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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늘 비슷비슷한 내용을 띠고 있는 KBS일일드라마 <하늘만큼 땅만큼> | | | ⓒ KBS | 드라마 하반기 라인업에서 스타들의 컴백으로 각 방송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중에서 단연 안정권으로 SBS가 꼽히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태왕사신기>의 제작지연으로 위기에 놓인 MBC가 있다. 반면 KBS는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드라마들의 희비쌍곡선은 막상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가령 <강남아줌마 따라잡기>는 <내 남자의 여자>의 인기를 이어 하희라가 컴백해 눈길을 끌었지만 정작 <태왕사신기> 제작지연으로 땜빵용으로 편성된 <커피 프린스 1호점>이 더욱더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시청률에서도 뒤늦게 출발했지만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성했다.
그만큼 드라마가 방송되기 전까지는 소위 ‘며느리도 모른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변수가 많다. 특히 컴백한 스타급들이 시청률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것에 비춰 볼 때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면 어느 방송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
헌데 유독 꾸준한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KBS. 그들을 주목해보고 싶다. 사실 MBC가 맥을 못 추는 동안 ‘드라마왕국’의 타이틀을 가져가 몇 년째 시청률에서 상당한 재미를 본 것이 사실이다.
실험성과 신선한 기획 의도의 드라마 실종
|  | | | ▲ 시청률은 높지만 시청자의 비난도 높은 <행복한 여자> | | | ⓒ KBS | 그런데 정작 이들은 몇 년째 시청률에서는 톡톡히 재미를 봤지만 KBS드라마에 절대적인 공감을 한 시청자들은 별로 없다. 그리고 그러한 시청자의 기대를 저버리고 꾸준히 타성에 젖은 기획으로 일관하며 시청률을 올리는데 매진한 KBS다.
그것도 공영방송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그들은 별다른 실험성을 발휘하거나, 수준 높은 드라마를 내놓거나 하지 않았다. 물론 <마왕>이나, <한성별곡>과 같은 실험성이 묻은 드라마도 있었지만 그것은 극히 예외적인 현상이다.
또한 사실 <마왕>도 시작 전 시청률을 기대했다. 엄태웅이라는 배우와 주지훈의 조합, 거기에 <부활> 제작진이 다시 뭉쳐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러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수준 높은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것이 제작의도는 아닌 셈이다.
거기에 최근 들어 방송을 하기 시작한 <한성별곡>은 사극으로서 8부작이라며, 그것은 KBS이기에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정작 내용을 보면 MBC <별순검>과 <다모>가 떠오르는 것은 어찌할까? 조선시대 수사극을 표방하며, 새로운 퓨전사극인 <한성별곡>은 그것과 차별화하지 못한다면 신선한 시도를 살릴 수 없으며, 아류작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그나마 <경성스캔들>이 시청률에서는 저조하지만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와 색다른 시도를 보여줘 체면을 살려주고는 있지만 정작 아침, 일일, 주말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의 고질병으로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품들도 채워졌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전망이다.
우선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는 KBS의 시청률 효자, 효녀 프로그램이다. <하늘만큼 땅만큼>은 시청률 1위를 고수하며, <쩐의 전쟁>에게 잠시 밀렸지만 1위를 탈환하며 여전히 독주하고 있다. 그리고 주말드라마 <행복한 여자>는 전작 <소문난 칠공주>만큼은 아니지만 시청률 30% 이상을 올리며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일단 시청률에서는 역시 KBS가 손에 쥐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그들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거침없이 하이킥>과 <나쁜 여자 착한 여자>의 종영 혹은 <쩐의 전쟁>의 번외편이 대신 스포트라이트를 한껏 받고 있다.
특히 <거침없이 하이킥>은 평균 시청률 20%를 웃돌며 <하늘만큼 땅만큼>과 같은 시간대에 경쟁을 벌였다. 물론 시청률에서 본다면 지극히 밀리고 있지만 작품성과 시청자들의 사랑의 온도에서 본다면 <거침없이 하이킥>이 우위다.
거기에 <하늘만큼 땅만큼>은 여전히 일일드라마의 공식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설정과 전개로 주시청자는 중장년층이며, 그들에게 한정되어 있다. 즉 따지고 보면 시청 선택권을 쥐고 있는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있기 때문에 시청률에서 좋을 수밖에 없는 것.
따라서 출생의 비밀과, 친모의 등장, 시집과 친정과의 갈등 등 늘상 다루어왔던 소재로 일관하는 <하늘만큼 땅만큼>이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영향력을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분명 KBS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지점에 서있다.
주말드라마 <행복한 여자>는 더하다. 역시나 불륜과 출생의 비밀, 근친상간을 연상케 하는 설정 등으로 시청률에서는 단연 상대 방송사를 압도하고 있지만 비난에서도 상대 방송사를 압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방송이 전개가 될수록 시청자들의 질타와 비난만 거세질 뿐 좋은 드라마로서의 면모는 과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KBS는 시청률 드라마로서 좋은 드라마와의 거리는 자꾸만 멀어져가고 있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KBS는 허울 좋은 ‘드라마왕국’이라는 타이틀만 쥐고 있을 뿐 실질적인 ‘드라마왕국’의 타이틀은 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그러한 징조는 주중미니시리즈에서 감지되고 있다.
주중 미니시리즈는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처럼 주 시청자가 중장년층이 아니다. 그러한 면에서 볼 때 식상한 드라마는 인기가 없다. 그리고 그것은 곧 KBS드라마가 미니시리즈에서는 별다른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마왕>과 <경성스캔들>을 제외하면 시청자에게 호응을 받지도, 시청률에서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상대 방송사를 보면 우선 월화드라마에서는 단연 MBC <주몽>이 패권을 쥐고 오랜 기간 시청률 제왕으로 군림해왔다. 그 이후 SBS <내 남자의 여자>에게로 패권이 넘어가며 작품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그 사이 KBS월화드라마는 <꽃피는 봄이 오면>, <헬로 애기씨>, <꽃 찾으러 왔단다>가 이어지면서 시청률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나마 위안은 <꽃 찾으러 왔단다>는 호평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수목드라마도 마찬가지다. SBS <외과의사 봉달희>가 인기를 장악하더니 MBC <고맙습니다>가 시청률과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비록 일일, 주말드라마의 시청률에 버금가는 성적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얼마만큼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그러한 면에서 본다면 KBS의 타성에 젖은 기획으로 일관하며 시청률지상주의에 빠진 그들의 매너리즘은 다시 한 번 갈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비록 시청률로 인해 광고 수입이 좋다고는 하지만 언제까지 그것을 이어갈 수는 없는 법이다.
하반기 주중 미니시리즈 라인업을 볼 때 KBS는 위기이다. 또한 MBC 주말드라마도 <문희가 끝난 이후 김수현 작가와 <별난 여자 별난 남자>를 쓴 이덕재 작가가 책임질 것으로 보여 그다지 전망이 밝지 않다. 또한 트러블 메이커지만 시청률 제조기라 불리는 임성한 작가가 <아현동 마님>을 내놓아 일일드라마에서도 KBS는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즉 시청률은 금세 무너지는 모래성과 같기에 시청자들이 원하는 드라마를 내놓지 못한다면 ‘드라마왕국’ 타이틀을 어느 방송사로 빼앗길지도 모르는 것. 새로운 기획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위해 매진해야 할 KBS가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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