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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되어 있는 안동하회마을의 전경
ⓒ 김동이
"한국의 유교, 민속마을을 대표하는 마을"
"국보, 보물, 사적, 중요무형, 중요민속, 천연기념물 등 19점의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으며, 기와집, 초가집 등 총 458동의 가옥이 있는 민속마을"
"마을에 살던 허도령이 신의 계시를 받아 제작했다는 전설을 간직한 탈로 국보 제12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제작기법상 고려시대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최고의 탈이 간직되어 있는 이곳"
바로 안동 하회마을을 가리키는 대표적인 설명들이다.

▲ [안동하회마을의 상징물 하회탈] 하회마을하면 뭐니뭐니해도 하회탈이 대표적이다. 하회마을에서 기념품으로 탈을 팔고 있는 곳에서 찍은 사진이다.
ⓒ 김동이
휴가를 맞아 지난 13일 중요민속자료 제 122호로 지정되어 있는 안동 하회마을을 찾았다. 다른 지역은 호우경보니 주의보니 하며 라디오를 통해 비 소식이 들려왔지만 이 날 하회마을을 찾았을 당시에는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맑은 날씨를 보였다.

오랜만에 보이는 맑은 하늘 때문이었을까? 이날 조금만 걸어도 옷이 젖을 정도의 땀이 흘러내리던 무더위 속 날씨였지만 많은 관람객들이 하회마을을 찾았다.

일단 본격적인 관람을 시작하기 전 먼저 마을을 한 바퀴 구석구석 살펴보기 위해서 꼭 필요한 물건을 구입했다. 바로 전통한지로 만들었다는 부채와 얼음물이었다.

▲ 하회마을 입구에 도착하기 전 나타나는 연못의 연꽃. 많은 연꽃이 떨어졌지만 아직까지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있는 연꽃이 있어 카메라에 담아봤다.
ⓒ 김동이
마을 입구에서 부채와 얼음물을 구입하고 관람을 시작하려는데 오른편에 새하얀 빛깔을 내뿜고 있는 아름다운 꽃이 보였다. 연꽃이었다. 비록 많은 연꽃들이 떨어졌지만 아직까지 아름다운 빛깔을 뽐내며 피어있는 연꽃들이 제법 많이 보였다. 연꽃을 보며 30도가 넘는 무더위도 잊은 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가 살아온 전형적인 동성(同姓)마을

▲ [하회마을 안내원] 하회마을 입구에서 관광코스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안내원의 모습과 귀기울여 듣고 있는 관광객의 모습
ⓒ 김동이
연못을 지나 하회마을 입구에 도착하니 마을 입간판과 함께 마을 관광코스를 설명해 주는 안내원이 관광안내도 앞에 서 있었다.

"하동고택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는 곳으로 총 24칸의 ㅁ자형 집으로 바로 나오니까 꼭 들러보시고, 잘 아시는 류성룡 선생의 종택인 충효당과 그 옆에 있는 영모각이라는 전시관도 꼭 한번 둘러보세요. 또한..."
안내원의 설명은 계속해서 이어졌고 어느 곳은 꼭 둘러보라며 친절하게 관광코스를 설명해 주었다. 나는 코스 안내를 들으면서 입간판에 쓰인 하회마을을 설명하는 글귀를 꼼꼼히 읽었다.

▲ 운치가 있는 하회마을의 한 골목길. 마치 숨바꼭질하는 어린아이들의 뛰어노는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 김동이

▲ [충효당과 주변 가옥의 모습] 서애 류성룡 선생의 종택으로 알려진 충효당과 주변 가옥의 모습. 담장 아래로 피어있는 봉숭아가 아름답다.
ⓒ 김동이
중요민속자료 제122호,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이 마을은 풍산류씨(豊山柳氏)가 대대로 살아오던 전형적인 동성(同姓)마을로서 아름다운 경관을 배경으로 사대부집으로부터 가랍집(서민집) 등 고건축물이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특히 이곳은 조선시대의 대유학자인 겸암(謙菴) 류운룡(柳雲龍, 1539~1601)과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이 태어난 곳으로도 유명하다.

하회는 풍수지리적으로 태극형(太極形),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 다리미형 등의 길지로 알려져 있으며 낙동강이 동쪽으로 흐르다가 'S' 자형을 이루면서 마을을 감싸 돌고 있어서 지명도 하회(河回)가 되었다.

