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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햇살에 기분까지 상큼해진 오늘 오후(5월 17일), 한강 난지캠핑장에 다녀왔습니다. 친한 친구의 생일 파티 명목이었지만 바쁜 학교생활과 직장생활로 인해 쉽게 모이기 힘든 친구들의 친목도모 성격이 더 컸죠.

출발하기 전, 신촌에서 장을 보고 콜밴을 불러 난지캠핑장으로 향했습니다. 얼마 전 인기 프로그램 <1박 2일, 난지도편>을 본 후라 그런지 더욱 설레더군요. 강변북로를 타고 오후 여섯시쯤 난지캠핑장에 도착했습니다. 주말이고 날씨도 좋아 많은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밖에서 볼 때 빈 자리가 없어 보일 정도로 많은 인파로 붐볐습니다.

복불복과 연날리기

3천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니 일단 많은 연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 역시 MBC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했습니다(최근 방송에서 두 커플이 연날리기를 하는 장면이 방영되었습니다).

어렵사리 자리를 잡고 취사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남자 셋, 여자 셋이었기 때문에 <1박 2일>처럼 복불복을 하기로 했습니다. 가위 바위 보로 세 명은 채소를 씼고, 필요한 물품도 사오고, 식탁 정리도 해야 했습니다.

나머지 세 명은 준비가 다 될 때까지 가만히 앉아  휴식을 취했습니다. 준비해 간 고기를 굽기 위해서 그릴이 필요했는데 12000원을 내고 사무소에서 대여를 했습니다. 그릴을 빌리는 김에 2000원을 내고 텐트도 대여했습니다. 그릴과 텐트가 있으니 어느 정도의 구색이 갖춰지더군요.

본격적으로 고기를 굽고 새우,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 가지고 간 음식 대부분을 그릴 위에 올려놓고 둘러서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야외라서 그런지 한강의 풍경 때문인지 음식 맛이 기가 막히더군요. 어느 정도 배가 불러오니 주변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수많은 텐트 밑에 둘러 앉아 고기를 굽고 게임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서울이라는 사실이 잠시 잊혀질 정도로 새로워 보였습니다. 어린 자녀를 둔 가족부터 대학생 동아리 모임까지 여러 형태의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난지 캠핑장의 넓은 규모 덕분에 크게 혼잡하지 않고 자유롭게 자리를 펴고 휴식을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고전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숨바꼭질'을 하니 어린 시절로 되돌아 간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 친구가 이번에 25번째 생일을 맞았으니 십 수 년 전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해야겠네요.

어느 덧 시간이 흘러 11시가 되니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접고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어린 아이들처럼 뛰어 놀았던 우리도 자리를 정리하고 입장시 구입한 쓰레기봉투를 이용해 깨끗이 치우고 텐트와 그릴을 반납했습니다.

자율성과 책임의식

처음 입장부터 퇴장까지 별다른 관리 요원의 제재가 없어 최대한의 자율이 보장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곳곳에는 치우지 않은 쓰레기들이 남아있어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책임의식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또 다른 아쉬움은 캠핑장 내 매점에서 파는 물건들의 가격이 시중 가격보다 비싸다는 점이었는데요. 캠핑장 내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일 수도 있지만 아쉬운 건 아쉬웠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또 한 번의 난감한 상황을 또 맞았는데요. 오후 10시 이후 난지도까지 오는 버스가 끊겨 상암 월드컵 경기장까지 걸어가거나 아니면 운 좋게 캠핑장 내에 다른 손님을 내려주는 택시를 잡아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캠핑장 사무소에서 조금만 신경을 써 셔틀버스를 운행하거나 버스 운행시간을 연장한다면 난지 캠핑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은 편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비록 <1박 2일>처럼 1박은 하지 못했지만 재미만큼은 그 프로그램에 뒤지지 않게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주말 오후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난지 캠핑장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요?


태그:#난지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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