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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후보가 주요 중앙일간지 편집국장 10명 가량과 저녁식사를 하는 도중 '여성'에 관한 부적절한 비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자료사진
 이명박 후보가 주요 중앙일간지 편집국장 10명 가량과 저녁식사를 하는 도중 '여성'에 관한 부적절한 비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자료사진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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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8월 28일 서울 시내 한 중국음식점에서 주요 중앙일간지 편집국장 10명 가량과 저녁식사를 하는 도중 '여성'에 관한 부적절한 비유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이 자리에서 '특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여성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한 '인생의 지혜'로써 '현지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선배는 마사지 걸들이 있는 곳을 갈 경우 얼굴이 덜 예쁜 여자를 고른다더라.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얼굴이 예쁜 여자는 이미 많은 남자들이…. (일부 생략) 그러나 얼굴이 덜 예쁜 여자들은 서비스도 좋고… (일부 생략)'식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이 사실을 보도한 곳은 그 자리에 참석하지도 않은 <오마이뉴스>인데, 그 자리에 참석했던 편집국장들의 신문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유력한 대통령 후보의 사소한 발언 하나 하나에 공을 들여 보도하던 신문들이 정작 이명박 후보의 '여성 비하' 내지는 '성매매 장려' 발언에 대해서만 침묵이라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예전에 이와 유사한 일이 있었다. 2000년 10월 23일 당시 외교통상부 이정빈 장관이 정부중앙청사 근처 한정식 집에서 약25명의 외교통상부 출입기자 및 10여명의 외교통상부 간부(미주국장, 아주국장, 공보관 등)들과 '아셈 뒷풀이' 만찬을 하면서 폭탄주를 마시고 "올브라이트와 서로 포옹할 일이 있었는데 안아보니 가슴이 탱탱하더라", "KBS 심야토론에 나가서 토론을 할 때 졸릴 때마다 방청객으로 나온 구로 공단 여공들의 짧은 스커트 속 팬티를 보면서 잠을 깼다"는 등 자신의 '성희롱에 해당될 수 있는 행위'를 언급한 것이었다.

2000년에도 '사적 발언'이라며 침묵했던 언론들

당시에도 그 자리에 있었던 수많은 기자들은 그 일에 대해 침묵을 지켰지만, 이를 고심 끝에 보도한 곳은 <오마이뉴스>였다. 당시 <오마이뉴스>는 공인의 공-사석에서의 몸가짐, 한국 고위층-여론주도층의 '폭탄주 커뮤니케이션' 문화, 고위공직자와 폐쇄적 출입기자단의 공생 문화, 한국남성들의 의식 속에 내재된 여성비하 혹은 성희롱적 사고 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위해 문제의 발언을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7년이 지났어도 문제는 여전했다. 이번 이명박 후보의 발언도 기자들과의 폭탄주 회동 자리였다는 점, 여성에 대한 비하 내지는 성희롱 발언이었다는 점, 약속이나 한 듯 언론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거의 유사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편하게 비공개로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였고, 폭탄주를 마신 상태였기 때문에 보도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는 언론들의 해명도 똑 같다.

그간 7년이란 세월이 지나면서 '성매매방지특별법'도 제정되고, 우리 사회의 인권의식이나 성의식도 많이 개선되었지만, 정치인과 언론인들의 '폭탄주 회동' 문화나 여성 비하 의식은 여전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이번 이명박 후보 발언의 사례다.

이명박 후보가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어느 술집 구석에서 만나서 그런 대화를 나눴다면 공개될 이유도 없을 것이고, 문제 삼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그야말로 사적인 자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측근 정치인들과 함께 신문사 편집국장을 만나는 자리가 사적인 자리라고 할 수 있는가? 예전의 '관기 발언'도 그렇지만, 벌써부터 기자들과 폭탄주를 나눠 마시면서 음담패설이나 주고받는 사람이 과연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이것은 말 실수의 문제가 아니라 자질의 문제다.

2000년 당시 <오마이뉴스> 보도 후 이정빈 장관은 어떻게 되었을까? <오마이뉴스> 보도이후 주요 언론들은 결국 이정빈 장관의 발언을 다루지 않을 수 없었고, "성희롱 발언으로 여성을 비하하고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자질을 갖춘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은 즉각 사퇴하라"는 각 시민단체의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또한 국정감사장에서 문제의 발언에 대해 이 장관은 "부덕의 소치"라며 "깊이 반성하겠다"고 사과했다.

성매매의 불법성 인식하지 못하는 이명박 후보

그럼 2007년 이명박 후보의 발언은 어떠한가? 이명박 후보의 발언은 불법적인 성매매와 관련된 발언으로써 당시 이정빈 장관의 발언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있는 발언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여성 비하'나 '성적 농담'을 넘어, 성매매의 불법성이나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대통령 후보의 자질 문제를 내보인 것이다.

그저께 MBC <PD수첩>에서는 중국에 수학여행간 고교생까지 생매매의 유혹에 물든 참담한 실상을 보도하여 큰 충격을 안겼다. 언론들은 이명박 후보의 발언을 '사적인 발언'이라며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이명박 후보가 과연 우리 사회에 깊숙이 뿌리 박힌 불법 성매매를 근절할 의지가 있는지는 대통령 후보로서 반드시 검증받아야 할 문제다. 이명박 후보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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