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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우리 사회를 섬기며 봉사하지 못한 것을 사죄하며 소외되고 가난한 자들을 위하여 섬기며 봉사하기를 원합니다. 또한 우리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소외되고 버림받은 그 현장으로 들어가 교회성도들과 함께 팔을 걷어붙이고 섬기며 나누어 예수님 사랑의 정신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한국교회 희망연대 사명선언문)

 

개신교의 초교파 사회봉사단체 '한국교회희망연대'(한희년)가 10일 출범했다. 한희년은 감리, 고신, 성결, 침례, 예장합동, 예장통합, 예장합동정통, 예장합신, 순복음 등 10개 교단으로 구성됐으며, 교단별로 12곳씩 120개 교회의 40-50대 중진 목사들이 참여했다. 약칭 한희년의 희년(禧年)은 50년마다 노예를 해방하거나 빼앗은 땅을 돌려주는 유대 풍습으로 구약성서에 나온다.

 

한희년은 ▲소외되고 가난한 자들의 삶의 현장에서 봉사 ▲이주노동자와 이주자들의 삶의 터전 마련 ▲긴급 재난 및 구호지역 지원 ▲중국과 북한, 아시아 지역개발사업 지원 등의 사업계획을 밝혔다. 첫 번째 사업으로 긴급재난 지역으로 선포된 태안반도에 17일 내려가 급식봉사를 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1월 1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이주노동자들에게 1억3천만원 상당의 방한복과 생필품을 전달한다.

 

개신교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 한희년은 희망이 될 수 있는가?

 

아프칸 사태 이후 한국 개신교에 대한 비난이 거센 가운데 출범한 한국교회희망연대. 개신교계 내부에서는 기대감이 크지만 사회적 관심은 냉소에 가깝다. 소외된 이웃을 섬기고, 위급한 지역에 뛰어들어 봉사하는 등 예수사랑을 실천하면서 한국교회의 위상을 바로잡겠다고 결의했지만 시선은 아직 차갑다.

 

한희년 공동대표인 양병희 목사(57 영안교회)는 한희년에 대해 "한국교회의 희망이 아니라 소외되고 그늘진 곳에 희망을 주기 위해 모였다"면서 "그러기 위해 한국교회가 먼저 일치된 목소리와 연합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병희 목사는 '남북함께살기운동' 이사장으로 대북 의료지원을 중심으로 건축자재 지원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오마이뉴스>와 함께 왕진가방 보내기 캠페인을 벌였으며 최근에는 북한 결핵 어린이 돕기에 관심을 쏟고 있다.

 

다음은 양병희 공동대표와 서면 인터뷰이다.

 

- 한국교회 희망연대가 한국교회의 진정한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희망연대는 한국교회의 희망이 아니라 이 사회에 소외되고 그늘진 곳에 희망을 주기 위해 모인 모임이다. 삶이 힘겨운 이들이 있는 현장으로 나가서 직접 사랑을 나누려는 봉사단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 개별 교회 중심의 개신교 시스템에서 과연, 담임목사와 개별 교회가 드러나지 않는 사업에 얼마나 힘을 쏟을지에 의문을 갖는 시각이 있다.
"익명이냐 아니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개교회가 더욱 투명하게 드러나서 현장에 나아가 사회의 소외된 곳을 섬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한희년은 이미 출발부터 이런 차원의 문제는 뛰어넘어 모였다. 소외된 곳, 그늘진 곳을 섬기자고 모였기 때문이다."

 

- 이주노동자와 노숙자 돕기 사업이 예정되어 있는데 그동안 정-관-재계가 해온 방식의 사업 즉, 보여주기 사업 또는 그들을 대상화시키는 사업이라는 비판이 있다.
"한국교회 10개 교단에서 함께한 120곳의 교회는 교단이나 각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교회들이다. 이들 교회 별로 섬김과 봉사들이 그동안 많이 있었지만 이젠 한국교회가 연합해야 할 때라는데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모였다. 이런 사역에 대한 이해와 순수성을 갖고 섬김과 나눔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도록 장기적인 사업계획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이주노동자 및 노숙자 돕기 사역에 검증된 전문 사역단체의 실제적 활동을 지원, 협력 및 연합사역을 전개하려고 한다."

 

- 개교회 중심의 이웃돕기 사업은 가톨릭의 집중화된 활동에 비해 체계성, 효율성, 인지도 등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한희년이 이를 극복해 낼 수 있다고 보는가.

