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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좋아지려면 많이 읽어라!'

'어떻게 하면 성적이 오를까?', '어떻게 하면 업무 능력이 향상될까?' 누구나 한 번쯤 품어보는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해외 연구진이 사람의 두뇌 능력, 이른바 '뇌력(腦力)'과 책 읽기의 밀접한 상관 관계에 대해 검증된 데이터를 내놓은 것.

일본 도호쿠 대학 미래과학기술 공동연구센터의 가와시마 후토시 교수(뇌과학 전공)는 최근 "독서가 두뇌를 활성화시켜 결과적으로 두뇌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내용의 연구 논문을 뇌과학 관련 국제 학회에 발표했다. 사진은 일본 도쿄 소카초등학교의 사서 모리타 사치코 씨(왼쪽)가 저학년 학생에게 책을 읽어주는 장면.
▲ "책을 많이 읽으면 지능지수 향상" 일본 도호쿠 대학 미래과학기술 공동연구센터의 가와시마 후토시 교수(뇌과학 전공)는 최근 "독서가 두뇌를 활성화시켜 결과적으로 두뇌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내용의 연구 논문을 뇌과학 관련 국제 학회에 발표했다. 사진은 일본 도쿄 소카초등학교의 사서 모리타 사치코 씨(왼쪽)가 저학년 학생에게 책을 읽어주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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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도쿄 민간교육연구소에서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초등학생 10명에게 동화책을 2분간 소리내어 읽게 한 뒤 기억력 검사를 시행한 결과,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때보다 10~20%나 기억력이 증진됐다는 구체적인 데이터가 나왔다.

이 실험을 주도한 도호쿠 대학 미래과학기술 공동연구센터의 가와시마 후토시 교수(뇌과학 전공)는 "독서가 두뇌를 활성화시켜 결과적으로 두뇌 능력을 향상시킨 것"이라며 이같은 연구 논문을 뇌과학 관련 국제 학회에 발표했다.

가와시마 교수가 '독서의 무한한 능력'에 주목하는 데는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된다. 가와시마 교수는 학생들에게 '내일 할 일을 생각한다', '트럼프 게임을 한다', '책을 읽는다', '음악을 듣는다' 등 100종류 이상의 과제를 준 뒤 fMRI(기능적 핵자기공명 영상법)로 뇌 내부 자장의 미세한 변화를 관측했다(뇌가 활발하게 움직이면 그 부분이 모니터 화면에 붉은 색으로 나타난다).

그 결과 책을 읽을 때 놀라울 만큼 광범위한 부위에 걸쳐 빨간색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내일 할 일을 생각한다'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었고 '트럼프 게임을 한다'는 과제 역시 뇌가 이렇다 할 변화를 보이지 못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 치매 노인에게 하루 20분 간 '읽기·쓰기·계산' 과제를 부여했다. 그 결과 대상 노인들이 더 이상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기저귀를 차거나 하는 일이 없어졌고, 사람을 알아보고 일상적인 대화를 훨씬 자유롭게 구사한다는 효과가 발견됐다.

가와시마 교수는 "책을 읽으면 주의력, 창조성, 사람다운 감정,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  등과 깊은 관련이 있는 뇌 부위인 전두전야(前頭前野)가 활성화 된다"고 밝혔다. 개나 고양이에는 이 전두전야가 없으며, 원숭이는 조금 밖에 없다. 또 이곳이 발달되지 않거나 손상될 경우 성인이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하거나 감정 통제가 안 된다.

미국의 신경학 권위지인 뉴로지는 최근 '책읽기가 공해나 독성 물질로 인한 인체의 피해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납 주조 공장 등 독성 물질에 노출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신경계 손상이 적었으며 기억력과 집중력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독서하면 공해로 인한 인체 피해 줄어" 미국의 신경학 권위지인 뉴로지는 최근 '책읽기가 공해나 독성 물질로 인한 인체의 피해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납 주조 공장 등 독성 물질에 노출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신경계 손상이 적었으며 기억력과 집중력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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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검사에서 책을 읽을 때 뇌가 빨간색을 띠는 것은 독서가 두뇌 전체에 흐르는 피의 양을 늘리고 혈류의 속도를 빠르게 하기 때문이다. 책읽기는 특히 두뇌의 전두연합령(이마 바로 뒤의 두뇌부분)과 측좌핵을 활성화시킨다. 이 부분은 사고력, 판단력, 창조력과 같은 정신운동을 통제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책읽기는 뇌를 훈련하고 연마하는 가장 저렴하고 효율적인 활동인 셈이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이 흔히 빠져드는 게임이나 인터넷은 어떨까. 결론은 책읽기와는 정반대로 두뇌 활동을 향상시키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일본 뇌신경 과학계의 권위자인 모리 아키오 교수팀의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모리 아키오 교수는 2002년 여름 장시간 게임이나 인터넷에 몰두하는 행동의 위험성을 알리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게임을 매일 2~7시간 하는 아이의 경우, 뇌활동 상태를 나타내는 뇌파가 전두전야에서 거의 감지되지 않았다. 즉 뇌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모리 교수는 이런 뇌를 '게임뇌'라고 명명했다. 게임뇌는 감정을 통제하는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고, 이성을 잃기 쉬우며 집중력도 저하된다. 실제로 일본의 6~29세 사이 남, 녀 2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 정도가 게임뇌의 특징을 보였고, 이들은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신경질을 자주 부리거나 친구와 사귀기도 힘들어 하는 등 자각 증상을 호소했다.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몰두하는 게임이나 인터넷 서핑은 겉으로 보기에 활발한 두뇌 활동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보여도, 정작 두뇌 활성화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독서마을'로 소문난 일본 이바라기현 다이고 마치에 사는 후지타 유키코 양(10)이 "책을 날마다 한 권씩 읽었더니 한자 어휘 실력도 늘어나고 성적도 올라갔다"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일본에서는 최근 '책을 읽으면 두뇌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 "책 읽었더니 성적도 올랐어요." '독서마을'로 소문난 일본 이바라기현 다이고 마치에 사는 후지타 유키코 양(10)이 "책을 날마다 한 권씩 읽었더니 한자 어휘 실력도 늘어나고 성적도 올라갔다"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일본에서는 최근 '책을 읽으면 두뇌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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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독서는 인체의 신경계통에도 좋다는 미국 의학계의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의 신경학 권위지인 뉴로지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책읽기가 공해나 독성 물질로 인한 인체의 피해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 납 주조 공장 등 독성 물질에 노출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신경계 손상이 적었으며 기억력과 집중력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책읽기로 신경계에 흐르는 혈액량과 혈류의 속도가 증가해 독성 물질이 혈관계에 끼지 않고 몸밖으로 신속히 배출되는 것을 돕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막힌 하수도에 고압의 물을 주입하면 시원스레 뚫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처럼 독서가 두뇌회전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일본 과학계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일본 히타치 제작소 기초연구소의 고이즈미 히데아키 연구장은 두뇌 속의 혈류 변화를 바탕으로 뇌 활동을 측정하는 광(光) 포토그라피 장치를 개발, 책 읽을 때 뇌기능이 활성화되는 과정을 연구 중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읽고도 책을 읽지 않으면 정말 슬픈 일입니다. 독서는 국가 경쟁력과도 연결됩니다. 책을 읽읍시다! 책을!



태그:#책, #독서, #서적, #일본, #두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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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글쓰기 전문가. 스포츠조선에서 체육부 기자 역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등에 글을 씀. 경희대, 경인교대, 한성대, 서울시립대, 인덕대 등서 강의.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 받은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 연구'가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게재.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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