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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 연록 녹차 향기 찾아 지난 주말(27) 야생녹차를 수확하는 하동 개치마을 야산을 찾아 갔습니다. 녹차를 수확한지 열흘이 지났지만 부드러운 녹차 잎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구경 한번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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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진강물이 시원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강줄기 따라 도로 양쪽으로 일렬 나란히 서있는 백리 벚꽃 나무는 초록에 물들어 시원한 나무터널을 만들었다. 지난 3월엔 순백의 눈부심으로 숨 막힐 듯 감동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더니, 오늘(27일)은 초록녹음 속에 착찹한 기분마저 느끼게 한다.

넓게 펼쳐진 부드러운 모래위로 흐르는 강물이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 섬진강 넓게 펼쳐진 부드러운 모래위로 흐르는 강물이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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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꽃 가슴 부여안고 차가운 강바람 이기고 새 봄을 제일 먼저 알려주었던 매화나무에는 제법 살찐 매화가 토실토실 열려있다. 하동 화개장터를 향하던 길. 박경리 선생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로 잘 알려진 최참판 댁의 넓은 들판을 지나기 전, 개치마을 산기슭에서는 야생 녹차 수확으로 아낙네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하동은 차의 시배지이기도 하다. 신라 흥덕왕 3년(서기 828년) 당나라에서 돌아온 사신 김 대렴 공이 차 종자를 가지고 오자, 왕이 지리산에 심게 하였다고 한다. 지금의 쌍계사가 있는 성문리다. 지금도 천여 년이 넘은 녹차나무가 있다고 한다.

멀리 섬진강이 바라다 보이는 개치마을 야산 녹차 밭
▲ 개치마을 녹차 밭 멀리 섬진강이 바라다 보이는 개치마을 야산 녹차 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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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밭으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조금 오르자 비탈진 산기슭에서 녹차를 수확하는 아낙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멀리 섬진강의 하얀 모래와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 한눈에 들어온다.

녹차 나무 끝에 달린 새순이 섬진강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에 하늘거린다. "똑똑" 녹차 잎사귀 따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린다. 녹차 한 그루 한 그루마다 세심하게 녹차 잎을 따내려가는 아낙의 섬세한 손놀림에 작은 리듬이 살아난다.

여린 '세작' 녹차 잎 따기
▲ 녹차 잎 따기 여린 '세작' 녹차 잎 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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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한 녹차
▲ 녹차 수확한 녹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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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잎이라고 아무 잎이나 따는 것이 아니고 여리고 작은 연녹색 잎을 채취한다고 한다. 여린 잎 중에도 가지밑동을 똑똑 따는 것이 아니라 잎 중간 부분을 잡고 떨어지는 부분만 따야 녹차로 만들기 좋다고 한다.

여린 녹차 새순
▲ 녹차 여린 녹차 새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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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잎이 좋은 잎이에요."
"일찍이 딴 차는 '우전'이고 요즘에는 '중작' '세작' 차가……. (녹차 잎이) 크면 세작 중작밖에 되지 않고 이렇게 아주 끄트머리 따면 '우전'이요."
"아주 어린잎이 '우전' 차거든요"
"지금은 (녹차 잎이) 커가지고 '세 작차' 밖에 안 돼요."

이순달(죽향다원)씨는 녹차를 수확한 지가 벌써 열흘이 지났다고 한다. 지금 채취하고 있는 녹차는 '세작'차라고 한다. 추운 겨울을 지내고 이른 봄 새순이 돋은 잎을 '우전녹차'라고 부른다고 한다. 녹차 중에 최고 좋은 차라고 한다.

"녹차 많이 드세요, 특히 대밭녹차는 더 좋아요"

어린 시절부터 녹차를 즐겨 마셨다는 배금자(70) 할머니는 "녹차 많이 드세요. 녹차 여기는 약(농약)도 안 치고 참 좋습니다. 여름에 물 끓여 놓으면 안 쉬요" "일주일 놔두고 먹어도 안 쉽니다" "보리차니 옥수수는 다반이 쉬 부리는데 요건 안 쉽니다" 끓여 놓고 먹으면 시원이 좋습니다" 한다.     

옛날 약이 귀한 시절 때부터 늘상 녹차를 먹어 지금까지 병치레 한 번 하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고 계신다고 녹차 자랑이 대단하다.

1헥타르 조금 넘은 대나무 숲에 조성된 녹차 밭이다. 햇볕이 잘 들지 않은 대나무 숲에서도 녹차는 잘 자란다고 한다. 뿌리를 곧게 땅 속으로 뻗어나는 녹차와 옆으로 뿌리 발을 하는 대나무와는 마찰 없이 어우러져 자란다고 한다. 대나무 이슬을 받아먹고 자란다고 하는 '죽노차'는 약차라 하여 귀한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

아침 7시부터 녹차 잎을 따기 시작한 아낙의 손가락에는 푸르스름한 녹차물이 배였다. 손톱만한 크기의 얇은 잎을 따기 때문에 하루 종일 채취하여도 많은 양이 아니라고 한다.

오는 5월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하동에서는 '야생차문화축제'가 열린다. 시배지 다례식, 최고차나무 헌다례, 대렴공추원비 헌다례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u포터에 송고했습니다.



태그:#녹차, #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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