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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함께 식탁에 마주앉았던 때가 언제였더라. 아들놈과 딸애가 객지에서 대학에 다니다 보니 가족이 함께 식탁에 마주 않았던 게 참으로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7월 22일 아침 7시, 서울 강서구 한 해장국집에서 먹는 아침은 네 식구의 상봉이었다. 다행히도 가족 모두가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여름방학을 틈타 가족여행으로 식구가 만남의 시간을 보냈다. 이번 여행지는 방콕과 홍콩. 지난 7월 22일부터 26일까지 4박5일 여정으로 다녀왔다.

▲ 산호섬과 파타야 해변 사이에 바지선을 띄워놓고 즐기는 낙하산 투어
ⓒ 김강임
산호섬, '보물섬'에 대한 동경

여행 첫날 일정은 거의 홍콩을 경유하여 방콕까지 가는 시간으로 할애했다. 태국 쑤완나폼 신국제공항에서 2시간쯤 달렸을까? 여름 휴양지로 유명세를 타는 태국의 해변 파타야에 도착한 것은 다음날 아침 9시. 어느 도시에서나 해변은 사람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더욱이 사면이 바다인 제주에서 사는 나로서는 아무리 파타야 해변이 환상적이라지만 청정과 에메랄드빛 제주해변이 자꾸만 머리에 떠올랐다.

▲ 파타야 해변에서 30분 정도 보트를 타고 달리면 산호섬에 도착한다
ⓒ 김강임
▲ 수영을 할 수 있는 공간은 따로 정해져 있다.
ⓒ 김강임
파타야 해변에서 산호섬으로 가는 보트는 바다를 가르고 달렸다. 보트는 이따금 바다 위에서 높이뛰기를 하기도 하고, 춤을 추듯 좌우로 흔들리기도 했다. 보트 안에는 인천공항에서 패키지여행을 통해 만난 15명의 여행객들이 한 가족이 되었다.

산호섬, 로버트 스티븐슨의 '보물섬'을 읽어본 사람들은 산호섬에 대한 동경이 아마 남다를 것이다. 푸른 바다를 가르고 30분 정도 달렸을까? 섬은 늘 우리들의 마음속에 이상향으로 존재한다. 산호섬은 마치 제주 함덕해수욕장 같기도 하고 대천 해수욕장 같기도 했다. 하지만 해변에서 보트를 타고 간다는 사실이 마치 보물섬으로 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 산호섬은 '탈거리'가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 김강임
ⓒ 김강임

'탈거리' 통해 온몸 바다에 던져

이른 시간임에도 산호섬은 여름사냥에 나선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산호섬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탈거리'로 사람들을 유혹한다는 사실. 바다에 온몸을 던져버리는 체험을 통해 가슴까지 차올랐던 스트레스를 훌훌 던져버리는 쾌감이 산호섬에 넘실댄다.

산호섬에서 비치파라솔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보는 즐김으로, 바다 속으로 뛰어든 사람들은 '탈거리'를 통해 느끼는 관광으로 화살을 쏜다. 바나나 보트. 제트 스키, 패러세일링. 마치 바다 위에서 군무를 하듯 몸짓은 파도마저 잠재운다. 산호섬에서는 뙤약볕에서 모래성을 쌓는 사람보다 출렁이는 바다에 자신의 몸을 던져보는 사람들이 더 많다.

ⓒ 김강임
ⓒ 김강임
관광객 지갑 터는 바다 쇼 같다

바나나 보트와 제트 스키는 1만원, 선상에서 체험하는 낙하산투어는 2만원. 이국땅에서 스릴을 느끼기 위해 바다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은 벌써 마음부터 하늘을 난다. 그렇다 보니 산호섬은 자연스레 관광객들의 지갑을 털 수밖에. 관광수입에 크게 의존한다는 태국, 산호섬은 30% 이상이 한국사람인 듯했다.

파타야 해변으로 돌아오는 보트는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바지선에서 관광객을 이동시킨다. 그곳에서는 패러세일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흥분시킨다. 처음에는 '위험하지 않은가?' 라는 반문을 던진다. 그러나 보트가 이끄는 끈에 의존하며 구명복을 입고 낙하산에 온몸을 맡기며 하늘과 바다를 횡단하는 알싸함은 하나의 쇼 같다.

ⓒ 김강임

▲ 보트를 타기 위해 줄을 지어 있을 정도.
ⓒ 김강임

'7거리' 통해 관광 상품 개발해야

순간에 이루어지는 '탈거리' 관광. 타파야 해변에서 사람들은 어떤 추억을 간직하고 돌아올까? 탈거리와 잘거리, 먹을거리, 볼거리, 놀거리, 살거리, 느낄거리의 7거리를 충족시키는 관광상품이 우리나라에도 빨리 자리 잡았으면 하는 기대를 해 본다.

▲ 푸른바다에 몸을 적시고 하늘을 나는 알싸함은 스릴 그 자체다.
ⓒ 김강임
비록 바나나보트를 타고 온몸을 바다 속에 던져보진 않았다. 비록 낙하산투어로 스릴을 느껴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낙하산에 몸을 의존하며 푸른 바다와 창공을 횡단하듯 돌아온 아들놈은 "엄마, 정말 스릴 있던 대요!"라고 말한다.

아들놈의 말 한마디처럼 '탈거리'를 통해 오감을 꿈틀거리게 하는 여행이 되지 않았나 싶다.

덧붙이는 글 | 지난 7월 22일부터 26일까지 방콕과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방콕기행은 '탈것으로 지갑 터는 산호섬', '알카자 쇼, 어째서 세계 3대쇼인가?', '소승불교 왕실사원 너무 화려하지 않은가요?', '코끼리, 밀림에서 쇼까지', '시장투어' 등을 담아보려 합니다.


태그:#태국, #파타야, #바나나보트, #제트스키, #산호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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