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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은 26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성당에서 삼성물산 해외비자금 조성 증거, 이건희 회장 부인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 미술품구입에 비자금이 사용된 내역, 참여연대에 관계하고 있는 변호사들을 관리할 '로비지침' 등을 공개했다. 김용철 변호사가 심경을 밝히며 입술을 깨물고 있다.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은 26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성당에서 삼성물산 해외비자금 조성 증거, 이건희 회장 부인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 미술품구입에 비자금이 사용된 내역, 참여연대에 관계하고 있는 변호사들을 관리할 '로비지침' 등을 공개했다. 김용철 변호사가 심경을 밝히며 입술을 깨물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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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6일 오후 1시 15분]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등이 삼성 비자금을 이용해 수백억원대의 고가 미술품을 구입했다."
"<중앙일보>의 삼성그룹 계열분리는 '위장분리'였다."
"구조본(현 전략기획실)이 비자금 조성을 지시하면 계열사들이 그에 따라 비자금을 (만들어) 갹출했다."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변호사)은 26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비자금'과 관련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변호사의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달 29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과 함께 1차 '양심고백 기자회견'을 연 뒤 4번째 이뤄진 회견인 셈이다.

김 변호사는 기자회견에 앞서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에 관계된 내가 아는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사제단 관계자도 "삼성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공개범위를 넓히기로 했다"며 "삼성의 비자금 조성과 보관방법, 사용처가 구체적으로 담긴 내부문건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소와 달리 이번 기자회견은 김 변호사가 직접 나서, 개별 사안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기자들의 일문일답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삼성미술관 리움(자료사진).
 삼성미술관 리움(자료사진).
ⓒ 장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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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씨 증언 ①]
"비자금으로 수백억원대 고가 미술품 구입했다"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와 신세계 그룹 이명희 회장, 이재용씨의 빙모인 박현주씨,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부인인 신연균씨 등이 2002~2003 비자금을 이용해 수 백억 원대의 고가 미술품을 구입했다. 이 기간에 미술품 구입대금으로 해외에 송금된 액수만 600억 원대에 이른다.

홍라희씨는 수시로 구조본 재무팀 관재파트에 연락해, 미술품 구입 대금을 미술품 거래상인 서미갤러리(관장 홍성원) 등에 지급하도록 했다. 그 돈은 모두 구조본 재무팀이 관리하는 비자금이었다.

이명희 회장이나 박현주씨 등은 각 관련 그룹의 비자금을 이용해 미술품을 구입했다. 서미갤러리는 이 비자금으로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소에 미술품을 구입해 홍라희씨 등에게 전달했다.

홍라희씨 등이 구입한 미술품(첨부자료 2. 미술품 리스트 페이지1) 중에는 800만 달러나 되는 프랭크 스텔라의 '베들레헴 병원'과 716만 달러에 이르는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등이 포함돼 있다. 이밖에 바넷 뉴먼, 도날드 저드, 에드루샤 등 미국 추상파 작가들과 독일작가 리히터의 작품 등이 100만달러 이상의 고가였다. 저는 이재용씨로부터 '행복한 눈물'이 이건희 회장 집 벽에 걸려있다는 말을 들었다.

홍라희씨 등이 구입한 작품들은 미술사적 평가 등에서 톱클래스에 오른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들이다. 주로 60~70년대 미니멀리즘 작가들의 작품이고, 여기에 팝아트, 미디어아트 거장, 최근 유행하는 설치 매체 미술의 중견작가들의 작품이다. 이들 작품의 특징 등 보다 구체적인 사항은 미술계를 통해 쉽게 확인하실 수 있다.

첨부자료 2. 미술품 리스트 페이지 2는 대금지급액 목록의 일부이다. 미술품 대금 지급금액, 대금 수취인, 수취은행명과 그 위치 등이 기록돼 있다. 대금 지급 시기는 2001년 1월 부터 2003년 9월까지다. 대금 수취인은 삼성가의 미술품 구입 독점 창구인 서미갤러리가 절반이상을 차지고 하고 있다. 그 외에 몇몇 인사와 다른 화랑이름, 조흥은행, 뉴욕 현지 은행 등의 이름이 있다."

