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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진 아날로그 길

 

상사호 가는 길은 고즈넉하다. 쉴 새 없이 바삐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째깍째깍 아날로그 길로 접어든다. 상사호 휴게소 초입의 느티나무는 울긋불긋 가을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한다. 잔디밭에 수북이 쌓인 느티나무의 마른 잎이 바스락바스락 가을이야기를 속삭인다.


자판기에서 뽑아든 종이컵에 담긴 커피 맛이 제법이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황금빛의 단군상이 놓인 화단에도 가을빛이 머문다. 채색된 느티나무에 나뭇잎 하나 가을을 담고 있다. 가을을 찾아 나선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둘 이어진다.  

 

주암댐 정상이다. 이곳에서 보는 주암호의 풍광은 정말 아름답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동절기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일부를 개방한다. 산 그림자를 껴안은 주암댐은 잔물결이 인다. 고요하다.

 

상사호를 알리는 표지석에 머문 가을 한 자락, 붉게 물들어가는 담쟁이 덩굴이다. ‘주암댐 물문화관’의 굴거리나무와 철쭉이파리도 빛깔이 변해간다. 주변 가장자리에는 마른 잎이 수북하다. 댐가에서 흔들리는 억새꽃, 하얀 들국화도 아름답다. 해는 구름 속에 숨어들었다 한참 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건너편 산마루에서 ‘야호~’ 가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국내 다목적댐 중 유일한 도수터널

 

상사면은 조선시대 중엽까지는 매재골로 불려 졌으나 일제시대에 면제도가 실시되면서 순천군 상사면으로 칭하였다. 순천시의 남부 중앙에 위치한 상사면은 동쪽으로는 향동, 남제동, 도사동 등이 접하고 있고, 서쪽으로는 낙안면, 남쪽으로는 별량면, 북쪽으로는 승주읍과 인접하고 있다.

 

산은 승주읍과 경계를 이루는 옥녀봉(549m), 별량면과 경계를 이루는 운동산 (465m)이 있다. 하천은 이사천, 상사천, 초곡천, 석흥천 등이 있으며, 1984년 공사를 시작하여 1991년 5월에 준공한 주암다목적댐 상사조절지댐이 용계리에 축조됨으로써 2억 5천만 톤에 달하는 저수량은 여수 ·여천·순천·고흥·보성지역의 생활용수로 공급되고 있다. 연간 22,500KW의 수력발전 시설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주암 본댐의 물을 상사 조절지 댐으로 보내 순천 등 동부지역 용수공급에 원활을 기하기 위해 송광면 곡천에서 승주읍 유평 간 조계산을 가로 지른 내경 3.2m ~ 4.9m, 길이 11.5㎞ 도수터널은 국내 다목적댐 중 유일한 시설이다.

 

가을에 찾으면 운치 있는 상사호는 해질 무렵이 아름답다. 드라이브나 잠깐 머리를 식히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맛집도 많다. 먼 옛날, 벽오동, 보릿고개 등 유명한 보리밥 집만도 세 곳이나 된다. 순천은 볼거리 또한 많다. 순천만과 송광사 선암사 낙안읍성 등도 꼭 한번 들려보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가을여행, #도수터널, #주암댐, #상사면, #가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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