 모습과 책시렁 모습과 꽂힌 책 모습을 사진에 담습니다. 늘 보고 있으며 늘 찾아오는 곳이지만, 저로서는 늘 보는 이곳 헌책방에서 새로운 사진거리를 얻습니다. 날마다 새로운 책이 조금씩 들어오고, 날마다 새로운 책이 꾸준히 팔리기 때문에, 오늘 모습과 내일 모습이 똑같지 않으니, 이 다른 모습만 담는다고 해도 끝이 없습니다만, 책꽂이를 채우고 있는 다 다른 책들이 다 다르게 풍기는 느낌과 이야기가 제 사진에 새로움을 담아 준다고 생각합니다.

 

 《김동석 평론집》(서음문화사,1989)을 뽑아듭니다. 얼핏설핏 이름을 들은 듯도 하지만 잘은 모르겠고, 문학평론을 말하는 책 같은데 어떤 책인가 적잖이 궁금합니다.

 

.. 수필은 별 문제이지만, 군은 경성 인천 간을 16년 간이나 기차 통학을 하고 대학에서는 법과를 집어던지고 문과로 전향하야 영문을 전공했지만 영어보다 일본말보다 무엇보다 조선말을 사랑하고 능숙하였다. 나는 그를 관찰컨대 16년 간의 기차 통학에서 과학을 배우고 의지력을 닦고, 인천 해변가에서 시 정신을 길르고 ..  (머리말/배호)

 

 1950년에 북으로 넘어갔다고 하는 김동석 님. 이분 발자취를 헤아리기는 쉽지 않을 듯합니다. 다른 월북문인처럼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한편, 이분이 문학과 평론을 펼치던 인천이라는 곳에서도 그다지 빛을 못 받고 있으니까요. 다만 한 가지, 이분 책에 머리말을 써 준 분(1947년에 쓴 머리말이 아닐까 싶은데) 이야기를 엿본다면, 김동석 님은 열여섯 해라는 세월을 인천부터 서울까지 기차를 타고 오가면서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이 책에서는 이러한 ‘기차통학 이야기’는 없는데, 고유섭 님이 남긴 ‘기차통학 이야기’를 빼놓고, 이때 이야기를 찬찬히 헤아려 볼 수 있는 글이 얼마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들한테는 그 옛날 일제강점기 때 ‘인천-서울 통학생’ 발자취를 더듬어 보기도 어렵지만, 2000년대 오늘날 ‘인천-서울 통학생’ 발자취도 더듬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 날마다 수십만에 이르는 사람들이 인천과 서울을, 또 부천과 서울을, 또 수원과 서울을, 또 얀양과 서울을, 또 안산과 서울을, 또 군포와 서울을, 또 구미와 서울을, 또 의정부와 서울을 오가고 있습니다. 고양에서, 성남에서, 용인에서, 광주에서, 이천에서 서울을 오가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을까요.

 

그런데 이들 수많은 ‘통학생’과 ‘통근생’들 힘겨움과 고달픔은 얼마나 이야기로 남겨지고 있을는지요. 글로, 그림으로, 사진으로, 우리들은 얼마나 남기고 있을는지요. 출퇴근길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붐빔은 장난이라고 느껴지던 지난날 ‘인천-서울 지옥철’을 날이면 날마다 진땀 빠지게 겪었던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데, 이들 가운데 얼마나 이러한 애달픔을 이야기로 남겼을는지요.

 

 

 《김양수-인천개화백경》(화인재,1998)이라는 책이 보입니다. 어느덧 열 해나 묵은 책인데, 이와 같은 책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아니, 있는 줄 알았어도 그다지 손길이 안 가지 않았으랴 싶습니다. 1998년에 나온 책이나, 책이름을 죄 한자로 적고, 책에 실린 이야기도 그다지 내키지 않습니다. 가만히 보면, 이런 책은 지역 역사를 어느 한쪽 눈으로만 본다든지 치우쳐 있다든지 깊이가 얕다든지 사회를 찬찬히 꿰뚫지 못한다든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인천을 말하는 책이 드물고 인천 문화가 제힘을 못 내며 고유성을 잃는다고 하더라도 쉬 손이 안 가게 됩니다.

