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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바라는 정부조직개편안은 무엇인가. 오늘이 고비라 결론을 내야할 것 같다."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이하 신당)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소속의원 간담회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인사말을 마친 뒤 연단을 내려갔다. 이날 간담회에서 신당은 해양부·여성부·농진청 존치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협상 대표단에 이들 3개 부처 존치를 전제로 포괄적인 협상권한을 위임하기로 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해양부와 여성부·농진청은 백번 생각해도 양보할 수 없는, 사수해야 할 부처라는 생각을 모았다"면서 "그래서 이 세 곳을 사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선승리를 이유로 무조건적인 항복을 강요하고, 발목잡기라는 비판 때문에 침몰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야당과 국민을 무시하는 이명박 당선인과 한나라당에 대한 맹렬한 성토와 규탄이 있었다"고 전했다.

 

손학규 대표도 이날 오후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조직개편안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협의해야 한다"며 "그저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의 통화에서도 실무선에서의 협의를 거쳐 그것을 갖고 만나자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대통령직인수위 측에서 회동 제안이 오고 있지만, 실무선에서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끝내 만나지 않겠다는 완강한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특히 김효석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뉴스를 보니 현행 정부조직법에도 있지 않은 부처의 장관이 내정이 되고 있다"며 "대통령은 현재 정부조직법에 의해 장관을 내정해야 법률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는 것인데 있지도 않은 지식경제부·기획재정부 등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이 정부가 오만한 정권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고 질타했다. 

 

막바지 협상... "결과는 내일 오전에"

 

정부조직개편안을 둘러싼 신당과 한나라당-인수위의 협상이 14일 막바지 고비를 맞고 있다.

 

신당은 해양부·여성부·농진청의 존치와 2명의 특임장관 설치를 반대하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과 인수위는 해양부 존치 주장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진통을 겪고 있다.

 

다만 인수위 측이 여성가족부를 예정대로 보건복지부에 통폐합시키되 복지부 산하에 설치될 양성평등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의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는 절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져 막판 타결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인수위는 또 농진청이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전환되더라도 연구비를 재정에서 계속 지원키로 하고 농림분야의 R&D(연구개발)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방안도 협상카드로 검토하고 있다.

 

일단 인수위와 한나라당은 이날 밤 자정까지를 협상 시한으로 정한 뒤 물밑 협상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협상이 끝내 결렬될 경우 15일 오후 기존 원안(통일부를 뺀 13부2처)대로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할 수밖에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밤 늦게까지 협상을 진행하면 늦어도 내일 오전 중에는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며 "협의 결과가 나오면 (15일) 오후에 인선을 발표 할 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는 또 기존의 공식채널(6자 회담) 외에 두 채널을 추가로 가동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주 대변인은 "내일 더 고민을 해봐야지, 첫 출범인데 잘 안 되면 국민들이 보기에 어떻겠나, 좀 더 노력하고 최선을 다 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오전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정부조직법 협상은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며 "오늘 중 어떻게든 서로 합의가 안 되면 안 되는대로 내일은 인사청문 요청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주 대변인은 "당 입장에서는 시간이 촉박하니까, 그럴 수 있다"면서 "당의 입장은 그렇고, 비서실 입장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상 결렬되면? "더 고민 해봐야지"

 

특히 주 대변인은 '해수부·여성부·농진청 사수'라는 신당 의총 결과에 대해 "3개 부처를 유지하되, 꼭 고집하지는 않으면서 전권을 김효석 원내대표에게 위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권 위임은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장관 후보자 인선 내용이 사전에 보도된 것에 대해서는 "내용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맞는지 안 맞는지를 떠나서 그것 때문에 (비서실) 안에서 좀 난리가 났었다"고 전했다.

 

박재완 인수위 정부혁신TF 팀장도 "물리적 법정시한은 이미 경과했지만 여야가 합의하면 청문절차를 7∼8일까지 단축할 수 있어 오늘 밤 늦게까지라도 대화를 해보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우상호 신당 대변인이 국회 브리핑룸에서 정부조직개편과 관련 인수위의 언론플레이에 대한 비판과 협상의 진척 내용이 없다는 것을 전하는 동안 통폐합 부처 공무원 30여명이 참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일부 공무원들은 수첩과 펜을 들고 우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을 받아 적은 뒤, 브리핑이 끝나자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보고하기에 바빴고, 일부는 우 대변인을 둘러싼 기자들에 섞여 부연설명을 엿들었다.


태그:#정부조직개편안, #대통합민주신당, #이명박 당선인, #인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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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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