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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경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규용 전 차관은 자녀교육 문제로 세 차례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환경부가 19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 환경노동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내정자와 부인 김모(고교 교사)씨의 주소지는 1993년과 1996년, 2000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서로 달랐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1월 환경부 차관으로 승진하면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위장전입에 대한 소명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정부부처의 수장으로서 장관은 도덕성과 위법성에 대한 철저한 사전 규명작업이 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규용 장관 내정자가 이와 같은 사실을 숨기려거나 허위사실을 거짓으로 보고 하지 않았으며 이미 차관 승진 시 거론이 되었던 부분이라는 것을 눈여겨 봐야한다.

더욱이 현 시점의 환경부는 이치범 전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행정공백이 이어지고 있고 모처럼 환경 분야 전문가 이규용 장관 내정에 대한 기대감마저 들었던 시점이다. 그동안 흔히들 지나가는 이야기로 정부부처 중 가장 힘(?)이 약한 부서는 ‘환경부’라고 공공연히 말해 왔다. 그 만큼 집행부서라기보다는 행정업무와 타 부처와 이견이 많아 문제만 만들어 내는 골치 아픈 부처로 인식되어온 환경부가 나름의 내적 성숙을 못하고 여전히 그 눈높이를 유지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백년대계라고 하는 교육사업과 그 중요도 면에서 한 치의 양보도 할 수 없는 분야가 환경이지만 스쳐지나가는 바람처럼 환경부 브레인 역할인 장관직은 오늘의 환경부 위상을 대변하고 있다.

개인 정치의 이력서 한 줄로 전락해 버린 환경부 장관직은 그동안 선심성 인사, 코드 인사라는 등의 불명예 나락으로 떨어진지 오래다. 내부 승진 혹은 환경에 정통한 전문가가 장관이 된 것은 손에 꼽을 정도로 환경부 장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해왔다.

손숙(1999.  5. 24 ~ 1999.  6. 25), 김명자(1999.  6. 25 ~ 2003. 2. 27), 한명숙(2003.  2. 27 ~ 2004. 2. 16), 곽결호(2004.  2. 18 ~ 2005. 6. 28), 이재용(2005.  6. 28 ~2006. 4), 이치범(2006년 4월 ~ 2007년 9월4일) 등 그 동안 환경부를 거쳐 간 모든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한명숙 전 장관은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주자로 나섰다가 이해찬 전 총리를 위해 경선 포기 선언을 했고, 이재용 전 장관은 처음 출발의 포부는 어디로 사라지고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해 보기 좋게 낙선 했다.

이어 환경단체 활동과 나름의 환경 철학을 가졌던 것처럼 보였던 이치범 전 장관은 홀연 장관직을 사퇴하고 이해찬 전 총리, 현재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주자를 돕기 위해 선거캠프로 합류했다.

또한 한 달도 안 돼 손숙 장관은 환경부 장관에서 물러나야했고, 김명자 전 장관은 나름대로 오랜 기간을 환경부 장관에 재임했지만 현재는 국회 국방위 소속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나마 내부승진으로 주위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곽결호 전 장관은 성공적으로 장관직을 마무리하고 현재는 건설교통부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물 관리 정책에 열정을 쏟고 있다.
1999년도 손숙 장관을 비롯해 2007년 이치범 장관에 이르기까지 만 7년 동안 내부 승진으로 장관이 된 곽결호 전 장관이 유일하며 환경전문가라고 평하는 인물역시 손에 꼽을 정도다.

갑자기 집이 싫어 다른 집으로 이사를 떠난 이치범 전 장관 후임으로 당시 차관으로 있던 이규용 장관 내정자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후임 내정자가 됐다. 하지만 잠시 자녀 교육을 위해 위장전입사실이 들어나 환경 전문가 장관을 기대했던 바램이 또 다시 흔들리게 됐다.

한 부처의 장관이라면 철저한 검증을 통해 위법성을 가려내야 마땅하겠지만 무책임하게 떠난 전 장관의 행보를 놓고 볼 때 그래도 환경부에서 잔뼈가 굵었던 이규용 장관 내정에게 자녀 교육을 위해 세 차례 위장전입의 굴레를 짊어주기 보다 우리나라 환경정책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접고 넘어 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이규용 장관 내정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1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으며 환경부 대기보전국장·수질보전국장·기획관리실장 등 환경부의 요직을 두루 거쳐 지난해 1월부터 환경부 차관으로 재직한 바 있다.

이 내정자는 국·과장 시절 4대강 수질오염총량제와 천연가스 버스, 쓰레기 종량제 등을 도입하며 주요 환경 현안해결을 주도했으며, 너그러운 마음과 포용력으로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우며, 행정 관료로는 드물게 서울시립대에서 환경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학구파이기도 하다.

이규용 장관 내정자에게 도덕성을 논하며 돌을 던지기 이전에 행정공백으로 퇴보하고 있는 오늘의 환경부를 위해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주는 미덕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환경타임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환경부 , #장관, #이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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