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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어렵다고 하지만 그 속에서 비전을 찾고 있습니다. 주민들도 못할 것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자신감에 차 있죠.”

 

전남 담양군 대덕면 운산마을 이장 윤영민(47)씨.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자체적인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해 오면서 주민들의 변화돼 가는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무슨 일이든지 논의를 시작하면 다양한 의견이 나옵니다. 때로는 치열하게 토론도 하죠. 그러나 이런 과정을 거쳐 결정이 되면 모두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실천합니다. 생활민주주의를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는 셈이죠.”

 

윤씨는 지난 2002년 10월 이곳으로 들어온 귀농인이다. 1984년 11월 학생운동을 하다가 제적당한 뒤 용접공을 시작으로 노동운동에 투신한 지 18년만의 일이다. 건강이 축난 데다 새로운 대안을 찾아 마음앓이를 하던 그는 농촌에서 나누며 사는 작은 공동체를 실험하고 싶었다.

 

마침 운산리는 친구 오봉록씨의 고향이면서, 동갑내기 최순필(흑염소 방목업)·송정기(도예가)씨가 살고 있었다. 운산리로 들어온 윤씨는 오씨 등과 함께 10㏊의 밭에 콩을 심고, 우리콩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노동운동을 하다가 귀농한 한상원씨와 환경운동가 한성국씨도 힘을 보탰다.

 

이들은 법인에서 마을 어른들과 함께 발효의 전통과 정성이 담긴 된장을 만들었다. 기온 차가 큰 지역의 특성상 콩 알곡이 튼실하고 동복댐 상류인 덕분에 물도 맑아 된장을 담기에 적지였다. 소금은 신안에서 생산된 친환경 제품을 가져다 쓰고 있다.

 

윤씨는 또 운산리와 옆마을 갈전리에 들어와 살고 있는 교사와 문화예술인 등 10여명과 함께 ‘자연과 함께 하는 사람들’을 만들고 자연체험학교를 열었다. 마을 아이들이 연을 만들어 띄우고, 달집을 태우면서 신나게 놀 수 있는 터를 만들어 준 것이다.

 

윤씨는 “교육과 문화적인 여건 등으로 농촌에서 살기가 어렵다고들 얘기하는데, 회원들이 서로 품앗이를 하면서 오히려 ‘참교육’을 시키고 있다”면서 “이웃과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농촌은 더 없이 좋은 산 교육장”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윤씨는 올 정월대보름엔 그동안 교류를 가져온 광주 소비자운동단체 회원들을 초청, 마을잔치를 열 계획이다. 길놀이도 주민들이 그동안 배운 풍물로 스스로 해 보겠다고 나선 상태다.

 

“마을의 경제적 토대를 탄탄히 다지면서 전통문화를 되살려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대동(大同)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싶다”는 윤씨는 “운산리를 주민 모두가 행복한 ‘대동마을’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태그:#윤영민, #운산마을, #대동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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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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