[김용철씨 증언 ②] "<중앙일보>의 삼성그룹 계열 분리는 '위장분리'였다"
"<중앙일보>의 삼성그룹 계열분리는 '위장분리'였다. <중앙일보>의 위장계열분리는 이건희 회장이 <중앙일보> 지분을 홍석현 회장 앞으로 명의신탁하는 방식으로 했다. 중앙일보가 계열분리 하겠다고 대국민선언을 여러 차례했지만 홍석현 회장이 대주주 지분을 살 돈이 없었다.

저는 1999년 김인주 사장이 저에게 주식명의신탁계약서를 비밀리에 써달라고 해서 써준 일이 있다. 그 계약서에는 <중앙일보> 주주명의자는 홍석현 회장으로 하되 홍석현 회장은 의결권이 없으며, 이건희 회장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을 작성되었다. 저는 공개할 수도 없는 계약서를 왜 만드는지 물어보았는데, 김인주 사장은 그래도 만들어 놔야 한다고 했다. 그 계약서는 1부만 만들었다."

[김용철 씨 증언 ③] "구조본이 지시하면 계열사가 비자금 갹출"

김용철 변호사와 참석자들이 기자회견에 앞서 기도를 하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와 참석자들이 기자회견에 앞서 기도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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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본(현 전략기획실)이 비자금 조성지시를 하면, 계열사들은 그에 따라 비자금을 갹출했다. 삼성물산은 삼성 계열사의 해외 구매의 대행과 그룹 내 모든 공사를 맡아서 하기 때문에 비자금을 조성하기가 다른 계열사보다 용이하다.

실례로 삼성전관(현 SDI) 구매팀장 서00와 삼성물산의 런던지점, 타이뻬이 지점, 뉴욕지점과의 사이에 체결된 비자금 조성에 관한 합의서를 들 수 있다. 이 기본 계약을 통하여 2000억 원대의 비자금이 조성되었다.

메모랜덤(첨부자료 1. 삼성물산. 메모랜덤)은 삼성물산 해외법인과 SDI의 장비구매계약인데, 삼성물산의 해외법인과 SDI가 SDI의 장비구매대행계약을 통해서 비자금을 어떻게 조성하는지 그 실례를 보여준다.

삼성물산 런던지점의 수수료는 Maker 공급가격 기준 1%이고, Maker 공급가격 기준 19% 부분을 해외비자금으로 조성했다. L/C 개설금액은 Maker 공급가격x120%로 했다. 즉 삼성물산이 100원에 사온 물건을 SDI에 120원에 팔아서 1원은 삼성물산이 대행수수료 수입으로 하고, 19원은 비자금으로 조성되는 것이다. SDI가 삼성물산의 런던지점을 통하여 구매한 장비총액을 계산하면 그 중의 120분의 19가 조성된 비자금이다.

삼성물산 타이뻬이 지점의 경우 Maker 공급가격 기준 2%가 수수료이고, Maker 공급가격 기준 13%가 비자금으로 조성되었다. L/C 개설금액은 Maker공급가격 +15%로 했다. 즉 구매총액의 115분의 13이 비자금으로 조성되는 것이다.

삼성물산 뉴욕지점의 경우 Maker 공급가격 기준 2.5%가 수수료이고, Maker 공급가격 기준 17.5%가 비자금으로 조성됐다. L/C개설금액은 Maker 공급가격 x 120%로 했다. 즉 구매총액의 120분의 17.5가 비자금으로 조성되는 것이다. 메모랜덤은 1994년 서류지만 기초계약이고 이후에 이 계약을 유지했다.

