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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아래 전사모)은 오는 5·18광주민주항쟁 기념일에 맞춰 교육과학기술부에 고등학교 교과서 내용의 수정을 요구하는 '이의제기서'를 낼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전사모는 3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지난 15년간 정치적으로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삼 전 대통령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 때까지 '역사가 왜곡되었다'고 보고 있는 것.

 

이 단체는 "5·18에 대한 잘못된 역사적 진실을 교과서에 수록하여 자라나는 대한민국의 순수한 어린이들에게 주입식 교육을 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 각하에 대한 역사적 진실을 오도하여 그의 명성과 업적을 비하하는 단체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단체는 "전두환 전 대통령 각하의 명예를 반드시 회복할 것이며 그분의 명예를 거짓된 진실로 실추시킨 무리들을 응징할 것"이라면서 "왜곡된 사실과 허구성 있는 만화·영화 같은 내용을 가지고 각하의 업적을 폄하하는 무리들에게 이제부터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사모는 5·18에 맞춰 오는 16일 교육과학기술부에 교과서 수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의제기서'를 교육과학기술부에 보내기로 했다.

 

황인오 전사모 사무국장은 "우선 수정을 요구할 교과서는 고등학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이며, 구체적인 수정 내용은 아직 밝힐 수 없고 이의제기를 할 때 공개하겠다"면서 "이의제기를 하기 위해 초·중·고등학교의 교과서를 검토했다"고 말했다.

 

"대응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하지만, 역사인식 차이"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영만 Corea평화연대 대표는 "정상적인 상식의 사고구조를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대응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5·18에 대한 판단은 이미 대한민국 사법부에서 내렸다. 교과서 내용이 왜곡되었다면 대한민국 사법부를 부정하는 것이다. 5·18은 중요한 역사이기에 당연히 교과서에 실어야 한다. 전사모는 대한민국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를 그만 두어야 한다."

 

김궁배 전교조 경남지부 정책실장은 "주관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특정 단체의 자유이거나 권한일 수 있지만, 사회적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전사모는 신중한 자세를 가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창덕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도 "독재자든 누구든 특정인을 존경하고 따르는 것은 자유다"면서 "역사 인식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인데, 전사모가 그렇게 한다고 해서 국가정책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상임공동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해방 이후 제대로 된 역사관을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에 독재자를 옹호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면서 "국가적으로 올바른 역사를 계승해 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사모가 바라는 대로 되지도 않겠지만, 전사모가 교과서 내용을 거론하고 나선다면 오히려 우리 사회에서 잘못된 역사를 다시 환기시키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전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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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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