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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 중국 인민 포털사이트에 "DMB 핸드폰, 진정 '단오절'을 또 다시 재연할 것인가"라는 기사가 떠있었다. 핸드폰과 단오절이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인민일보> 사이트는 7월 3일자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의 기사를 빌어 핸드폰 기술 특허를 둘러싼 문제를 '도둑맞은 단오절'에 비유하고 있었다. "한국, T-DMB 중국 기술에 대해 특허권 신청, 결코 '단오절'을 다시 재연할 수 없다"는 제목의 기사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한국은 중국에서 TV전화 표준제정 방식을 획득하기 위해 한국 표준인 T-DMB 방식을 광저우와 상하이, 베이징 등지에서 실험하면서 특허권을 일찍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200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소는 베이징시 류선(柳沈) 변호사사무실을 통해 중국 지식산권국(知識産權局)에 4개항의 DAB 시스템에 제공되는 기술적 특허를 신청하였는데, 이 4개항의 특허권은 2006년 8월과 12월 전후에 공개되었다는 것이다. 이 4개의 신청번호까지도 지면에 상세히 올라와 있었다. 만약 이러한 특허권이 18개월 이내에 공시되면 중국 내 정식 권리로 비준될 것이라고 한다.

중국 이동통신연합회 부비서장이며 다매체 통신방송 표준화위원회 주임인 뤄페이더는 이 4개의 특허가 한국 TV핸드폰의 표준 T-DMB의 주요 부분으로 만약 이 신청이 성공하면 앞으로 중국의 TV핸드폰 표준화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중국표준화협회는 중국 독자의 지적재산권을 등록한 CDMB 방식을 이제 막 표준으로 결정하였는데, 시장이 정착되기도 전에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했다.

뤄페이더에 의하면 한국이 신청한 4개의 특허권은 모두 디지털오디오방송(DAB) 시스템에 관한 것으로 이러한 실험의 역사는 중국에서 이미 십여 년이나 된다. 뤄페이더는 따라서 이 특허기술은 이미 그 유효성을 상실한 것이며, 중국도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DAB에서 운행되는 여러 방식의 시스템들은 동일하지 않은 다양한 표준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는데, 한국전자통신연구소는 이러한 DAB 운행의 다양한 멀티매체방송 시스템을 모두 자신의 것이라 주장한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 DMB폰의 표준화 작업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을 이용해 한국의 DMB를 표준화하기 위해 여러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으며, 심지어 중국에 시험용 인터넷 사이트를 열어 소비자의 습관을 길들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CDMB 표준의 주요 추진자였던 뤄페이더는 "이는 또 다시 단오절 사건을 반복하는 짓이다, 중국의 핸드폰 시장은 한국이 단오절을 노략질해 간 것처럼 또 다시 한국 DMB폰의 단오절이 되게 할 수는 없다"며 대중의 정서에 불을 지르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었다.

이상이 그들이 말하는 DMB폰과 단오제의 연관성이다.

중국표준화협회는 지난 5월 18일 중국 자체의 독자적인 지적재산권을 소유한 중국 핸드폰 TV 표준(CDMB)을 공식 발표하였다. 중국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이란 뜻의 CDMB 기술은 중국의 독자적인 표준에 속하며 중국 자체의 독자적인 지적재산권을 소유한 표준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중국 자체의 독자적인 지적재산권을 소유한 CDMB 표준을 사용하게 되면 해마다 적어도 20억 달러에 달하는 로열티 비용을 외국에 지불하지 않게 된다.

물론 독자적인 표준시스템을 만들어 특허권에 지불되는 비용을 줄여보겠다는 그들의 계산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생뚱맞게 단오제를 갖다 붙이는 그들의 논리에는 어리둥절해질 뿐이다. DMB 기술을 훔치는 쪽이 누구인지를 아마도 잊어버린 것 같다.

2005년 11월 강릉단오제가 그 문화적 독창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선정되자, 당시 중국 언론은 벌집을 쑤셔 놓은 듯 흥분했다. 2천년 역사의 단오절이 한국의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은 한국의 문화약탈이라는 분노에 찬 글들로 언론이 도배됐다.

이런 중국인들의 감정을 이용하여 한국 방식의 표준화와 특허권을 막아보려 안간힘을 쓰는 것을 보면 단오절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그들에게 큰 충격은 충격이었나 보다.

태그:#중국, #핸드폰, #단오제,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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