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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 여성단체 협의회(이하 여성단체)가 28일 오전 11시 안양시청 3층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범죄자 관련법 개정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 크리마스에 실종된 후 싸늘한 주점이 돼서 돌아온 유괴 살해 사건 피해자 고 이혜진양 어머니 이달순씨도 참석했다. 이 날은 고 이혜진양이 장례를 치른 지 49일(49재) 되는 날이기도 하다. 

 

여성단체에서는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대상 성범죄가 영원히 추방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관련 법령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했다. 여성단체에서 촉구한 성범죄자 관련 개정 법령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대상 성범죄자 신상공개 및 사진 공개, 추적장치 부착

둘째, 아동 성범죄 형기 중 심리치료 강제, 출소 후 관리 대책 마련

셋째,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벌금형 삭제하고 실형 선고

넷째,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감형·가석방·집행유예 선고 불허

다섯째, 아동대상뿐 아니라 모든 성범죄자들 중형으로 다스릴 것

여섯째, 성범죄 피해 아동 및 가족에 대한 육체적 정신적 치료 수단 마련할 것

일곱째, 흉악범에게 희생당한 어린이 장례비와 유족 보상 국가에서 부담할 것

여덟째, 법령의 속칭이나 언론사 표현에서 '혜진·예슬법'이란 말 쓰지 말 것

아홉째, 안양이 마치 범죄가 많은 도시인 것처럼 표현하지 말 것

열번째, 이 성명서 내용이 반영된 법령이 5월 중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도록 할 것

 

 

법령의 속칭이나 언론사 표현에서 혜진·예슬이란 표현을 빼달라고 한 이유는 가족들이 너무 슬프기 때문이다. 이름을 들을 때마다 자꾸 생각나서 괴롭기 때문. 법무부가 발표한 법안개정 입법예고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라 명시돼 있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가칭) 혜진·예슬법이라 자주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통상적으로 '혜진·예슬법'이라고 불려져 왔다.

 

법무부는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성폭력범죄 후 살해한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 등 중형으로 처벌토록 하는'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난 17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아동을 상대로 강간· 유사성교행위·강제추행 등 성폭력범죄를 저지르고 살해한 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고 혜진양 유족들은 약간의 위로금만을 전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순씨는 "그동안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장례비용과 위로금등을 지원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장례식은 안양 메트로 병원에서 무료로 치러줬고 위로금은 아주 조금 전달 받았다"고 답했다.

 

혜진양 어머니 이달순씨 슬픔이 복받친 듯 말을 잇지 못하고

 

 

성명서가 발표된 후 고 이혜진양 어머니 이달순씨가 '혜진 엄마가 드리는 글'을 낭독했다. 이씨는 슬픔이 복받친 듯 중간 중간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는 "부모는 자식을 낳는다고 합니다. 저 또한 가슴으로 혜진이를 낳았고 또 다시 가슴에 묻었습니다.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는 이 아픔 어찌 표현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운을 뗀 후 구구절절한 심정을 담은 글을 낭독했다.

 

이씨가 낭독한 글 요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 전체가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또, 성 범죄자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처벌을 강화하고 성범죄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정신적 육체적 치료 수단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딸을 유괴 살해한 피의자 정씨에 대한 원망과 딸을 지키지 못한 자책감도 절절이 묻어 있었다. 이씨는 "도저히 용서할 수없는 살인마는 인권보호라는 명분하에 세금으로 지어진 교도소에서 버젓이 숨을 쉬고 있는데 아이는 차가운 땅속에서 밥 한술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버려져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가슴아프다"며 "엄마, 엄마라고 원망스럽게 부르는 목소리에 밤마다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녹색 어머니 연합 성범죄 관계법령 결의안 채택

 

기자회견을 마친 후 안양시청 2층 대강당에서 안양시 녹색 어머니회 연합회(이하 연합회) 주최 '성범죄 관계 법령 개정촉구 및 대책 마련 결의문' 채택이 있었다. 연합회는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아동 대상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실종아동 전담반을 즉각 설치"할 것을 포함 7가지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요구 사항 내용은 여성단체 요구 사항과 동일하다.

 

연합회는 "성범죄 예방 활동과 어린이 보호에 앞장 설 것", "어린이 안전 교육 생활화할 것", "배려하는 풍토 조성하여 바르고 안전한 사회 만들 것"을 실천하기로 결의했다.

 

한편, 안양시의회는 151회 임시회 마지막 날인 지난 21일 '아동대상 범죄관련자 처벌강화 촉구 결의안'을 의원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국회와 법무부 등 관련 기관에 전달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태그:#혜진 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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