SDI구매담당 강00이 실수해서 퇴사를 당한 사람인데, 메모랜덤 등 비자금 관련 서류를 복사해서 미국으로 들고 나가서 삼성을 협박했다. 제가 재무팀에 있을 때인 2000년 경 김인주 사장이 이 문제를 저에게 의논을 해와서 메모랜덤 등 관련 서류를 보게 되었다. 당시 이 문제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였다. 그래서 제가 범죄를 저지르면서 근거를 남기냐고 한마디 했다.

강00은 미국 샌디에고에 거주하면서 김순택 사장에게 협박 편지를 보내왔다. 저는 그 협박 편지도 본 일이 있다. SDI에서 처리를 해보려고 김인주 사장한테 SDI사장이 와서 보고를 했는데, 강00이 자신을 삼성전자의 미주재원으로 해주고, 미국 비자와 생활비를 달라고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김인주 사장이 답답해 하면서, 협박에 응하다가 보면 끝이 없다. 해결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인주 사장이 저에게 "강00, 죽여 버릴까?" 라고 진지하게 말한 적도 있다.

그런데 SDI가 물품을 공급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한 내용이 공개되면 아주 곤란하니까 하는 수 없이 끌려갔다. 당시 저는 김인주 사장과 이 문제를 몇 차례 의논했다. 미국에 사설 팀장을 고용해서 강00이 몇 시에 숙소를 나가서 뭘 하는지 등등 보고가 들어왔는데 돈이 꽤 든 것으로 알고 있다."

[김용철씨 증언 ④] "분식회계 처리, 삼성중공업 2조, 삼성 항공 1조6천억..."

"2000년 현재 삼성중공업 2조원, 삼성항공 1조 6천억원, 삼성물산 2조원, 삼성엔지니어링 1조원, 제일모직 6천억원을 분식회계 처리했다.

삼성중공업은 분식 규모가 너무 커서 거제 앞바다에 배가 없는데도 건조 중인 배가 수십 척 떠있는 것으로 꾸미는 등 무모하게 처리했는데, 감리회계법인인 00회계법인은 이를 알면서도 룸싸롱 접대를 받는 등 향응을 제공받고 사실과 다르게 적정의견을 주었다.

분식회계를 정상화하기 위하여 주로 삼성전자의 부를 유출시키는 방법을 통하여 분식을 줄여나가는 방식을 했다.

예를 들면 삼성항공이 삼성전자에 리드프레임을 납품하고, 제값보다 올려주는 방식을 사용하여 1년에 400억원 정도 지원했다."

[김용철씨 증언 ⑤] "00법률사무소는 삼성 범죄 축소 대가로 막대한 보수 챙겨"

"삼성의 불법행위, 특히 불법적인 승계와 관련한 범죄행위에 대하여는 대부분 00 법률사무소가 법률 조언자 내지 대리인의 방식으로 관여했다. 00 법률사무소는 삼성의 범죄행위를 축소 무마하고 그 대가로 막대한 보수를 지급받았다.

00 법률사무소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당시 에버랜드 이사회가 아예 열리지도 않았다는 사실 및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 그룹 차원에서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을 주도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수사 및 형사 재판 과정에서 이와 다른 내용의 허위 사실을 조작하는 것에 적극 가담했다.

저는 지금 이 시점에서 또 다시 00 법률사무소는 합법적인 변호 활동을 가장하여 불법적인 방법으로 삼성의 범죄를 축소 왜곡하는데 앞장설 소지가 있음을 우려한다.

00 법률사무소는 법에 어긋나는 방법으로 자신의 수익을 챙기기도 했는데, 예를 들면 에버랜드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발생한 법률비용 수 십억원을 김장 법률사무소가 요구하여 삼성전자의 자문료 형식으로 지급했다.

00 법률사무소는 이재용씨의 삼성전자 CB사건에서는 소송 도중에 약정 외의 보너스로 10억원을 요구하여 5억원을 받아갔고, 대선자금 수사시에도 약정된 이상으로 거액을 비자금에서 받아갔다. 00 법률사무소는 의뢰받은 사건에 대해 이재용씨에게 직접 보고하는 등 매우 긴밀한 관계였다.

