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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청와대에 입성하면 한국경제의 문제점이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 

한국경제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문제가 어떤 것이고 그런 문제를 이명박 후보가 해결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명박 후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을 것이다. 

먼저, 한국경제의 문제점은 어디에 있을까? 한국경제의 문제점은 결코 생산력의 부족이나 경쟁력의 부족에 있지 않다. 물론 한국경제의 생산력이나 경쟁력 등이 완벽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생산력과 경쟁력 등을 문제 삼아 정권교체의 필요성까지 운운한다면, 한국보다 못한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 지구상에 존재할 가치도 없어지지 않겠는가?

한편, 한국경제의 문제점과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부동산 문제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부동산 문제 자체가 한국경제의 본질적 문제점은 아니지만, 여기에는 한국경제의 병폐를 시사하는 중요한 대목이 담겨 있다.

한동안 한국사회를 시끄럽게 만든 부동산 폭등은 부동산 폭등 그 자체에 본질적 문제점이 있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부동산 폭등으로 인해 수많은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을 하기가 힘들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이 문제의 본령이 부동산 가격 인상에 있지 않고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경제의 문제점 중 하나라고 지적하는 부동산 문제에서 알 수 있듯이, 오늘날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최대의 병폐는 바로 사회적 양극화다. 이 양극화로 인해 사회적 연대가 약화되고 이것이 경제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진정한 위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12위라는 양적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경제는 생산력이나 경쟁력 혹은 기술력 등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안정된 궤도에 올라 있다. 그런데도 한국경제의 위기를 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로 인해 경제주체들 간에 사회적 연대가 약화되어 사회 전체의 경제적 동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양극화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최근의 몇몇 정권들이 책임 져야 할 사안일까?

한국경제의 양극화를 낳은 장본인은 바로 개발독재정권이다. 개발독재정권이 추진한 불균형 경제정책이 한국경제 양극화의 진원지라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개발독재정권이 추진한 재벌 위주, 도시 위주, 엘리트 위주의 불균형 경제정책이 오늘날 한국사회의 양극화를 낳은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한국경제는 개발독재정권의 불균형 경제정책으로 인해 사회적 양극화라는 위기 현상을 맞이했으며 그로 인해 사회적 연대가 약화되어 전체 사회의 경제적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가 한국경제의 문제점이라면, 어떤 정치세력 혹은 정치가가 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지에 관한 해답도 자연스럽게 도출될 것이다.

개발독재에 그 연원을 두고 있는 한국사회의 양극화와 그로 인한 사회적 연대의 약화. 개발독재식 사고의 소유자를 대통령으로 다시 선출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대답할 가치도 없는 우문이다. 그런데 이런 우문에 대해 아무런 의심도 없이 “네”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명박 후보의 지지자들이다.

개발독재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국경제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개발독재로부터 자유로우며 개발독재식이 아닌 새로운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인물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생산력 증대에만 우선순위를 두는 게 아니라 경제활동의 참여자들에게 성과가 골고루 분배될 수 있도록 배려할 줄 아는 마인드의 소유자가 대통령이 되어야만, 사회적 연대의 약화로 인한 한국경제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또 설령 일부 사람들이 사회적 생산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복지정책을 통해 이들의 생존권과 행복권을 보호해줄 줄 아는 마인드의 소유자가 대통령이 되어야만, 한국경제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충성심을 확보하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사회적 평화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한국경제에 가장 바람직한 지도자는, 예전처럼 생산현장에서 밤늦게까지 노동자들을 독려하는 스타일의 인물이 아니다. 그보다는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함으로써 그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한국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인물이 한국경제의 지도자로서 적합한 사람일 것이다. 

또 한국경제에 꼭 필요한 지도자는 정규직 숙련공을 우대함으로써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데에 일차적 관심을 갖는 인물이 아니다. 그보다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회적으로 소외되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이들의 소외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손실을 사전에 예방하는 인물이 한국경제에 꼭 필요한 사람일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명박 후보 같은 인물이 한국경제의 미래에 꼭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개발독재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한국경제에 개발독재식 사고의 소유자를 구원투수로 투입하는 게 과연 효과적일까? 오히려 한국경제를 망치지나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지금 한국경제에는 이명박 후보 같은 불도저식 인물이 필요한 게 아니다. 불도저식으로 밀고 나갈 만큼 지금의 한국경제가 그렇게 초보적이지도 않다. 

지금 한국경제에 꼭 필요한 인물은 조경사의 전지 가위 같은 인물이다. 정원에 있는 모든 나무나 꽃들이 전체적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인물이 대통령이 되어야만, 전체 경제주체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 속에 한국경제의 동력이 한층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태그:#이명박, #대선, #한국경제, #개발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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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일제청산연구소 연구위원,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패권쟁탈의 한국사,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조선노비들,왕의여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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