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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
멀리 떨어진 애인이나 가족에게 일어나는 사고를 미리 알아채거나, 구체적이지는 않더라도 보통 때와는 다른 일이 벌어질 때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먼저 들었던 기억을 누구나 한두 개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가까운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이 아닌 남남끼리도 그런 일은 일어 날 수 있으며 특정한 자연현상이 발생 할 때도 뒤늦게나마 그와 유사한 후일담을 듣게 된다.

그러나 이런 일은 늘,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세상만물과 사람이 물리적 인과관계로는 설명 할 수 없는 뭔가로 이어져 있다는 것에 대한 기억은 쉽게 잊혀 진다.

그러나 여기 살아있는 동물이나 식물은 물론 돌덩이나 바람과도 직관적으로 생각이나 감정, 심상을 교환함으로써 다른 사물과 실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특별한 사람에게만 특별한 경우에 주어진 신비한 능력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는 이것을 태초부터 갖고 있는 선천적 능력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동물 의사 소통가'로 일하고 있는 생물환경과학자 마타 윌리엄스(Marta Williams)다.

그의 두 번째 저서 <당신도 동물과 대화 할 수 있다>에는 직관적 의사소통의 사례들과 방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흔히 우리들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으며 최고의 소통방법으로 공인하고 있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소통방법이 사실은 매우 제한적이며 한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 보면 여기서 말하는 직관적 의사소통에 관심을 갖게 되리라 본다.

다시 말하건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소통방법은 제일 먼저 시공의 제약을 받는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려야 가능한 소통방법이다. 손으로 만져지거나 냄새를 맡을 때 비로소 소통이 이루어진다. 그 매개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그것이 영상이든 전파든 문자든 결국은 매한가지다.

그러나 직관적 의사소통은 시공은 물론 감정과 생각과 느낌을 뛰어 넘는다. 사람들이 물질중심의 생활에 점점 빠져 들면서 잃어버리고 퇴화되어버린 능력들은 말로 다 할 수 없이 많다는 것이 자연주의자들 뿐 아니라 인류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연탄가스나 신경가스처럼 자기가 죽음에 이르는 줄도 모르고 죽을 때까지 독가스를 들이마시다 끝내 죽어버리는 동물은 이 지구상에 인간뿐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또한 우리 인간은 자기가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되든지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고 걱정하면서 그 결과, 실제로 그런 결과를 얻고 만다는 점에서도 지구상 유일한 동물이다. 현대인들이 말과 문자와 온갖 재화를 누리며 산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비싼 대가를 치른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가 물질과 이기적 심성으로 만들어진 마음의 문만 활짝 열어 버린다면 바로 알 수 있는 사실들이 있다.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사실은 신비한 삶이 이치를 전해 주기 위해 우주자연이 창조해 낸 최고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사람을 제외한 모든 동식물들은 이미 다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자기의 전생을 항상 기억하고 있는 존재 역시 동식물들이고 사람만이 자기의 전생을 깡그리 잊고 산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체험에 바탕 한 동물들의 윤회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또한 사람이 고양이가 되고 고양이가 사람이 되는 사례도 있다. 사람이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야기들이다.

이렇게 되면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은 물질귀신이 우리 인간본성을 능멸하는 주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동물과 식물들은 범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위기상황과 인간으로 인해 파괴되는 자연의 신음을 우리에게 전해 주기위해 끊임없이 우리를 향해 신호를 보내면서 우리의 대꾸를 기다리고 있지만 사실 직관적 의사소통의 능력을 몽땅 잃어버린 인간들은 귀머거리가 되고 눈 뜬 봉사가 되어 부질없는 짓들로 자신의 무덤만을 파고 있다.

재물과 명예라는 것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모든 인간들이 다 알지만 하는 짓은 정 반대다. 멀쩡한 길을 놔두고 여기저기로 산을 허물고 수맥을 끊어가면서 새 도로를 만든다. 돈으로 행복 할 수 없다는 것을 다 알면서 돈이 된다면 못 하는 짓이 없다. 돈을 향한 맹목성은 거의 미치광이 수준이다.

이성과 합리적 논리는 교묘하게 그런 행위를 정당하다고 치장한다. 모든 영상과 전파와 문자와 소리들은 그러한 위선과 허위로 넘쳐난다.

내가 위에서 말 한 끔찍하고 비판적인 현대문명에 대한 비관적인 말들이 이 책에는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직 고양이와 개와 말과 나무와 풀들과 깊이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소개 되어 있을 뿐이다. 동물들에게 접근 할 때 항상 먼저 묻는다. "얘기 좀 할 수 있겠니?"라든가 아니면, "너를 잠시 데리고 산책을 가보고 싶은데 갈 수 있겠니?"라고.

직관적 의사소통의 여러 방법들도 나오지만 내 속에서 한마디로 정리되기로는 마치 대안사회에서 어른이나 아이가, 남자나 여자, 병든자나 건강한자가 다들 존중과 겸손으로 서로를 대하는 모습 그대로가 인간과 자연과 직관적 의사소통을 여는 지름길임을 가르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년 말 어느 새벽에 신령스런 기운에 휩싸이며 읽었던 <다생소활>이라는 소책자에 소개되어 있는 저자 덕명선생과 동물원 코끼리와의 대화가 문득 떠올랐다.
강화도 봉천산 아래 살면서 어깨위에 산새들이 날아와 앉아 지저귀는 어느 선배 모습도 떠올랐다.

저자는 '더 나은 세상이 가능하다'라는 책의 마지막 장에서 이런 제안을 내 놓는다. "세상에 도움이 될 만한 일 한 가지를 찾아서 그 일을 실천하라"고.

세상에 어떠한 도움을 주고 싶은지 정한 뒤, 정성을 다해 그 일을 실천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절대 자기 능력 이상 무리해서 일하지는 말라고 한다. 자신의 행위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말 것이라는 신념만은 굳게 지닌 채.

덧붙이는 글 | (산티. 2007. 마타 윌리엄스 지음. 황근하 옮김. 10000원)


당신도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 -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의 아름답고 놀라운 이야기, 2007년 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 권장도서

마타 윌리엄스 지음, 황근하 옮김, 샨티(2007)


태그:#마타 윌리엄스, #샨티, #황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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