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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 하나 1만원, 파라솔 하나 2만원….

사는 가격을 말하는 게 아니다. 지난 주말 우리 가족이 충남 대천해수욕장에 갔다가 튜브 하나와 파라솔 하나를 빌리는 데 든 돈이다. 그 돈이면 아예 하나 사도 되겠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이 맘 때쯤이면 흔히 있는 일이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터라 한두 번 겪은 일도 아니지만,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장사하는 사람들 쪽에서는 여름 한 철 장사임을 들어 그럴 수밖에 없다고 나름대로 강변하지만, 사실 말도 안 되는 얘기다.

땅 덩어리는 좁고 사람은 많아 피서 갈만한 곳이 한정돼 있다 보니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거 아닌가 싶다. 저희들이 가봐야 어딜 가겠느냐는 얄팍한 계산, 이용할 사람 많으니 비싸서 싫으면 그만두라는 똥배짱 등이 합쳐져 해마다 이런 바가지 상혼이 유명 피서지들 곳곳에서 판을 치는 것이리라.

그러나 이제는 그러지 않는 편이 장사하는 사람들 자신을 위해서도 좋지 않을까 판단된다. 내 주변만 둘러 보더라도 과거 여름휴가 하면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유명 해수욕장과 계곡 등을 찾던 사람들의 선택 성향이 차츰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놀이공원 등 피서를 즐길 만한 오락 및 레저시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데다가 농촌마을 체험 프로그램 등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데 따른 결과다. 또 국내 유명 해수욕장 등지에서 바가지 쓰는 돈에 조금만 보태면 동남아 같은 해외에서 여유롭게 휴가를 보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요즘은 여름휴가를 위해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볼 때 바가지 상혼을 일삼아 온 장사꾼들로선 이젠 긴장도 좀 하고, 이제까지의 바가지 관행도 바꿀 필요가 있다. 튜브 하나 파라솔 하나에 1~2만원, 민박 방 하나에 호텔 요금 수준인 10~15만원씩 받아 챙기는 바가지 상혼을 계속 고집하다간 결국은 사람들의 외면을 받아 그나마 한 철 장사도 제대로 못해 먹는 수가 생기기 쉽다.

비록 아직까지는 바가지 상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유명 피서지를 찾고 있지만,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 물놀이공원이나 농촌마을 체험 프로그램, 해외 여행을 선택하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바로 유명 피서지의 바가지 상혼에 질려 그곳을 등진 사람들이고, 바가지 상혼이 사라지지 않는 한 여간 해선 그곳을 다시 찾지 않을 사람들이다.

태그:#바가지, #피서지, #상인, #장사, #여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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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순간 입술가로 따뜻한 웃음이 배어나는 사는이야기류의 글을 좋아합니다. 주로 이런 따뜻한 웃음이 배어나는 글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시각을 조금만 바꾸면 좀 더 낫게 고칠 수 있는 일들이 세상에는 많이 있습니다. 이런 쪽에도 관심이 많구요, 능력이 닿는데까지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글들을 써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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