"실제 사회봉사에 60%가 개신교이고 북한 돕기 NGO 80%가 기독교 단체라고 한다. 그러나 개신교는 가톨릭과 같이 단합된 힘으로 활동을 집중적으로 홍보하지 않고 봉사했기 때문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한희년은 홍보성 사업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실제적인 도움을 주기 원하며, 그러한 사업에 집중할 뿐 아니라 한희년의 단합된 힘으로 섬김과 봉사의 사역을 추구할 예정이다."

 

- 한국 교회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형성된 원인과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언론을 통해 드러난 이단종파들의 파행적 종교행태와 그 피해들이 정통교회와 동일시되게 취급됨으로 인해서 사회 이미지가 실추된 것은 사실이다. 또한 개교회주의 교회성장에 따른 사회적 책임성 부재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교회가 귀를 열고 사회의 목소리에 대해 겸손한 자세로 적극 수용해야 하며 그러한 목소리들을 수용하면서도 교회의 정체성을 상실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 사회적 교감과 공감대를 이끌어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 책임의 일환으로 한희년과 함께 하는 사회봉사와 재난구호활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 한국 교회의 일방주의 방식이 사회 및 타종교와의 소통 및 화해하는데 실패를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객관적이지 못한 주관적인 질문이라고 생각된다. 타종교와의 소통 및 화해라는 주제는 매우 본질적인 문제이다. 하나님을 통해서 만이 구원받을 수 있는 즉, 구원관은 개신교 교리의 신앙적 특성이므로 타협이나 토론의 대상이 아니다. 다만 구제나 복지사업, 사회비판 기능과 도덕, 윤리성 회복 등과 평화와 환경 등에 관한 주제들에 대해서는 함께 대화할 뿐 아니라 타종교와 공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국 개신교계에서 반성의 목소리가 봇물 터지고 있는데 근본적 각성과 회개가 아니라 순간 위기모면 식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개교회 성장에 치우치다보니 사회와의 커뮤니티가 부족했음을 반성하고 있다. 그러나 반성을 촉구한다고 해서 당장 묘목에서 열매를 바라기보다는 열매를 기다리는 인내도 필요하다고 본다. 각성과 회개 이후에 실천적 과제들에 대한 반응들이 나타날 것이다. 그 대안으로 희망연대와 같은 사회봉사 움직임 일어나고 있지 않는가?"

 

- 한국 개신교의 선교와 이웃돕기 방식 등이 공격적 혹은 실적 위주의 드러내기 식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질문이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대안 있는 비판은 어떤 문제이든, 사람과의 관계이든 성숙하게 발전하게 하지만 대안 없는 비판은 갈등과 냉소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은밀하게 봉사해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드러내고 하면 실적위주라고 평가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필요하다고 본다."

 

- 한희년의 주축 목사들을 보면서 조용기, 곽선희 목사 등의 1세대 목사들과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것 같다. 개신교 2세대 리더들이 한국 사회와 교회를 위해 감당해야 할 역할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50대를 전후해서 모였지만 세대교체라는 개념의식은 전혀 없었다. 다만 1세대 목사님들의 노고와 헌신을 통해 지금의 한국교회의 위상과 부흥이 있었다. 그러나 1세대 목사님들의 수고와 헌신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회적 책임들이 많이 부족했다고 볼 때 한희년은 앞 세대의 정신과 헌신을 이어받아 이제 한국교회가 짊어져야 할 책임 있는 자세와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 역할로써 한희년은 영적인 교회의 부흥뿐만 아니라 사회적 부흥을 유도하고자 한다. 단순히 개인의 변화를 뛰어넘어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교회가 먼저 일치된 목소리와 연합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 한희년 공동대표로서, 영안교회 담임목사로서 향후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한희년 공동대표로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서로간의 신뢰와 신의를 통해 한국교회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며 그런 모든 활동에 적극 동참하는 일일 것이다. 한희년은 머리가 아닌 허리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허리가 튼튼해야 건강하지 않는가? 또한 교단의 벽을 넘어서는 일이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너무 분열되었다. 이젠 하나가 되어야 한다. 영안교회 담임목사로서 중요하게 관심을 쏟는 것은 북한 선교이다. 북한의 결핵 어린이 돕기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결핵으로 죽어가는 북한 어린이가 30만 명이 된다. 독재자는 밉지만 어린생명들이 무슨 잘못이 있나? 생명을 살리는 일은 이념이나 인종을 초월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국교회희망연대, #개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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