이종왕 전 법무실장은 00 법률사무소를 그만두고 삼성에 입사하기 전에 6개월 동안 태평로빌딩 26층 이학수 부회장의 안가로 사용되는 오피스텔에서 수시로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과 회합하고 대선자금 수사 축소와 무마를 협의했다."

[김용철씨 증언 ⑥] 차명자산 보유 및 관리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은 26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성당에서 삼성물산 해외비자금 조성 증거, 이건희 회장 부인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 미술품구입에 비자금이 사용된 내역, 참여연대에 관계하고 있는 변호사들을 관리할 '로비지침' 등을 공개했다. 이덕우 변호사가 관련자료를 기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은 26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성당에서 삼성물산 해외비자금 조성 증거, 이건희 회장 부인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 미술품구입에 비자금이 사용된 내역, 참여연대에 관계하고 있는 변호사들을 관리할 '로비지침' 등을 공개했다. 이덕우 변호사가 관련자료를 기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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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일가는 자산 중 상당 부분을 타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차명예금, 차명주식, 차명부동산은 구조본의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최광해, 최주현, 장충기, 이순동, 이우희, 노인식 및 관계사 사장단 대부분의 명의로 운용되고 있다. 현명관, 이수빈, 이필곤 등 전 회장단과 황영기 전 삼성증권 사장 명의로도 운용되고 있다.

차명자산은 각 계열사 재무팀의 간부 명의로도 운용되는데 SDS 자금부장 유태영의 경우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는 당시 주식 시가 16억원 상당을 자신의 처 명의로 옮기고, 반환을 거정하여 협상을 통해 8억원 상당만 회수한 일이 있다. 삼성 계열사 중 비상장회사의 개인주주들은 대부분 차명주식이다. 예를 들면 지승림 전 부사장(전 구조본 기획팀장)의 경우 삼성생명 주식을 차명으로 갖고 있음을 자신이 시인한 사실이 있다.

계열사 사장 중 1인은 퇴임 직후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는 예금 주식 등을 반환거절하여 애를 먹은 적이 있고, 차명부동산의 경우 갑자기 명의자가 사망하여 상속인 십수명 중 1인이 피상속인의 소유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빼앗긴 일도 있다.

[김용철씨 증언 ⑦] "삼성자동차 분식회계서류 빼내 해운대서 소각"
"삼성상용차가 파산할 때 종업원들이 회사를 점거하고 서류를 태웠는데 예보조사단이 재 속에서 분식회계서류를 발견했다. 그 내용은 삼성상용차 손실이 너무 커서 서울보증의 보증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대형적자가 난 것을 약간의 흑자가 난 것으로 분식한 것이었다. 삼성그룹은 그 서류 때문에 예보에서 조사받을 때 굉장히 고생했다. 당시 삼성상용차의 감사는 이학수 부회장이었는데 분식회계문제가 불거지면 이학수 부회장이 형사책임이 심각하게 대두될 수 있었다.

삼성상용차가 파산할 때 예보조사단이 분식회계서류를 발견하여 고생하고 난 뒤 최광해가 법정관리 중인 삼성자동차에도 문제되는 분식회계서류가 생각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특별팀을 구성하여 파산법원 사무관을 매수하여 심야에 문제되는 서류를 빼내 해운대에서 소각했다. 최광해는 저에게 무용담처럼 자랑스럽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

[김용철 씨 증언 ⑧] "참여연대 내의 모든 변호사에 대한 인맥지도"

"삼성은 정치인, 언론인, 공무원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에 대해서도 항상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유사시 매수, 회유하기 위해 평소에 중요인사에 대하여 접촉할 수 있는 인맥관리명단을 작성해 두고 있다(첨부자료 3. 인맥관리명단).

실례로 참여연대 내의 모든 변호사에 대해 인맥지도가 있다. 각 변호사 별로 핵심지인, 출신학교 및 연수원 동기, 친구 등이 나와 있다."


태그:#삼성비자금,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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