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보드라운 4월 초순의 봄날, 공동육아 어린이집 개원잔치에 다녀왔습니다. 며칠 전 현재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한 아이의 엄마로부터 4월 5일에 개원잔치가 있으니 이미 졸업한 선배조합원 가족들도 꼭 참석해달라는 연락을 받고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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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발의 어린 농군 아이들이 밭에서 맨발로 흙을 밟고 아빠들과 함께 씨뿌리기 놀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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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고, 지금은 부쩍 많이 자란 우리 아이들의 더 어릴 적 꿈과 추억의 터전을 밟아보고 싶은 마음에 기분이 마냥 설렜습니다.

아내와 함께 어린이집을 향해 걸어가면서 지금으로부터 6~7년 전 우리 집 쌍둥이 딸내미들의 어린이집 시절을 생각했습니다. 그림처럼 고왔던 그 때 어린이집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거침없는 뜀박질, 이른바 ‘뒹구르는 산’의 풀밭 언덕에서 미끄러지고 뒹굴며 깔깔거렸던 한 편의 동화 같은 아름다운 시절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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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깨동무 아이들 어린이집 터전 마당에서 동무들과 어깨동무 하고 놀고 있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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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터전에 도착해보니 벌써 마당에는 봄꽃처럼, 들풀처럼 예쁘고 파릇파릇한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공을 차고, 모래를 만지며 신나게 놀고 있었습니다. 순간 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무나 닥치는 대로 번쩍번쩍 들어올려 힘껏 안아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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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모래놀이 아이들은 모래밭에서도 아름다운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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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덕양구 원흥동에 위치한 ‘도깨비 어린이집’은 지금으로부터 약 8년 전에 지역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자주적인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공동의 육아공간입니다. 기억해 보건대 공동육아의 터전은 그저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어린이집은 그야말로 어른과 아이가 함께 배우고 나누는 향기로운 생활의 공간이었고, 아이들의 교육의 문제를 의논하고 토론하는 지역사회 대안의 아지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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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하는 집에 달린 미끄럼틀 아빠들이 만든 미끄럼틀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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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문으로 들어서는 순간 따뜻한 정감이 느껴지며 왠지 모를 편안함이 문득 충만해오는 듯한 기분은 정말 좋았습니다. 터전 마당에 서서 이리저리 곳곳을 둘러보는 내 눈에 비치는 풍경은 “참 예쁘다”라는 말 이외에 더는 마땅히 표현할 길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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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 삼매경 모래밭에 앉아 만화삼매경에 흠뻑 빠진 사내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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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어깨동무를 하고서 터전 곳곳을 노래 부르며 돌아다니는 아이들.아빠들이 정성들여 만들어 놓은 나무 미끄럼틀과 생각하는 집에서 씩씩하게 놀고 있는 아이들. 닭장과 토끼집이 있는 터전의 풀밭에서 편을 짜고 열심히 공을 차는 아이들. 모래밭에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맛있는 경단도 만들고, 뽑기를 만들며 놀고 있는 아이들. 맨 흙바닥에 앉아 만화책 삼매경에 흠뻑 빠진 아이. 맨발로 밭에 나가 흙을 밟으며 아빠들의 씨앗뿌리기를 참견한답시고 ‘삐악 삐악’ 소리를 내며 아장아장 거리고 있는 아이들. 친구끼리 나무 의자에 앉아 행복한 봄볕을 다정하게 쬐고 있는 액자 속 그림 같은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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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예쁜 아이들1 햇살이 따스한 어린이집 벽면 나무의자에 기대고 앉아 눈빛으로 우정을 나누는 꼬마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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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예쁜 아이들2 친구야, 우리 영원토록 우정을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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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날 ‘도깨비 어린이집’에서 그냥 그 모습 그대로 너무 예쁜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