 

.. 이와 같이 60년대 중반부터 인천의 공업이 눈부신 변천을 가져오게 된 것은 그 무렵부터 우리 나라가 고도 성장을 목표한 산업시설의 본격적인 건설에 매진하여 공업화 추진에 휘말린 때문이기도 했지만, 인천 지역에서의 공업단지 조성으로 인한 요인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하겠다. 그리고 수도 서울의 관문이기도 한 인천은 1974년 국제 수준의 항만 건설이 이루어짐으로써 임해공업 도시로의 개발을 본격화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에 도달한 것이었다. 더구나 1967년에 개통을 본 경인고속도로와 전력개발 사업으로서 인천화력과 경인에너지의 건설 등, 생산 기반의 확충은 1966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한국수출산업공단, 제4ㆍ5ㆍ6단지와 제재공업단지, 기계공업단지, 인천지방공업단지, 금호실업주안수출단지 등 160만 평에 달하는 공업단지의 조성을 실현시킴으로써 인천의 공업화를 가속화시키게 되었다 ..  (75쪽)

 

 그렇지만, 이러한 책도 있기 때문에 ‘오늘날 인천은 어떤 곳인가?’ 하는 물음에 풀이글을 달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난날 발자취는 지난날 발자취대로, 또 이런 사람 생각과 갈무리는 이런 사람 생각과 갈무리대로 차곡차곡 쌓으면서 한 나라나 겨레나 동네 이야기를 뭉뚱그릴 수 있으리라 봅니다.

 

.. 1963년 현재 인천의 도시계획 용도 지역표를 살펴보면 공업 지역의 면적이 47,036㎢로 도시 구역 면적의 14.4%를 차지하여 도시 구역에서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민 지역의 46,250㎢보다 더 넓다. 특히 도시 한가운데인 주민 지역 내에 자리잡고 있는 각종 기업의 공장들을 단지조성으로 유치하려면 더 많은 공업용지의 확보가 필요한 것이기에 다가오는 2001년까지는 66%가 늘어난 78㎢로 공업단지를 늘려가기로 목표삼고, 적어도 시 지역 면적의 23.5%를 할당하기로 되어 있다. 현재 공단 외에도 도시 주변 지역인 송현동, 만석동의 대한제분, 한국유리, 대성목재, 동일방직, 대우중공업, 인천제철 등이 그 위용을 과시해 주고 있는가 하면, 학익동에서 송도 방면으로 나가면서 한농과 한불화학, 동양화학이 임해공장의 표본 구실을 해 보이고 있다 ..  (75∼76쪽)

 

 인천에는 공장이 무척 많습니다. 철길도 일찍부터 놓였고 서울로 가는 길도 일찌감치 닦였습니다. 경인고속도로는 구부정하게 휘어 있습니다. 고속도로임에도 휘어져 있는데, 이 까닭은 인천에 깃든 수많은 공장하고 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공장으로 재료를 실어나르고, 공장에서 다 만든 물건을 곧바로 서울로 보내고.

 

 

 먼 옛날에는 전국에서 서울로 실어나르는 곡식이 인천에 모여서 서울로 들어갔다면, 가까운 옛날에는 전국에서 긁어모은 곡식이 인천에 모여서 일본으로 실려나갔습니다. 아직까지 인천 옛 도심지에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곡식을 빼가기 앞서 곡식섬을 쟁여두고 있던 붉은 벽돌 창고’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이 붉은 벽돌 창고를 익히 보아 왔고, 이 창고에 얽힌 이야기도 익히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때나 이제나, 이러한 건물은 한 번도 문화재로 뽑힌 적이 없고, 또 지난 우리 아픈 생채기를 돌아보도록 쓰이는 일도 없습니다. 사진으로나마 찍어 놓는 사람은 있을는지? 사진조차 남기지 않고 재개발이니 뭐니 하며 싹 허물어버리면, 교과서에 적히는 ‘일본으로 곡식 빼앗아 갔다’는 한두 줄짜리 지식을, 이 나라 아이들은 얼마나 살갗으로 되새기면서 돌아볼 수 있게 가르칠 수 있을는지?

 

 

 (3) 사진이 담긴 책

 

 《한국사진기자회 엮음-사진저널리즘과 사진기자》(해뜸,1987)라는 책이 보입니다. 집에 한 권 가지고 있지만,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사진책 자료이기 때문에, 겹으로 두어야겠다고 생각하며 골라듭니다.

 

.. 이와 같은 사진 판매 제도는 영국 내 모든 지방신문에서 시행되고 있었는데, 독자들에 대한 서비스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사진을 상품화하여 가격을 형성해 거래가 이뤄짐으로써 일반적으로 인식되어 있는 사진에 대한 재료대 및 수고료 개념으로서의 거래가 불식되게 되어 있었다. 흔히 독자들로부터 신문에 게재된 사진의 구입 요청을 받고도 사진 판매 제도가 확립되어 있지 않아 제공을 거절한다든가 무료 제공 하는 등의 불합리한 경우를 고려할 때, 이와 같은 제도는 우리 나라에서도 필연적으로 시급히 이뤄져야 할 일이다 ..  (119쪽/조선일보 이병훈)

 

 잠깐 책을 덮고 생각합니다. 저로서는 소중하다고 느끼는 책이나 자료인데, 저 아닌 다른 사람들은 이러한 책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조금이나마 하기는 할까 하고. 그냥 ‘옛날 책이네?’ 하면서 ‘그런 책 봐서 뭐하지?’ 하고 처음부터 아예 안 거들떠보지는 않는가 하고.

