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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불빛들을 모아 두 손 가득 담았습니다. 손에는 따듯한 기운이 느껴지더군요. 사랑을 나누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넉넉한 마음으로 모든 이가 평화롭기를 바랍니다.
▲ 두 손에 모아 든 불빛 이 작은 불빛들을 모아 두 손 가득 담았습니다. 손에는 따듯한 기운이 느껴지더군요. 사랑을 나누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넉넉한 마음으로 모든 이가 평화롭기를 바랍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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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해마다 이맘 때면 으레 성탄절 음악이 들려오는데, 이상하게 요즘은 통 들을 수가 없어요. 어릴 적에는 마을마다 전파사나 레코드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를 듣고 성탄절이 가까웠구나 하고 괜히 마음까지 들뜨곤 했는데, 요즘은 거의 들을 수 없더군요. 시내에 나가면 따로 들을 수 있으려나?

엊그제, 저녁을 먹고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가 마을 앞 높은 언덕바지 위에 있는 교회 앞을 지나는데, 어느새 장식을 했는지 반짝반짝 예쁜 불빛으로 온통 수놓았더군요. 교회가 꽤 큰 곳인 데다가 너른 마당에 있는 나무마다 온갖 빛깔로 불을 밝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답니다. 비록 노랫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아름답게 빛나는 불빛만으로도 성탄절 분위기를 느끼기에 너끈했어요.

집으로 바로 돌아와서 사진기를 가지고 다시 나갔답니다. 한 해에 한 번쯤밖에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장면을 사진에 담아두려고요. 때마침, 날씨는 어찌나 추운지 손은 매우 시렸지만 무척 즐겁더군요. 빛나는 불빛에 취해 하나하나 사진을 찍으면서 나도 몰래 흥얼흥얼 노래를 불렀답니다.

어느새 성탄절이 다가오네요. 벌써부터 반짝반짝 빛나는 장식을 하고 성탄절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어요.
▲ 성탄절 어느새 성탄절이 다가오네요. 벌써부터 반짝반짝 빛나는 장식을 하고 성탄절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어요.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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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불빛 하나, 어둠을 뚫고 빛을 밝힙니다.
▲ 성탄 트리 작은 불빛 하나, 어둠을 뚫고 빛을 밝힙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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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하나가 모여 차츰 빛을 밝힙니다. 온 땅이 환해지도록….
▲ 작은 불빛 하나 하나가 모여 차츰 빛을 밝힙니다. 온 땅이 환해지도록….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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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목숨 가진 이들이 평화롭기를 바랍니다. 길가에 아무렇게나 핀 잡풀이거나, 하다못해 쓰레기더미를 헤집는 도둑고양이들한테도 평화로운 때이기를 바랍니다.
▲ 평화 모든 목숨 가진 이들이 평화롭기를 바랍니다. 길가에 아무렇게나 핀 잡풀이거나, 하다못해 쓰레기더미를 헤집는 도둑고양이들한테도 평화로운 때이기를 바랍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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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마다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이
웃으며 기다리는 크리스마스
아이들도 어른들도 은종을 만들어
거리마다 크게 울리네


종교를 떠나서 이맘 때가 되면 누구나 보고 싶은 사람들이 떠오르지 않나요? 가장 친하게 지냈던 동무한테 예쁜 카드를 보내기도 하고요. 오랫동안 안부를 전하지 못한 사람한테도 전화를 걸어서 수다도 떨고 싶어요.

아무튼 보고 싶은 사람들 얼굴이 많이 떠오르네요. 요즘은 인터넷 편지를 많이 쓰기 때문에 지난날처럼 정성이 곱게 담겨 있고, 살가운 정이 묻어나는 손 글씨로 쓰는 편지가 많이 사라졌지요. 이참에 손수 예쁘게 카드도 만들어 보고 그리운 이한테 정이 듬뿍 담긴 글을 보내보면 어떨까요? 무척 즐거운 일이라 믿어요.

또 이맘 때면, 누구나 마음이 넉넉해지는 듯해요. 늘 잊고 지내다가도 가까운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마음이 생기니까요. 때론 이웃 가운데 추운 겨울을 지내기가 힘겨운 사람들이 여럿 있지요. 그 분들의 버거운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참 좋겠어요. 우리가 보기에는 아주 적은 것 하나일지라도 이 분들은 하나같이 매우 고맙게 여기고 살아간답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부유하거나 가난하거나, 어린이나 젊은이나 어른이나, 몸이 튼튼한 사람이나 아픈 사람이라도, 아울러 길가에 아무렇게나 핀 잡풀이거나, 캄캄한 밤에 쓰레기더미를 헤집고 다니는 도둑고양이들한테도 가장 평화로운 때였으면 좋겠습니다.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목숨이 적어도 이때만이라도 웃으면서 따뜻하고 평화롭게 지내면 좋겠습니다.   

사랑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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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현희


태그:#크리스마스, #성탄절, #트리, #캐럴, #도둑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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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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