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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정우·정유근·박노정·유재수씨가 진주교도소에서 걸어나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 박노정씨 등이 교도소에서 나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진주성 의기사에 있던 친일화가 김은호가 그린 '미인도 논개' 복사본(일명 논개영정)을 강제로 뜯어내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이를 납부하지 않고 노역장에 유치되었던 시민단체 대표 4명이 출소했다.

'친일잔재청산 진주시민운동본부' 소속 박노정·정유근·하정우·유재수씨는 3일 오전 11시경 진주교도소에서 나왔다. 이날 오전 9시 30분경 진주시민운동본부는 이들의 벌금을 납부했다.

박노정씨를 포함한 4명은 지난 5월 28일 창원지검 진주지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벌금을 납부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진주교도소에 수감되었다. 이들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1주일 간 노역장에 유치되어 있겠다고 밝혔다.

진주시민운동본부는 2005년 5월 진주성 의기사에 있던 '논개영정'을 뜯어냈다. 창원지검 진주지청은 이들을 주거침입과 공용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으며, 2심인 창원지법은 이들에 대해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그 뒤 대법원은 이들의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형을 확정했다.

진주시민운동본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검찰과 법원의 판단에 항의하는 뜻으로 노역장에 유치되기로 했다. 진주신문사와 진주시민운동본부는 벌금 모금운동을 벌여 2300여만원을 모았으며, 이날 납부한 나머지 벌금 이외에 남은 기금을 친일·일제잔재 청산운동에 쓰기로 했다.

▲ 박노정씨 등 4명이 1주일 동안 진주교도소에서 노역 후 나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국민에게 알려 국가 기강이 바로 서기를"

30여명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진주교도소 앞에 나와 출소하는 이들을 격려했다. 진주시민운동본부 관계자들은 이들이 나오자 박수로 맞이했으며, 교도소 정문 앞에서 간단한 환영식을 열기도 했다.

하해룡 진주진보연합 의장은 "어쨌든 일제잔재가 청산되지 않아서 억울하게 고생한다, 친일화가가 그린 그림을 떼어냈다고 해서 벌금 500만원을 받았다, 저는 농사짓는 사람인데 그 돈이면 한 해 수입보다 많다"며 "사법부의 판단이 억울해서 노역한 것이었고, 이를 국민에게 알려서 국가 기강이 바로 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유근씨는 "1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한편으로는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고 역사를 어떻게 정리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교도소에 억울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더라, 약자가 제대로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유재수씨는 "들어갈 때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나오니 마음이 더 무겁다, 여러 생각을 정리했다, 좀 더 열심히 살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하정우씨는 "안에 있으면서 운동도 열심히 했다,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고생했을 것 같다, 우리의 행동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하다, 그동안 이루어놓은 일들을 정리하고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박노정씨는 "고맙고 미안하다, 들어가면서 면회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가족을 포함해 네 차례의 면회 신청이 있었지만 거절했다, 새로운 결의를 다진다, 친일·일제잔재 청산에 더 나서야 한다, 벌금을 모아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진주교도소 앞에서는 간단한 환영식이 열렸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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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논개영정, #진주시민운동본부, #친일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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