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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해 가장 빛났던 예능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MBC <무한도전>과 <황금어장>을 빼놓을 수 없다. <무한도전>이 ‘리얼 버라이어티’ 열풍에 한 몫을 톡톡히 했다면, ‘무릎 팍 도사’로 대표되는 <황금어장>은 쉽게 모방하기 힘든 독자적인 위치를 확고히 했다. 그것은 강호동이라는 걸출한 MC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여운혁 책임PD와 임정아 PD, 재치 있는 편집의 조연출 오윤환 PD 등 ‘환상의 트리플’의 힘도 컸다.

 

<황금어장>이 사랑 받는 이유에 대해 임정아 PD는 “새로움”이라고 설명했다. “MBC 예능국의 강점은 ‘포맷의 개발’이다. <황금어장>은 지금 시기에 필요한 버라이어티와 토크쇼 각각의 새로운 포맷을 개발했다. ‘무릎 팍 도사’는 ‘도사의 카운슬러’란 장치가 있고, ‘라디오 스타’는 ‘인터넷 댓글 같은 방송’이 콘셉트다. 거기서 새로움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
 
그러나 <황금어장>이 처음부터 주목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지금의 ‘무릎 팍 도사’와 ‘라디오 스타’ 양 코너 체제로 자리 잡기까지 2006년 7월 첫 방송 이후 무려 6개의 코너가 희생을 당했다. <황금어장>은 임 PD의 말대로 “죽을 뻔하다 살아난” 프로그램이다. 임 PD는 “드디어 해답을 찾은 기분”이라며 “난제를 해결한 것처럼 기쁘다”고 말했다.
 

1996년 MBC에 입사한 임 PD는 ‘god의 육아일기’, <!느낌표> ‘아시아 아시아’, <일요일 일요일 밤에> ‘러브 하우스’, ‘진호야 사랑해’ 등 MBC의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왔다. 전작에서 볼 수 있듯이 ‘공익적 예능 프로그램’들이 임 PD의 대표작이었다.
 
그런 그녀가 ‘무릎 팍 도사’나 ‘라디오 스타’처럼 ‘독한’ 프로그램을 만들자 주위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임 PD는 “나는 감동적인 버라이어티가 아니라 코미디를 좋아하는 것뿐”이라며 “코미디는 사람의 감정과 공감에 호소하는 장르다. <황금어장>도 인생에 공감하는 정서적 코미디다. 결국 전작들이나 <황금어장>이나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람’에 대해 얘기하기를 좋아하는 성향 역시 변하지 않았다. ‘라디오 스타’가 “휘발성 웃음”을 지향한다지만, 임 PD의 기본적인 연출관은 “그걸 통해 인간미를 드러내는 것”이다. 임 PD는 “다양한 사람들의 형태에 대해 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그 포맷이 무엇이든” 상관없으며, “궁극적으로 사람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라디오 스타’의 ‘2인자 MC’들 역시 보통 사람들을 대변한다는 게 임 PD의 설명이다.

 

2008년을 맞아 ‘무릎 팍 도사’는 작지 않은 변화를 시도하려고 한다. 그동안 산악인 엄홍길, 프로야구 선수 양준혁,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 등을 초대해 색다른 재미를 안겼던 ‘무릎 팍 도사’는 올해 비연예인 섭외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예능 프로그램이니 시청률을 무시할 수 없다. 비연예인 분들을 초대해서도 시청률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겁 없이’ 섭외하고 싶다.”

 

‘라디오 스타’는 “더욱 더 진화하는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임 PD는 “지금 보여드리는 모습이 ‘라디오 스타’의 끝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매주 <황금어장> 안에서 ‘무릎 팍 도사’와 ‘라디오 스타’란 만만찮은 두 프로그램을 혼자서 연출하고 있는 임 PD. “내가 아니라 팀이 하는 일”이라며 애써 자신을 감추는 임 PD는 지금 “힘들기보다 즐겁다”고 말한다. 그런 임 PD의 새해 소망은 “1년만 더 따뜻하게”다.

“시청률이 떨어지지 않아야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일할 수 있지 않겠나. 이런 따뜻함과 즐거움이 올 한해도 계속됐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 PD저널 >(http://www.pdjournal.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태그:#황금어장, #임정아, #무릎팍도사, #라디오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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