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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의 <영재들의 과학노트>
ⓒ 봄나무
중요한 것은 답이 아니라 그 답을 조리 있게 설명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책 <영재들의 과학노트> ‘물질과 힘’ 편은 질문들로 목차를 구성하였다.

‘코끼리와 생쥐, 누가 많이 먹을까?’ ‘나무도막은 왜 물에 뜰까?’ ‘달은 어떻게 빛날까?’ 등 모두 10개의 물음과 그에 대한 찬찬한 설명이다.

커다란 글씨체와 이해를 돕는 캐릭터 그리고 지루하지 않은 길이가 주된 독자가 될 초등학생들을 배려한다.

첫 질문 ‘코끼리와 생쥐, 누가 많이 먹을까?’ 책은 답을 곧바로 제시하지 않는다. 차근차근 순서를 밟듯 접근해나간다. 이 책의 요체는 뭐니뭐니해도 풀이 과정이고 해결 과정이다.

여기 ‘사탕’이 있다. 한 사람은 빨아 먹고 또 한 사람은 깨물어 먹는다. 문제는 사탕을 깨물어 조각내면 어째서 빨리 녹느냐이다. 지은이는 면적이며 부피며 차례차례 설명한 다음에야 부피 대비 표면적이 넓어졌기 때문임을 밝힌다.

하나 더 액체의 증발도 함께 설명한다. 액체의 증발은 염전의 바닷물을 예로 들었다. 염전의 바닷물이 빨리 증발하는 까닭 역시 얕은 데다가 수면(표면적)이 넓기 때문이라는 것.

답에 이르기 위해 예는 충분하다. 빨래를 펴서 말리는 이유, 추울 때 몸을 웅크리는 까닭, 방열판(라디에이터)에 여러 개의 얇은 판들이 달린 배경 등등 하나같이 ‘표면적’을 생각해볼 수 있는 것들이다. 결국 첫 질문 ‘코끼리와 생쥐, 누가 많이 먹을까?’는 ‘표면적’과 관련한 물음이었던 것이다.

소리는 공기 속과 물속 중 어느 곳에서 더 빠르게 전달될까? 물론 대답이야 ‘공기 속’ 아니면 ‘물속’이 될 것이나 문제는 이를 알아가는 과정.

풀이는 고무줄 진동 실험으로부터 출발한다. 고무줄의 진동이 공기를 진동시켜 고막에 전달되는 과정이다. ‘소리의 3요소’는 이렇게 풀어놓았다. “소리의 세기는 진동 폭에 따라 달라지고 소리의 높이는 진동 속도에 따라 달라지며 소리의 맵시는 물체에 따라 달라져요”라고.

▲ 소리의 세기를 설명하면서 ‘구슬’과 ‘깔때기’를 비유물로 동원하고 있는 부분.
ⓒ 봄나무
책은 ‘소리의 원리’를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적인 예가 소리의 세기를 설명하면서 ‘구슬’과 ‘깔때기’를 비유물로 동원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림에서 귀에 들어오는 쇠구슬 수는 1개예요. 귓바퀴가 작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귓바퀴를 깔때기 A처럼 크게 만들면 귀와 같은 위치에서도 3개의 쇠구슬을 받을 수 있어요. 또 깔때기 B는 5개의 쇠구슬을 받을 수 있지요. 여기에서 쇠구슬은 소리를 뜻해요. 그러니까 깔때기를 이용하면 약해진 소리를 많이 담아서 크게 들을 수 있는 거예요. - 책 103쪽

이어서 소리도 반사하고 굴절한다는 것(메아리, 박쥐의 초음파, 낮과 밤의 기차 소리를 예로 들어), 매질에 따른 소리의 속도 차이(소리굽쇠의 진동과 공기 분자의 이동) 등을 설명한 끝에 다음과 같이 정리해준다.

다시 말해 소리굽쇠의 압력이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거예요. 공기 분자들은 서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요. 그래서 옆의 분자들을 미는 데 오래 걸리지요. 그런데 분자들이 공기보다 더 빽빽한 물질은 어떻겠어요. 옆의 분자를 훨씬 더 빠르게 밀 거예요. 다시 말해 밀도가 높은 물질일수록 압력을 더 잘 전달한다는 거예요. 물 분자들은 공기 분자들보다 훨씬 가깝고 빽빽하게 차 있어요. 그래서 옆의 분자에게 압력을 더 잘 전달하고 소리도 더 빠르게 전달하지요. - 책 109~111쪽

‘나무도막은 왜 물에 뜰까?’라는 의문에서 기압과 수압과 부력을, ‘달은 어떻게 빛날까?’라는 질문에서는 빛의 반사와 달의 모양 변화를 살핀다.

이 밖에도 열과 물질의 상태 변화, 지레의 원리, 힘과 운동(관성의 법칙과 가속도의 법칙), 일과 에너지, 전기와 자기, 연소와 소화 등을 다루고 있는데 모두 하나의 물음에서 시작하여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들려준다.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을 설명하기도 어렵지만 이해하기도 어렵다. <영재들의 과학노트>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익숙한 것에서 물음을 던진다. 때로는 시각적으로, 또 때로는 비유적으로 접근해나가는 가운데 어느덧 원리에 한 발짝 한 발짝씩 다가서게 한다.

영재들의 과학 노트 - 물질과 힘

정창훈 지음, 이철원 그림, 봄나무(2007)


태그:#영재들의 과학노트, #정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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