그리고 동쪽으로 태백산의 지맥인 화산(花山)이 있고 그 줄기의 끝이 강에 싸인 마을까지 뻗어서 아주 낮은 구릉을 이루고 있다. 하회의 집들은 이 구릉을 중심으로 낮은 곳을 향하여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집의 좌향(坐向)이 일정하지 않고 동서남북을 향한 각 방향의 집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집들의 배치는 마을 중심부에 큰 기와집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가랍집은 그 주위를 둘러싸고 배치되어 있다.

마을에는 하회별신굿탈놀이, 줄불놀이 등이 전승되며 이 때 사용되던 하회탈이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대종택(大宗宅)인 양진당(養眞堂)과 함께 서애종택(西厓宗宅)인 충효당(忠孝堂)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고 중요민속자료 10여점이 보존되고 있다.


역사와 현실의 공존

▲ [초가집과 우체통] 초가집 벽에 우체통이 걸려있고, 옆에는 마을에 들어오는 버스시간을 알려주는 간판이 걸려져 있다.
ⓒ 김동이
본격적인 관광이 시작되고 마을 골목골목, 구석구석까지 세세하게 살펴보았다. 짚으로 엮인 초가집하며, 기와집 등을 보며 한참을 걸어가는데 초가집 벽에 우체통과 버스 타는 곳이라고 적힌 간판이 붙어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또, 집 앞에 널어져 있는 고추며, 경운기며, 승용차가 집안에 주차되어 있었다.

마을은 민속마을인데 집집마다 갖추어져 있는 물건들은 최신식이었다. 바로 이곳이 역사와 현실이 공존하는 마을이 아닌가! 특히, 어느 초가집을 지나가다가 집 앞에 벤츠 승용차가 있어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 제목은 '역사와 현실의 공존'이라고 혼자서 지어봤다.

▲ [역사와 현실의 공존] 한 초가집 앞에 벤츠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다.
ⓒ 김동이
마을 곳곳을 관람하고 마을 외곽으로 벗어나자 또 하나의 절경이 펼쳐졌다. 강을 따라 펼쳐진 절경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 [천혜의 절경 부용대와 주변 전경]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부용대, 부용대 주변 전경, 나룻터와 강건너편 옥연정사, 만송정 솔숲.
ⓒ 김동이
강 건너편에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풍류와 학문 활동을 엿볼 수 있는 겸암정사와 옥연정사, 화천서원 등이 자리 잡고 있고, 정상에 올라서면 하회마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한 눈에 들어온다는 부용대가 한 편의 수묵화를 보는 듯 펼쳐져 있다.

특히, 겸암정사는 명종 22년(1567년) 겸암 류운룡 선생이 건립하여 도학연구와 제자 양성에 힘쓰던 곳으로 겸암정(謙菴亭)이라고 쓰인 현판 글씨는 퇴계 선생의 친필로도 유명하다.
부용대 건너편으로는 만송정 솔숲과 나루터가 있어 과거 선조들이 풍류도 즐기고, 한편으로는 강을 건너가며 학문과 연구에 몰두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절경을 감상하며 강둑을 따라 가니 어느덧 처음 출발했던 연못이 보였다. 마지막으로 매표소 옆에 위치하고 있는 전시관에 들어갔다.

▲ [엘리자베스2세 영국여왕과 하회마을 풍경] 지난 1999년 4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초대로 한국을 방문한 엘리자베스2세 영국여왕이 하회마을에 방문했을 당시의 사진과 방명록, 아래사진은 민속마을답게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다.
ⓒ 김동이
이곳에는 지난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초대로 한국을 방문한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곳 하회마을을 방문했을 당시 사진이 걸려있고 당시 차린 음식이 상에 가지런히 놓여 전시되어 있다. 전시관을 마지막으로 2시간여의 하회마을 관람을 마쳤다.

역사와 현실이 공존하는 안동하회마을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지리 여건으로 외침을 한 번도 겪지 않아 상류층의 기와집에서부터 민가의 초가토담집에 이르기까지 전통고가가 잘 보존되어 있고 민속도 전수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관리를 잘해서 후세까지 대대손손 역사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태그:#안동, #하회, #엘리자베스, #고주택, #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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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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