 

 인천에서 꾸리고 있는 제 ‘사진책 도서관’에 찾아오는 사진쟁이들은 《사진저널리즘과 사진기자》 같은 책은 아예 만지지도 않습니다. 그러면 그분들이 이러한 책을 읽었기 때문에 안 만지느냐, 또는 이러한 책에 담긴 이야기는 자기 깜냥으로는 아주 눈높이가 낮다고 느끼기 때문에 안 만지느냐, 또는 자기는 사진기자도 아니고 사진저널리즘에는 마음을 안 쏟으니 재미가 없다고 느끼느냐 …….

 

 〈대양서점〉 아저씨가 《최병덕-세계 걸작 누우드 사진》(가진과평론사,1979)이라는 책을 집어 주면서, “이 책 있어요?” 하고 묻습니다. 있는 책인가? 글쎄, 최병덕이라고 하는 분 사진 세계를 썩 내켜 하지 않고, ‘걸작 누우드’에도 아무 마음이 없습니다만, 애써 건네주시는 책이기에 함께 골라들고 책값을 셈합니다.

 

.. 그런 의미에서, 누우드는 남성만을 위한 예술품이라 해도 이치에 그리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여성도 목석은 아니므로 자기 나름의 감응을 일으킬 테지만, 그것은 만성이 성과의 관련하에 느끼는 성의 찬미 따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D.H.로렌스가 젊은 처녀의 싱싱함을 ‘봄에 나무에 물이 오르는 것’에 비유한 바 있지만, 젊은 여인의 몸에 깃든 아름다움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결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젊은 여체가 풍기는 아름다움은 생명이 꿈틀거리는 아름다움이요, 자자손손 영구히 남성을 동경의 도가니에 몰아넣는 신비한 매력이요, 본질적으로는 종의 보존의 섭리를 비장한 본능적인 아름다움이기도 하다 ..  (18∼19쪽)

 

 저는 이렇게 말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핑계(어려운 말로는 ‘자기 합리화’)를 대는 사람들이 참 싫습니다. 이런 말도 말이라고 읊조리는 사람들이 참 딱합니다. 이러니, 이런 사진쟁이들 삶과 사진밭은 늘 좁은 우물이고, 이 우물에서 헤어나올 생각이 없는 한편, 이 우물에 들어오지 않으면 ‘작가’도 아닌듯 저희끼리 파벌을 만들고 뭐를 하고들 하셨을 테지요.

 

 《중앙국민학교 16회 졸업사진책》(4294)을 집고, 《강병두 사진전 안내책자 : 꿈을 찾는 사람들 2》(2008)과 《이상영 사진전 안내책자 : 뉴타운》(2007)을 집습니다.

 

 

 (4) 훈련은 끝나다

 

 책값을 셈하고 밖으로 나옵니다. 민방위훈련은 끝났습니다. 길거리는 다시 차들로 시끄럽고, 거님길에도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한 짐 되는 책이 담긴 가방을 영차영차 메고 지하철 나들목으로 들어갑니다. 옆지기가 뒷간에 가고 싶어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들어간 구멍 둘레에는 뒷간이 없습니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는 뒷간이 한 군데에만 있는데, 한쪽에 치우쳐 있어서, 여기까지 가려면 한참 걸어야 합니다. 더구나, 여기로 건너가려면, 표를 끊고 들어와서 표를 끊고 나가야 하는 밖으로 가야 합니다. 한두 사람이 드나드는 전철역이 아니건만, 뒷간 놓는 마음씀은 아주 가난합니다.

 

 건물마다 ‘건물에 깃든 사무실과 건물을 드나드는 사람’ 숫자를 헤아리며 뒷간을 마련합니다. 지하철역도, 이 지하철역을 드나드는 사람을 헤아리며 뒷간을 마련해야 할 테지요. 그러면, 여기에는 얼마만큼 놓아야 할까요.

 

 가만히 보면, 지하철역은 뒷간 숫자도 모자라고, 다리쉼을 하며 앉아서 차를 기다릴 걸상도 모자랍니다. 걸상 하나 마련해 놓는 데에는 돈이 얼마 안 들텐데. 멋들어진 걸상까지 놓지 않아도 되니까. 되도록 더 많은 사람이 다리를 쉴 수 있도록 해 주면 되니까. 정 돈이 걱정이 되면, ‘걸상 놓는 기업 후원’을 받아서, 걸상을 놓는 업체에서 자기 광고글을 걸상에 새기도록 해 주면, 다들 줄을 서서 걸상을 놓겠다고 덤빌 텐데.

덧붙이는 글 | - 서울 홍제동 〈대양서점〉 / 02) 394-2511 
 http://cafe.naver.com/daeyangbook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http://hbooks.cyworld.com


태그:#헌책방, #대양서점, #홍제동, #민방위훈련,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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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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