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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쇼 라즈니쉬는 석사는 석사급 무지를, 박사는 박사급 무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박사학위 받기 이전의 그 사람과 이후의 그 사람을 비교해서 인격적으로 더 성숙하고 사랑이 더 충만해졌다는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까? 대부분 별 차이 없거나 오히려 더 교만해지고 좀 더 이기적으로 변했다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이수원 교수(창원대 철학과)가 <경남도민일보> '곧은 소리'에 쓴 글이다.

ⓒ 장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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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든 좋든 학교차는 존재한다>는 글을 읽으면서 이 글이 생각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범대학 학장까지 지내신 분의 철학이 이렇게 경직되고 주관적이고 흑백논리에 빠져 있어도 되는 것일까? 다른 분이라면 몰라도 교육자가 객관적이지 못한 사고나 레드 콤플렉스나 전근대적인 가치관에 함몰되어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책장을 덮으면서까지 내내 그런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저자가 책 속에 담은 문제점을 몇 가지 살펴보면 이렇다. 교과서에까지 정변으로 표현되는 5·16을 혁명이라고 보고 북한을 자유민주주의와 인민민주주의조차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또 교육의 황폐화와 사교육비문제, 조기 유학의 원인이 전교조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가하면 교육의 기회균등이라는 보편적 가치조차 부정하는 시각이 그렇다. 저자의 인격적인 면은 만나보지 못해서 알 수 없지만 자신의 전문분야인 교육의 영역에서 철학이나 논리적인 일관성조차 없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다.

교육을 보는 시각은 자유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경쟁이나 효율이라는 가치가 우선한다는 주장과 약자를 배려하는 평등의 가치가 우선이라고 주장하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책의 제목에서 말해 주듯이 효율이나 경쟁논리가 우선적인 가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자유냐 평등이냐'는 문제는 개인이 가치판단을 해야 하는 가치관의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쪽이 좋다고 시비를 가릴 일이 아니다.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실증적인 논거나 검증과정을 통해 정당성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저자의 경우 이런 절차적 과정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자유라는 가치는 절대적이고 기회균등이라는 가치는 무조건 폐기처분해야 할, 빨갱이들이나 하는 주장이라는 식의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 저자의 주장대로 전교조가 '악마의 화신'(저자의 주장대로 라면 그렇다)이라면 전교조가 지향하는 이념이라도 제시하고 그에 맞지 않는다는 논거를 증거를 대야 옳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을 생략하고 "전교조는 계급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투쟁을 일삼아 우리나라 교육을 황폐화시킨 주범"이며 일본의 교육도 '일교조가 망쳤다'고 단정하고 있다.

저자는 전교에만 색깔을 덧씌우는 게 아니다. 노무현 정부를 일컬어 "우리 사회는 사회주의정권이 들어섰다"며 좌파정부라고 단정하고 3불정책이 마치 공산주의자들의 노선투쟁으로 묘사하는데 인색하지 않고 있다.

흑백논리나 색깔공세뿐만 아니다. '사회는 원래 불공평하다'며 가난한 집 아이들이 '올라가지도 못할 나무를 넘보는 것'이 위험한 발상이라는 식의 폐쇄적이고 반민주적인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자립형 사립초중고가 학습지도만 제대로 한다면 아이들이 학원을 찾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는가 하면 "특목고에 다니는 학생들은 학원을 찾는 일이 없다"며 그런 이유가 원래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학교에서 받는 수업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학원에 다니며 보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사교육비문제의 해법은 절묘(?)하다. 사회가 존속하는 한 경쟁이란 없을 수 없다는 주장을 하면서 "학원문제는 강압적, 법적 규제보다 자발적 쇠퇴를 유도해야 한다"며 "학교교육이 제자리를 잡아서 정상교육을 한다면 학원교육은 죽는 것이 아니라 사라질 것"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일류대학의 입학생 수로 명문고등학교 여부를 판단하는 저자의 시각으로 공교육의 정상화를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다. 사교육비가 증가하는 원인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 학교가 다양성을 살리지 못하고 2. 학생들이 교과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3. 교사의 열의가 부족하고 4. 교방법이 비효율적이며 5. 진학 진로지도가 불충분하며 6. 학원강사의 실력이 더 우수하고 7. 수행평가의 어려움"이라고 분석하고 "학교가 제 구실을 못하고 이렇게 되어 가는 근본적인 이유는 전교조가 있기 때문"이며 "경쟁을 죄악시 하는 교원노조들의 편협한 교육과 정치이념이 성적 좋고 의욕 있는 학생들을 실망시키고 진로에 장애를 주기 때문"라고 분석하고 있다.

학문을 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양심과 진리 추구에 대한 책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어디에 근거한 자료인지조차 밝히지 않고 '특목고가 증가하는 판국'에 '전교조가 지목하는 3대 주적이 교장, 사학, 그리고 교육 관료라고 하는데 이 말이 맞는가?'라는 식의 11가지 항목을 제시해 '대한민국국민이라는 긍지를 갖지 못한 사람은 이 나라에 살면 안 되는 사람이다'라고 단정하는 시각에는 학자이기 이전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한 지식인의 폐쇄적인 가치관에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홈페이지 김용택과 함께하는 참교육이야기(http://chamstory.net/)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싫든 좋든 학교차는 존재한다

김선호 지음, 장락(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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