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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레이크뉴스>에 달린 '악플'. 이 악플러는 박수범 대전시의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최근 박성효 대전시장을 비방하는 댓글을 단 '악플러'가 염홍철 전 대전시장(현 중소기업특별위원장)의 수행비서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던 가운데 이번에는 대전시의원이 모 인터넷신문 기사에 기자를 비방하는 악플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브레이크뉴스> 김기석 기자는 지난달 30일 심준홍 대전시의원이 회기 중인 5월 22일부터 25일까지 의회에 결석계를 내고 중국 훈춘시를 다녀왔다고 보도했다.

김 기자는 심 의원과 동행한 사람이 박병선 대덕밸리벤처연합회장, 안중기 전 대전시의원, 한국일보 시청출입기자 및 벤처기업인 K씨, Y씨 등이라고 밝혔다. 또 심 의원이 결석계에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연변지회 상무부회장의 초청으로 의견교류를 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다"고 썼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김 기자가 확인한 결과 훈춘시와 대덕밸리벤처연합회간에 체결한 MOU(양해각서)는 구속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 가벼운 협약일 뿐이며, 시의원이 회기 중에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외유를 다녀온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기자는 한 발 더 나가 심 의원이 <브레이크뉴스>와의 통화에서는 "경비를 각자 부담했다"고 했으나, 동행한 안중기 전 시의원은 경비를 자신이 부담했다고 말했다며 심 의원이 거짓말까지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기사가 보도된 뒤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 ID '삐딱한 기사'라는 한 네티즌은 "기자의 눈을 바로 잡아야"라는 제목으로 비방성 댓글을 올렸다.

'삐딱한 기사'는 "평소 김기석 기자의 시각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렇)군요, 세상을 똑바로 보세요. 그러면 진실이 보입니다"라고 썼다. 이어 "삐딱한 안경을 끼고 기사를 쓰니 'XX뉴스'에서도 짤렸잖아요?"라고 인신공격했다.

이 네티즌은 또 "생산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기사를 쓰세요"라며 "의회 출입기자들도 당신을 지적하더군요, 당신의 세상 보는 눈은 문제가 있다고. 오죽하면 출입기자들이 그러겠습니까?"라고 덧붙였다.

박수범 의원 "전해들은 얘기 쓰다 보니 본의 아닌 글을..."

김 기자는 댓글을 통해 해당 네티즌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사과가 없을 경우 경찰에 고소하겠다고도 밝혔다. 결국 '삐딱한 기사'라는 네티즌의 사과는 없었고 김 기자는 지난 4일 이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글은 지난달 30일 전남 목포 신안비치호텔에서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곳은 대전시의회 의원들과 직원들이 2박3일 의원정기연찬회를 개최한 곳으로 밝혀졌다. 대전시의원 또는 시의회 직원 중 한명이 '악플러'로 지목되게 된 것.

경찰 조사가 계속되자 박수범(한나라당, 예결특위원장) 대전시의원이 자신의 소행임을 주변에 밝히면서 악플러의 정체가 드러났다.

악플러의 주인공이 현직 시의원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역사회는 또 다시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근 대전에는 네티즌들의 악플로 고민하던 여고생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고, 전직 시장의 비서가 인터넷에서 현직시장을 비방하다가 덜미가 잡히기도 했다.

유성구 궁동에 사는 한 시민은 "악성 댓글은 연예인 등 당사자들의 자살로 이어지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이런 잘못된 네티즌 문화를 선도해도 모자랄 판에 철모르는 10대들도 아닌 시의원이 그런 일을 한 것에 대해 대전시민으로서 창피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의원을 8일 오전 경찰서로 불러 악플을 올리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람들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를 쓰다 보니 본의 아닌 글을 쓰게 됐다"며 "글을 올린 다음날부터 일본에 출장을 다녀오느라고 글을 수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 기자를 만나 사과했다"며 "다시 한 번 시민들과 독자들에게 사죄한다"고 밝혔다.

태그:#악플러, #대전시의원, #박수범, #브레이크뉴스, #김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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